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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IS 강경론자 헤이글 경질한 오바마IS는 사실상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비공식적 지원(무기와 자금)을 받고 있다. 특히 카타르는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수송로 확보를 위해 러시아가 지원하고 있는 시리아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절대적으로 원하고 있다. 카타르는 자국 내에 풍부한 천연가스 매장량이 존재하지만, 이를 유럽 시장으로 수송하기 위한 공급로는 매우 제한적이다. 사우디와 카타르는 사우디에서 시리아를 통해 지중해를 경유하는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유럽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엄호하며 버티고 있다는 점이다.이 때문에 중동의 수니파 산유국들은 한편으로는 러시아에 대해 적대적이지만, 동시에 아사드 정권의 붕괴에 도움이 되는 세력에 대해서는 미국 안보 위협 여부와 무관하게 지원을 하는 것이다. 심지어 카타르는 공공연하게 “우리가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지만, 미국의 적(IS)이라고 해서, 반드시 우리의 적인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적도 있다. 터키 역시 IS에 대한 공세 강화를 은근히 반대하고 있다. 시리아와 터키의 국경 도시인 코바인에서 두 달째 IS와 지역 쿠르드족 사이에 치열한 격전이 벌어지고 있지만, 터키는 쿠르드족을 지원하기를 거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이 코바인시에 진입해 IS 반군을 공격하는 것도 반대한다. 터키 정부로서는 IS가 터키 국경을 넘지 않는 한,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킬 유효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터키 내의 쿠르드족 분리주의 운동을 약화시키는 이중 효과를 볼 수 있다. 경제적 계산도 깔려 있다. 터키는 러시아산 천연가스가 자국을 거쳐 유럽에 공급되기를 선호한다. 실제로 지난 12월 2일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터키의 타이프 에르도간 대통령은 터키를 거쳐 그리스로 이어지는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공사 계약에 합의했다. 동시에 러시아는 그동안 추진해왔던 불가리아를 통한 대유럽 파이프 라인 공사(south stream)을 폐기한다고 밝혔다.오바마 정권이 아샤드 정권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는 이유는 몇 가지로 추정해볼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미국이 중동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필수적인 레버리지를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태도일 것이다. 만일 수니파 산유국들의 의도대로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이 붕괴하고 이들이 유럽행 수송로를 확보하게 된다면, 미국은 중동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게 된다. 유럽이 중동에서 에너지 공급선을 확보하면, 러시아에 대항해 미국과 공조할 전략적 유인이 소멸된다. 이는 장기적인 전략에 있어서 미국에 유리하지 않다. 따라서 미국은 중동 수니파 산유국들의 요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IS를 적당한 선에서 방치할 수밖에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IS 자체가 미국 안보에 심각한 위협세력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또한 이란과 이라크 등 시아파 산유국들의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라크 국경 내로 진입해 IS 반군 토벌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월스트리트저널 12월 4일자는 전하고 있다. 미국이 수니파 산유국들을 일방적으로 지원한다면 이란은 즉각적으로 핵 무장에 나설 수도 있다. 또한 중동 내에서 수니·시아파 전쟁이 대규모로 본격화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이는 국제 유가를 폭등시킬 것이다.
셰일가스 산업 보호에도 민감하지만 헤이글의 주장처럼, 미국이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키지도 못한 채, 시리아 내의 수니파 대리인인 IS만 약화시킨다면 사우디 등 수니파 산유국들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다. 결국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모호성은 이 같은 중동 정세 속에서 IS를 죽이지도 살리지도 못하는 미국의 전략적 난처함에서 기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미국 셰일가스 산업이 미국 경기회복에서 차지하는 절대적 비중을 감안할 때 미국은 중동의 수니파 산유국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헤이글 국방장관을 경질하기로 한 것 역시, 당장은 수니파 산유국들의 협조가 절실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제 관심사는 누가 헤이글의 뒤를 이을 것인가에 쏠린다. 어떤 인물이 임명되는지를 보면, 앞으로 2년 남은 오바마 정권의 대중동 전략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국제경제 분석 전문 매체 Globar Monitor 특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