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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커진 ‘모바일 의료’] 임상실험에도 모바일로 생체신호 추적 

미국인 3분의 2가 스마트폰 보유 … 프라이버시 침해 등 과제도 

에이미 노드럼 아이비타임스 기자

▎사진:중앙포토
오늘날 건강의료 분야에서 가장 뜨거운 화제 중 하나가 ‘모바일 의료(Mobile Health)’의 잠재력이다. 모바일 의료는 모바일 기기, 앱 또는 원격진료(telehealth)를 이용해 환자와 의사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건강의료의 수요와 공급 방식에 일대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닌다. 미국인 중 3분의 2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다. 기업들은 이 보편적인 기술을 활용해 환자·의사·병원의 편익을 향상시키는 방법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건강의료 분야는 고도로 민감한 프라이버시 문제를 안고 있는 관료적인 세계다. 그런 분야에서 모바일 서비스를 정확히 어떻게 응용할지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분명한 사실은 소비자가 모바일 기술로 이동했으니 건강의료도 그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 5월 21일 뉴욕 맨해튼의 익스플로러스 클럽에서 제3차 뉴욕건강포럼의 일환으로 열린 모바일 의료에 관한 패널 토론에서 보험사 휴머나의 전략 담당 중역인 케이시 드리스콜이 말했다.

온라인으로 의사의 일정표 확인하고 바로 예약

이미 일부 기업은 건강의료 시스템을 이용하는 환자의 불편 해소에 초점을 맞춘 모바일 서비스를 개시했다. 작닥(ZocDoc)은 모바일용으로 개편된 온라인 진료예약 서비스다. 환자가 미국의 1차 진료기관에서 예약을 잡는 데 평균 18일이 걸린다고 작닥의 케빈 컴러 부사장이 지적했다. 그 서비스는 환자가 의사의 일정표를 확인하고 곧바로 예약을 잡도록 한다. 소비자가 음식 배달 서비스 심레스(Seamless)를 이용해 온라인으로 식품을 주문하거나 우버로 택시를 호출하는 방식과 흡사하다.

유니티 스토크스는 건강의료 사업에 관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헬스의 창업자다. 환자와 보호자 모두가 겪는 일상적인 문제에 모바일 의료가 번듯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가장 끌렸다고 말했다. “모든 사물 안과 위 그리고 주위에 센서를 심어 ‘오늘 할머니께서 자리에서 일어나셨나?’ 같은 정말 중요하면서 간단한 문제를 알 수 있다”고 그가 말했다.

미국의 대기업도 소기업 못지 않게 그 가능성의 탐구에 열을 올린다. 휴머나 보험사의 가정간호 사업부는 고령 환자 대상의 재택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 사업부가 실시한 한 실험을 드리스콜이 소개했다. 환자의 자택에 센서를 설치하고 스카이프(인터넷 전화)나 기타 가상 서비스를 이용해 원거리에 있는 보호자가 의사의 환자 왕진 모습을 참관하도록 하는 실험이다.

제약회사들도 운동량 측정기기 핏비트나 가민 등의 모바일 기술을 이용해 임상실험 중 환자 데이터를 측정하기 시작했다. 의료 관계자들이 이를 비롯한 기타 모바일 기기들을 이용하면 건강 검진 때만 이 같은 정보를 수집하는 방식에서 진일보하게 된다. 생체신호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환자의 심장박동 패턴을 기록하거나, 약효를 추적할 수 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일부 기업은 임상실험에 추적장치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바일 의료 기기 측정 결과를 토대로 만들어진 약품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제품은 아직 없다. 그러나 임상실험을 실시하는 제약회사에 소프트웨어 지원을 제공하는 메디데이터의 카라 데니스 상무는 곧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본다. 데니스 상무는 미래를 낙관하면서도 그렇게 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모바일 기술은 임상연구 분야에선 아직 생소한 개념”이라고 그녀가 말했다.

아울러 제약회사의 경우에는 개인이 운동 계획을 세울 때와는 달리 데이터 수집 기준이 훨씬 더 높다. 임상실험 중 거의 항상 기기를 착용해야 하고 데이터를 매우 정확하게 측정해야 한다. 또한 샤워 중에도 기기를 착용할 수 있어야 하고(핏비트의 경우는 예외) 배터리 지속 시간이 길어야 한다는 권장 사항도 있다. “임상실험에서 사용할 생각이라면 그런 점들이 대단히 중대한 문제”라고 데니스 상무가 말했다. 최근 핏비트가 착용자들의 하루 밤 수면 시간을 67분씩이나 더 많게 표시한다며 플로리다주의 한 남성이 소송을 제기했다. 그렇다면 그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수면시간을 과대 계상한다면 임상실험에서 사용할 수 없다”고 데니스 상무가 말했다. “환자의 실제 수면 시간을 알아야 한다.”

건강의료 데이터 유출 잦아

레스 펀틀레이더는 ‘이스퀘어드 애셋 메니지먼트’의 포트폴리오 관리자다. 투자자들이 신형 모바일 의료 응용기술의 잠재력을 평가할 때 냉철하게 보는 편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요즘 한 주에 5~6개 모바일 의료 기업이 투자를 유치하는데 상당수가 과대평가된 듯하다고 그는 우려한다. “내가 보기엔 모바일 의료가 IT 거품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아직 거품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스타트업 헬스의 스토크스 창업자는 현재의 제약 요인 한 가지를 지적한다. 모바일 의료 업체마다 자체적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려 한다는 점이다. 애플의 리서치키트(ResearchKit) 같은 플랫폼 도구가 등장하면 기업들이 그럴 필요가 없어져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 개발자들이 리서치키트를 발판 삼아 건강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실험을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폴라 윌슨은 병원 인증평가를 실시하는 ‘국제의료기관평가 위원회(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의 대표다. 모바일 의료가 건강의료 분야에 큰 발전을 가져올 수 있지만 불가피하게 새로운 위험도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근년 들어 발생한 건강의료 데이터 유출 중 태반이 전자 네트워크를 통해 발생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이 곧 모든 건강의료 서비스의 본질적인 요소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스토크스 창업자는 내다본다. “조만간 모바일 의료라는 별도 항목이 존재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그가 말했다. 모바일 기기가 건강의료의 설계와 공급 방식에 완전히 통합될 것이라는 말이다.

- 번역=차진우

1290호 (2015.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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