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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선 中 스마트폰 시장 -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 마이너스 성장 

본격적인 성장 둔화기 진입 관측 … 샤오미·화웨이 전략 선회 주목해야 

홍창표 KOTRA 중국지역본부 부본부장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승승장구 중인 화웨이(왼쪽)와 샤오미. / 사진:중앙포토
폭주기관차처럼 거침없이 질주하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지난해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중국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했다. 2011년 출하량 1억대를 돌파하고, 2012년 166.8%의 성장률을 기록할 때만 하더라도 성장세의 끝을 예측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2012년을 정점으로 그 폭이 눈에 띄게 둔화됐다. 중국은 2013년 4억2300만 대의 출하량을 기록하며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으로 등극했지만, 성장률은 64.1%로 뚝 떨어졌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년대비 8.2% 하락한 3억8900만대 출하에 그치면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 둔화기에 접어든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저가폰 위주 시장의 퇴조

전반적인 스마트폰 시장이 조정기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 토종기업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해 중국 로컬 스마트폰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80%까지 치고 올랐다. 특히 기존 1000위안대 미만 저가폰 위주가 아닌 2000위안 이상 중가대 단말기 출시가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또한 시장점유율 상위 10개 업체의 출하량이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는 이름없는 저가폰 위주의 시장이 퇴조하고 점차 메이저 업체간 치열한 경쟁구도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장 대표적인 토종 거두는 샤오미와 화웨이다. 샤오미의 전략은 제품군을 다양화하는 문어발식 확장으로 독자적인 스마트기기 밸류 체인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는 차별화된 기술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으로 요약된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한 샤오미는 기존 스마트폰 외에 스마트TV와 웨어러블 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마트 제품군을 선보이며 세 불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서도 지난해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도 1700만대에서 3배 이상 늘었다. 2011년 30만대 생산에 5억5000만 위안(약 978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불과 3년만에 6000만 대를 팔았고, 743억 위안(약 13조2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말 그대로 파죽지세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 뒤에 숨어있는 샤오미의 고민은 낮은 이윤이다. 2013년 매출액 265억 위안(약 4조7000억원) 대비 영업이익은 3억4000만 위안(약 605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1.8%에 불과하다. 샤오미는 철저한 원가관리에 기반한 저가폰 위주의 라인업이기 때문에 거둬들일 수 있는 수익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저가 모델이 가지는 한계성을 돌파하기 위해 샤오미는 지난해 ‘스마트폰 커넥트 에브리싱’(手機連接一切)‘ 비전을 발표했다. 단순히 스마트폰 판매에 그치지 않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라이프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한마디로 자사 스마트폰을 웨어러블 기기는 물론, TV와 공기청정기 등 일반 가전제품과도 밀접하게 결합함으로써 샤오미식 스마트 라이프 세계를 만들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인 ‘미우아이(MIUI)’에 기반한 라우터와 TV·셋톱박스를 최근 출시하는 한편, 자회사인 ‘화미’와 ‘즈미’를 통해 스마트워치와 공기청정기 등도 생산하며 스마트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다. 제품생산을 위해 중국 내 23개 IT 및 가전 업체에 투자를 했다. 특히 메이디를 시작으로 향후 ‘MIUI’ 협력업체 중 가전업체의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TV 부문의 다양한 콘텐트 확보를 위해 동영상 사이트 유쿠와 투도우에 1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한편, 바이두의 동영상 재생사이트인 아이치이에도 3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미국 아이헬스사와 중국 GPS 기술 개발업체인 카이리더, 화처미디어, 게임개발업체 둬완, 전자책 개발사 둬칸 등에도 투자함으로써 의료와 GPS 시장, 게임·미디어·전자북 시장에 이르기까지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최대 클라우드서비스 제공업체인 스지후롄과 진산소프트웨어의 지분을 매입해 클라우드 플랫폼도 구축했다. 흔히 샤오미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높은 스마트폰 업체로서만 인식하고 있지만, 앞으로 종합 스마트 제품 생산업체로서 탈바꿈하겠다는 샤오미의 비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래 특허 경쟁에 주목해야

중국 IT기업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대표 주자 화웨이의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7500만 대로 전년 대비 45% 늘었다. 2014년 총매출은 전년대비 30% 증가한 122억 달러(약 13조5000억원)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100억 달러 돌파에 성공했다. 핵심 기술 얘기만 나오면 작아지는 샤오미와 달리 화웨이의 기술력은 자타가 공인한다. 이는 특허 보유량을 보면 알 수 있다. 화웨이는 중국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가지고 있는 업체이자 통신관련 국제표준 특허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 중국 로컬 스마트폰 제조업체 중 화웨이의 특허권 보유량은 으뜸이다. 전체의 50%에 육박하는 비중을 자랑한다. 화웨이의 이러한 특허량은 글로벌 업체와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지난해 3분기 무선통신분야의 국제 특허건수는 2370건에 이른다. 유럽통신표준화협회에 대한 LTE 관련 특허건수는 1099건이다. 점유율로 따지면 전체의 15%로 세계 1위다.

화웨이가 이렇게 특허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이유는 매년 매출액의 10% 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 동안 연구개발비로만 1880억 위안(약 207조원)을 투자했으며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8% 늘어난 400억 위안을 쏟아 부었다. 화웨이가 가지고 있는 뛰어난 기술력은 경쟁이 치열한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브랜드 인지도로 이어진다. 2014년 브랜드컨설팅 전문업체 인터브랜드가 조사한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화웨이는 중국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러한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화웨이는 다른 중국 업체와 비교해 글로벌시장 진출에 강점을 가진다. 화웨이가 시장점유율 5%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국가는 11개에 달하며, 특히 미얀마에서는 50%의 점유율을 자랑한다.

올해 2월 10일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퀄컴의 라이선스 남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며 거액의 벌금을 물렸다. 퀄컴 사태를 계기로 샤오미와 같은 특허 보유량이 적은 업체는 시장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 됐다. 샤오미가 ‘스마트 산업 밸류체인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한편 화웨이는 앞으로 한층 더 기술력 기반을 다져나감으로써 장차 특허전쟁에 대비하고 차별화된 기술로 승부수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1279호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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