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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ND STORY] 연비 좋은 소형차서 출발, 5인승까지… MINI의 모든 것 

“깜찍한 외모와 좋은 연비 ... 소가족 시대 프리미엄 소형차” 

신홍재 모빌리스타 에디터

▎2014년에 나온 3세대 신형 미니는 성능과 핸들링이 더욱 개선되었다. 디자인에 관한 논란은 있지만 아이덴티티는 잘 계승하고 있다.
미니는 디자인이 독특하고 개성 넘친다. 차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도로 위에서 한번 마주치는 순간 “아! 저게 미니구나!”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온다. 미니는 50년 넘게 전세계인들에게 사랑 받는 자동차 업계의 영원한 아이돌이다.

그렇다고 귀여움 하나로만 달려온 차는 아니다. 미니는 자동차 역사에 남을만한 발자국을 무수히 많이 남겼다. 영국의 아이콘이었지만, 독일 BMW에 인수되면서 영국 색채는 많이 옅어졌다. 그래도 영국인들에겐 미니에 대한 자부심이 남다르다. 미니는 자동차이자 하나의 문화다. 자동차 그 이상의 존재로 자리매김 하는 것이다.

1959년 시작된 미니의 역사

미니는 영국의 BMC(Br it ish Motor Corporation)사가 1959년 내놓은 차다. 1956년 수에즈운하 전쟁으로 기름값이 폭등하자 대형차 거품이 한 순간에 빠져 버렸다. 연비 좋은 효율적인 차의 수요가 폭발했다. 이에 대한 해답으로 기획한 차가 미니다. 미니는 BMC의 수장, 레오나르드 로드(Leonard Lord)의 지시로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그는 도로 위의 큰 차들을 경멸했다. 늘 도로 위에 효율적이고 깜찍한 제대로 만든 소형차가 달리는 날을 꿈꿨다. 그는 정확한 차의 치수를 제시했다. 이에 걸 맞는 디자인을 영국계 그리스인인 알렉 이시고니스(Alec Issigonis) 경이 완성했다.

당시 만족시켜야 하는 기준은 효율성 그 자체였다. 제원은 길이ㆍ너비ㆍ높이가 3.0×1.2×1.2m를 만족하면서 180cm 성인이 앉을 수 있어야 했다. 또 차의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야 했기에 새 엔진의 개발보다는 기존 엔진을 사용 한다는 하는 조건도 있었다.

현재 팔리는 현대 아반떼 크기의 준준형차 길이는 4.5m 남짓이다. 처음 기획한 3m 길이는 오늘날 경차보다 작다. 이 작은 차에 키 180cm 성인이 타야 했다. 엔진과 변속기도 들어가야 했다. 여기에 트렁크 공간까지 갖추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이시고니스 경은 소형차 경험이 많은 적임자였다. 이런 까다로운 기준을 만족하는 결과물을 만들었다.

차체 바닥면적을 기준으로 20%는 엔진, 80%는 사람이 타는 공간을 확보했다. 이 협소한 공간 속에 모든 것을 담아내기 위해 스프링은 고무 부싱으로 대체했다. 변속기는 엔진과 완전히 합쳤다. 이뿐만 아니다. 차체 용접을 차 안에서 하면 공간이 줄어들어 차체 밖에서 용접을 했다.

트렁크 도어는 경첩이 잡아먹는 공간까지 고려해 설계했다. 그러다보니 아래에서 위로 열리는 방식이 아닌, 위에서 아래로 여는 방식이 채택됐다. 트렁크를 열고 달릴 때에도 번호판이 보일 수 있도록 번호판을 경사지게 만들었다.

초창기 미니는 아직까지도 자동차 역사에 남은 우수한 실내 공간 극대화(패키징) 사례로 꼽힌다. 엔진을 가로로 배치한 앞바퀴굴림 레이아웃은 오늘 날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채택한 방식이다. 요즘 차들은 변속기가 분리돼 있다는 점만 다르다.

물론 단점도 있다. 차에 스프링이나 완충기를 대체해 넣은 고무 부싱이 모든 충격을 흡수해야 해 승차감이 돌덩어리처럼 딱딱했다. 반면에 완충으로 인한 흔들림이 적어서 즉각적인 핸들링은 기가 막혔다. 한 때 이런 고통스런 승차감을 보완하기 위해 개발 전부터 고려했던 시트로엥 2CV(당시 세계 최고의 승차감으로 불렸다)의 하이드로 서스펜션 방식을 적용했다. 그만큼 차 값이 비싸져 곧 사라졌다.

미니는 여러 버전으로 가지를 쳤다. 2도어를 기본으로, 밴, 클럽맨, 컨트리맨, 쿠퍼, 쿠퍼S 그리고 모크까지 줄줄이 출시됐다. 그 중 국내에 별로 알려지지 않은 모델은 군용 지프를 연상케 하는 모크이다(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모델이다). 지금도 유럽 지중해의 아름다운 해변에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현재 모크는 재탄생돼 미니가 아닌 새로운 회사에서 완성차를 생산하고 있다.

