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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코스닥 덜 오른 엔터테인먼트株 - 새 먹거리 장착한 대형주 노려볼 만 

‘실적 호조’ SM·YG 올해 최대 매출 경신할 듯 ... 라인업 탄탄한 중형급 기획사도 눈길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이 1월 14일 ‘SMTOWN 코엑스 아티움’ 오픈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SMTOWN 코엑스 아티움’은 SM 소속 가수의 공연과 콘텐트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코스닥의 질주가 예사롭지 않다. 2월 5일 2008년 6월 이후 2416일 만에 600선을 돌파한 코스닥 지수는 단기 조정을 받을 것이란 예상을 깨고 한 달 뒤인 3월 5일 630선에 안착했다. 약 두 달 만에 16.29%나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4.3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시가총액은 역대 최대치인 168조3000억원으로 불어났다. 지난해 같은 날(129조1000억원)보다 30.4% 늘어난 규모다. 하루 평균 거래대금도 약 3조원으로 지난해보다 45%가량 증가했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면서 투자자의 관심이 코스닥으로 옮겨왔고, 투자심리 개선으로 외국인 투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거의 전 종목이 연초 대비 주가가 올랐다. 특히 바이오·헬스케어 관련주나 핀테크 수혜주 등에 투자한 이들은 쏠쏠한 수익을 챙겼다.

SM은 게임, YG는 골프 사업 신규 진출

소외된 업종도 있었다. IT와 엔터테인먼트주(이하 엔터주)가 대표적이다. 워낙 장이 좋아 소폭 오르긴 했지만 상대적으로 투자자의 만족감은 덜했다. 특히 엔터주는 지지부진했다. 일부 중소형주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지만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 등 대형주는 큰 재미를 못 봤다. 연초 3만4000원으로 출발한 에스엠 주가는 3만4050원으로 0.15% 상승하는데 그쳤고, YG와 JYP 등도 상승폭이 작았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이유가 컸지만 연초 핀테크와 바이오 등 다른 업종에서 워낙 이슈가 많아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은 탓이기도 했다.

주가가 덜 올랐다는 건 앞으로 오를 만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로 최근 각 증권사의 추천 종목에 엔터주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다. 엔터주는 기본적으로 경기에 덜 민감한 장점이 있는데다 개별 종목마다 비교적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서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가장 먼저 연초 이후 상승폭이 작았던 대형주가 눈에 들어온다. 지난해 2013년보다 15% 가량 줄어든 343억의 영업이익(잠정치)을 발표한 SM은 올 1분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홍정표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규모가 큰 일회성 비용을 상당 부분 털어냈고, 중국 등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여건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SM에게 중국의 의미는 남다르다. 길게 보면 국내 이상의 매출을 기대할 만한 거대 시장이다. 지난해엔 SM의 중국 매출 비중이 14%로 전년(9%)에 비해 크게 확대됐다. 2013년 데뷔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엑소(EXO)가 현지 활동을 시작한 덕분이다. 사업 반경도 넓어졌다. 3월 4일 다음카카오는 동방신기·슈퍼주니어 등 SM 소속 연예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슈퍼스타 에스엠타운’을 중국 모바일 게임회사 추콩 테크놀로지와 공동으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 소식에 SM 주가는 하루 만에 8.39% 급등했다. 게임은 연예인들이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아도 초상권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다.

1월에 문을 연 ‘SMTOWN 코엑스 아티움’에 거는 기대도 크다. SM 소속 가수의 공연과 콘텐트를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SMTOWN 코엑스 아티움’은 SM이 공을 많이 들인 신 사업이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오픈 이후 하루 평균 약 1000명의 개별 관광객이 이곳을 찾고 있다”며 “4월 부터 관련 투어 상품이 국내외 여행 업체를 통해 판매되면 중국·일본 관광객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에프엔씨엔터 상장 석 달 만에 시총 2000억원 돌파


2014년 사상 최대 매출(1563억원)을 기록했던 YG는 올해 다시 한 번 최고 기록을 경신할 전망이다. 업계에선 올해 1800억원 대의 매출과 3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 싸이와 빅뱅이 활동을 재개하고, 위너와 이하이, 악동뮤지션 등 검증이 끝난 뮤지션들이 앨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사업 다각화도 속도를 내고 있다. SM이 중국 게임 출시를 발표하기 이틀 전 YG는 골프 사업 진출을 발표했다. 자회사인 YG PLUS가 골프 매니지먼트사인 지애드 커뮤니케이션 지분 전량을 60억원에 인수한 것. 지애드는 여자 골프계의 ‘수퍼루키’ 김효주의 소속사다.

YG PLUS(전 휘닉스홀딩스) 역시 YG가 지난해 11월 지분을 인수한 회사다. YG는 주력인 음악·공연 부문에 집중하고 YG PLUS는 패션·화장품·스포츠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해 문화계 전체로 영역을 넓히겠다는 의지다. 김현석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문샷(Moonshot)’과 의류 브랜드 ‘노나곤(NONAGON)’의 성과가 올해 구체화될 전망”이라며 “외형적 성장과 사업 다각화를 고려할 때 현 주가는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대형주가 주춤한 동안 중형급 엔터주 주가는 이미 큰 폭으로 올랐다.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부담이 있지만 소속 연예인 라인업이 탄탄해 꾸준한 실적을 기대할 만하다는 평가다.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FNC엔터테인먼트는 연초 이후 주가가 47.74%나 상승해 상장 석 달 만에 시가총액 2000억원을 돌파했다. FT아일랜드·씨앤블루 등으로 국내에 없던 아이돌 밴드 시장을 개척한 FNC는 지난해 걸그룹 AOA로도 큰 성공을 거두면서 최근 가장 주목 받는 연예기획사로 떠올랐다. 키이스트와 웰메이드예당도 30%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우 이종석과 걸그룹 걸스데이·EXID의 소속사인 웰메이드예당은 2015년 큰 폭의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엔터주의 대표격인 CJ E&M도 연초 이후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영화 [국제시장]과 예능 프로그램 [삼시세끼] 등이 연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경쟁 우위의 콘텐트 생산력을 보여줬다. 200억원대에 머물던 콘텐트 판매액이 지난해 4분기 446억원으로 크게 늘면서 3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문지현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게임 부문 분할로 이익 구조가 불안정해질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오히려 체질개선에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외 콘텐트 판매 매출이 계속 증가하는 점도 고무적이다. 그 밖에 국내 음원시장의 54%를 차지하는 멜론의 운영사이자 가수 아이유의 소속사인 로엔은 2월 말 신고가를 경신하며 급상승했다. 3월 들어 주춤한 상황이지만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음원 단가 인상도 예정돼 있어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

1276호 (201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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