Column

CEO 에세이 - 인재를 키우는 환경 

 

브래드 벅월터 ADT캡스 대표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게리 베커 교수는 21세기를 ‘인적자본의 시대’라고 규정한 바 있다. 천연 자원이 부족한 한국은 뛰어난 인재를 얼마나 많이 키우느냐에 국가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필요한 인재상은 달라진다. 20세기 초부터 후반까지 기업들이 인재를 평가할 때 가장 중시한 자질은 높은 지능에 기반한 언어·수리·논리 등에 대한 능력이었다. 그래서 학력과 시험 성적이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

많은 업무가 표준화·전문화되어 있는 데다가 분야별로 잘 나누어져 있고 기업의 기존 업무 관행이 비슷하게 유지된 때문에 과거 실적을 참고로 채용하면 되는 것이다. 그 분야의 경력과 실적을 참고해 채용하면 되므로 어찌 보면 채용 과정이 간단했다.

현대에 들어와서는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요즘 기업의 채용과정을 보면 이색적이다. 스펙란을 없애거나 오디션 방식으로 뽑는 경우도 있다. 새로운 인재를 찾기 위한 노력이다. 기술 진화와 산업 간 융합으로 업무가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인재를 평가할 때 이제 지능보다는 역량 면에서의 능력을 보는 데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예컨대 감성지능(EQ)이 풍부한 사람이 더 각광받는 시대가 됐다.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CEO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CEO들이 채용하고 싶은 인재 1순위로 꼽은 유형은 도전정신과 추진력이 강한 리더형 인재였다. 나도 여기에 동의한다. 지금처럼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하며 복잡한 환경에선 현재의 특정 역할에서 성공하게 만든 요인이 ‘내일’도 그렇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현재 업무에서 요구되는 기술과 지식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새로운 기량을 배울 만한 잠재력이 있는가가 훨씬 중요하다.

이런 인재를 발굴해서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CEO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TV프로그램인 ‘인재를 찾아라’에서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 사례가 있다. 각종 기행을 일삼아 괴짜 경영인으로 유명한 버진 그룹의 리처드브랜슨 회장은 프로그램 우승자에게 100만 달러를 걸고 동전 던지기를 해서 서로 원하는 것을 가지자며 제안했다. 그런데 우승자는 제안을 거절하며 이렇게 답했다.

“동전 던지기로 위험을 무릅쓰지 않겠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항상 정확히 계산된 위험일 때만 가능하다. 계산되지 않은 위험한 일에는 도전하지 않겠다.” 브랜슨 회장은 이 답변에 만족했다. 결국 그는 우승자에게 100만 달러를 수표로 지급했다. 아울러 버진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을 3개월 간 직접 경영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극단적인 사례이긴 하지만 인재를 알아보고, 과감하게 채용해 기회를 열어주는 것은 그 인재에게 영감을 주고 도전 정신을 키워준다는 점에서 배울 만한 사례라고 생각한다.

성장 환경의 조건에 따라 자랐을 때의 크기가 다른 ‘코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어항에서 키우면 다 자라도 작지만 연못에서 자라면 더 크고 강에서 자라면 엄청나게 크게 자란다. 이런 것처럼 좋은 인재를 발굴해 성장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CEO의 몫이다. 상상력과 전문성, 도전정신을 가진 창의적인 인재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 이런 인재가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1245호 (2014.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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