미니는 재정난을 겪으면서 새로운 주인을 몇 번 만났다. 가장 최근 주인은 BMW다. 1994년 BMW는 소형차와 SUV 라인업을 채울 방안을 모색했다. 결국 미니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소형차 라인업을 해결했다.

BMW는 인수 직후 2000년 대를 노리고 현대판 미니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당시 전문가들은 BMW의 모든 모델이 뒷바퀴굴림이라 미니도 같은 구동계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앞바퀴 굴림으로 부활했다. 대신 소형차 1시리즈를 뒷바퀴굴림으로 출시한다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새 주인은 미니의 부활을 위해 큰 준비를 했다. 우선 혁신적인 디자인이다. 컨셉트는 ‘깜찍한 미니를 현대판으로 재해석’하는 것이었다. 전 세계 유명 디자이너들이 현대판 미니의 디자인을 제시했다. 치열한 경합 끝에 BMW의 디자이너로 모로코계 미국인이었던 프랭크 스테펜슨의 디자인으로 낙찰됐다. 스테펜슨은 오늘날 자동차 업계 최고의 디자이너 중 한 명으로 꼽힌다. BMW의 첫 SUV인 X5도 그의 작품이다.

효율성과 대중차가 초기 컨셉트

당시 미니 디자인의 필수 조건은 딱 하나였다. 한눈에 “이 차는 미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야 했다. 이런 산통을 겪은 끝에 현 대판 미니는 2001년 출생했다. 한국에는 상당히 늦은 2005년 출시됐다. 당시 BMW코리아는 미니 팀을 신설해 미니다운 마케팅을 선보였다. 잡지 최초로 탭지 마케팅을 하는가 한편, 새로운 시도를 통해 적은 예산으로 큰 효과를 얻었다. 미니는 성공적으로 국내시장에 안착했고, 현재까지 쭉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해외 시장의 반응은 어땠을까. 미니는 ‘값비싼 프리미엄 소형차’ 대우를 받는다. 이런 이유로 미니의 충성 팬들은 “미니 고유의 효율성과 대중을 위한 차라는 컨셉트를 무시했다”며 비난을 퍼붓는다. 이는 마니아들의 이야기일 뿐, 미니는 앙증맞은 디자인을 부활하면서 대박을 쳤다. 해외에서는 골드 미스 같은 고소득 싱글 여성에게 인기가 많다. 쿠퍼 S같은 고사양 버전은 젊은 부부들이 선호한다. 2011년부터는 컨트리맨이라는 걸출한 SUV까지 등장해 부유한 싸커맘을 미니의 세계로 끌어들인다.

올해로 미니는 국내에서 10년 역사를 맞는다. 필자 주변에 유독 미니 오너가 많다. 초창기 미니가 나왔을 때 이들은 미치광이 수준이었다. 밤새 달리고, 마치 훔친 차처럼 몰아댔다. 10년 후인 지금 미니 오너는 점잖은(?) 사람이 많아졌다. 브랜드의 성격이 변했다기보다는 국내 수입차 수요층이 넓어져서다. 앞으로 미니가 국내에서 어떤 위치로 자리매김 할지 궁금하다.

현대판 미니의 역사


▎(왼쪽부터) 미니 클래식, 쿠퍼 1세대, 쿠퍼 2세대, 쿠퍼 3세대
첫 현대판 미니 R50/R53, 2001~2006년, 1세대

마니아들의 비난을 받았지만, 스타일과 디자인을 중시하는 고소득층을 노린 BMW의 전략이 적중한 모델이다. 미니의 운동성능 또한 그대로 살렸다. 딱딱한 승차감도 그대로였다. 본토인 영국에서도,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는 최고로 저렴한 차’라는 평가를 받았다. 운전을 좋아하는 사람이 미니 운전에서 재미를 못 느낀다면 그 사람은 차에 앉아 있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 분명하다. 다만 쿠퍼 모델에는 무단변속기(CVT)가 달려 급가속을 할 때 울컥거리는 현상이 생겼다. 쿠퍼 S는 슈퍼차저 엔진과 자동변속기를 달아 운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미니 쿠퍼 R56, 2007~2013년, 2세대


겉으로 보면 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대폭적인 변신을 꾀한 차다. 우선 차체가 더욱 커졌다. 가장 큰 변화는 실내인테리어다. 어느 때보다도 깜찍하게 변신했다. 품질도 매우 좋아졌다. 실내 플라스틱은 프리미엄 급이라 할 정도로 질감이 좋아졌다. 핸들링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승차감이 개선됐다. 앞유리는 18mm나 높아져 실내 공간이 넓어졌다. 국내에는 디젤 엔진 모델이 소개돼 인기몰이를 했다.

BMW에 올라가는 2.0L 디젤 엔진을 그대로 달아 소형차 크기인 미니는 크기 대비 엄청난 힘을 냈다. 작고 앙증맞은 게 달리는 힘은 마치 황소 같았다. 정숙성은 떨어지지만 그렇다고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2010년에는 페이스 리프트를 거쳐, LED 테일램프가 적용됐다. 원형공조장치는 돋보이는 디자인이다. 미니스러운 멋을 실내에 잘 표현했다.

