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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개종에 버금갈 발상의 전환 절실 

고성장기의 달콤한 성공 경험 잊어야 ... 일본 기업의 실패 반면교사 삼아야 

“다른 나라 중앙은행 총재를 만나면 한국 경제에 대해 ‘낫 배드’(Not bad)라고 한다. 이건 ‘굿 뉴스(Good news)’라는 뜻으로, 3% 성장률, 900억 달러 경상흑자 내는데 ‘뭐가 문제냐’라는 생각인 것 같다.” 지난 5월 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어느 기자간담회에서 한 얘기다. 이 발언 뒤에는 “경제는 심리가 중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 국내에 팽배한 ‘한국 경제 비관론’에 대해 에둘러 불만을 표현한 것일 텐데, 적절하지 않은 얘기였다. 최근의 한국 경제를 ‘낫 배드’로 보는 이들은 (누가 그런 인사치레를 했는지 알 수 없지만) ‘다른 나라 중앙은행장’과 이주열 총재, 최경환 경제부총리, 그리고 일부 기득권층뿐일지 모른다. 거의 모든 경제 지표와 기업·가계 심리를 종합해 보면, 한국 경제는 ‘소 배드(So Bad)’라고 보는 것이 맞다.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는 0.3%였다. 5분기 연속 0%대다. 그나마 상반기에 집중된 정부 지출이 없었다면, 수치는 더 떨어졌을 것이다. 수출 증가율은 올 들어 7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소득 정체 속에 빚을 갚느라 가계의 소비성향은 뚝뚝 떨어진다. 기업 투자는 부진하고, 정부 지출도 한계가 있다. 곧 인구 절벽에 맞닥뜨릴 한국 경제를 이끌 새로운 기술·산업 육성도 더디다.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쓴 김현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일본 전공 교수는 “경제의 성장 엔진은 꺼져가는데 경제를 다시 활성화할 주체인 기업인과 관료, 정치가들은 기능 부전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의 표현대로 한국 경제는 ‘못 다 핀 꽃 한 송이’ 신세로 시들 것인가?

많은 이들이 우리나라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뒤따를까 걱정한다. 턱도 없는 소리다. 한국은 일본처럼 20년을 버틸 힘이 없다. 일본은 저성장의 늪에 빠질 즈음, 세계 경제의 10%를 차지하는 경제 대국이었다. 국민소득은 3만 달러가 넘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이 즐비했다. 일본이 20년을 버틸 수 있었던 이유다. 한국은 이미 저성장 시대 초입에 서 있다. 앞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 못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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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호 (201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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