미니 쿠퍼 F55/56, 2014년~현재, 3세대


너무 큰 변화가 왔다. 겉뿐만 아니라 엔진과 변속기, 차체도 모두 바뀌었다. 깜찍한 미니가 마치 스테로이드 주사라도 맞은 듯, 눈은 퀭해졌다. 군더더기 없는 날씬한 몸매는 여기저기 군살로 뒤덮였다. 변화가 너무 컸던 탓일까! 아직까지 찬반 양론 속에 인기는 예전만 못한 게 현실이다. 심지어 디자인이 다시 변경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 바뀐 디자인에 대한 적응 기간의 문제가 아닌 듯 하다.

실내 인테리어는 프리미엄 감성은 그대로 살렸지만 센터에 있던 계기반이 핸들 앞으로 이동해 미니의 아이덴티티가 다소 떨어진 느낌이다. 이런 부분을 만회하려는 듯, 시동 버튼은 특이한 레버로 변경했다. BMW와 공용 플랫폼 사용을 하면서 생긴 변화다.

엔진은 3기통으로 다운 사이징이 적용됐다. 신형 미니는 재미있는 반전을 숨기고 있다. 생김새는 이전보다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엔진과 변속기, 즉 성능은 더욱 좋아졌다. 일반 쿠퍼는 3기통 1.5L 터보 엔진으로 136마력을 낸다. 엔진 응답성이 어마어마하다. 0→97km/h 가속은 7.8초 안에 끝낸다. 연비도 끝내준다.

그 좋은 핸들링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그립은 엄청나고 와인딩에서 실력은 여전히 훌륭하다. 고속 주행 안정성도 더욱 높아졌다. 깜직한 청소년 이미지의 미니가 이제 어엿한 어른으로 자란 느낌이 든다. 얼굴과 몸매의 비대칭이 아쉬울 뿐이다.

미니 쿠퍼 컨트리맨


미니 컨트리맨은 1961년 등장한 2도어 왜건이다. 2도어 미니 왜건이 21세기에는 SUV로 돌아왔다. 2010년 제네바 모터쇼에 5도어 구조를 지닌 미니 최초의 SUV로 등장했다. 역대 미니 가운데 가장 큰 모델이다. 구동계는 앞바퀴굴림과 네바퀴굴림이다. 1.6L 가솔린과 2.0L 디젤 엔진을 달았다.

SUV이지만, 미니의 민첩한 움직임은 그대로 반영됐다. 코너에서 롤링이 거의 없을 정도다. 디자인은 깜찍한 미니가 귀엽게 살을 찌운 느낌이다. 미니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잘 살렸다. 트렁크 공간은 350L로 크지 않지만 실내 공간이 여유로와 실용적이고 안락하다. 네바퀴굴림은 항상 그렇듯이 장단이 뚜렷하다. 좀더 느리고 기름을 많아 먹지만 접지력이 좋다. 제동성능은 기본적으로 훌륭해 젖은 노면에서도 제대로 성능을 발휘한다. 미니 마니아라면 BMW의 의도대로 미니에서 컨트리맨으로 갈아 탈 가능성이 크다.

미니 쿠퍼 컨버터블


21세기 미니는 컨버터블도 나온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다. 비결은 작은 차체에 컨버터블인데다가 핸들링도 우수하고 스타일링도 좋아서다. 대신 승차감은 아스팔트 노면을 그대로 읽어낸다. 도로 사정이 나쁘면 운전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또 다른 장점으로 천으로 제작한 품질 좋은 루프를 꼽을 수 있다. 15초면 여닫이가 가능하고 달리면서도 작동한다(48km/h 이하). 무게는 30kg 늘었지만, 여전히 민첩하다.


미니 쿠퍼 페이스맨

미니의 3도어 SUV버전이다. 2011년 북미 모터쇼에 등장해 2012년 생산됐다. 앞바퀴굴림 및 네바퀴굴림이 있으며 미니다운 독특한 외관을 갖고 있다.

미니 쿠퍼 쿠페/로드스터


미니 쿠퍼의 또 다른 형태다. 2009년 컨셉트카로 선보였다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등장했다. 로드스터는 섀시 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일반 쿠퍼와는 핸들링 특성이 좀 다르다. 일반 미니 쿠퍼와 차이는 뒷좌석이 아예 없는 2인승인 점이다. 2열을 없애 트렁크 공간이 넓어졌다. 트렁크 데크에는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는 날개가 숨어있다. 올해 단종 예정이다.


미니 쿠퍼 클럽맨

오리지널 클럽맨은 1969년 등장한 쿠퍼의 페이스리프트 모델 이름이다. 21세기형은 2007년 쿠퍼의 왜건 버전으로 등장했다. 차체는 240mm, 휠베이스는 80mm 길다. 일반 쿠퍼보다 64kg 무겁지만 공간이 훨씬 넓다. 조수석 뒤에 뒷문이 숨어 있고, 트렁크 문은 양문형 냉장고처럼 열린다. 미니는 이 트렁크 도어를 ‘클럽 도어’라고 부른다. 곧 2세대가 나올 예정이다.

1279호 (201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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