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단체관광 상품의 품격을 높이자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메르스 사태 이후 최대 규모의 중국 일반 단체 관광객 1000여 명이 최근 한국을 찾았다. 지난 8월 18일부터 입국한 이들은 한국관광공사가 중국 완다(万達) 여행사와 협력해 올해 10만명의 중국 관광객을 공동으로 유치하는 캠페인을 실시하면서 거둔 성과다. 중국 최대 부동산·유통 기업인 중국 완다그룹 계열의 12개 현지 여행사와 온라인 여행 업체인 통청여행사(同程旅遊)가 중국 전역에서 관광객을 모집했다.

관광 업계에서는 이들의 방한에 남다른 의미를 두고 있다. 현지 여행상품으로 순수하게 모은 일반 단체 관광객이어서다. 기업 인센티브 단체 관광객과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닌 것이다. 그동안 주춤했던 한국 관광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 통계에 따르면 중국 관광객의 방한은 2000년 44만명에서 2014년 612만명으로 연평균 20% 이상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홍콩, 마카오 등을 제외한 순수 해외여행 목적지 중에서 15%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런 성장의 이면에는 저가 단체상품, 쇼핑 강요 등 부작용이 따랐다. 그래서인지 단체관광을 이용하는 최초 방문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재방문율이 다소 낮게 나타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일본·싱가포르·태국 등 인근 경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정부·업계와 함께 중국 관광 시장의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도 도모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시키는 단체여행 상품을 중국 여행사와 공동으로 개발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우수 상품 지원제도를 추진해오고 있다.

또 최근 중국 내 젊은 매니어층을 겨냥해 와인, 미용, K팝, 드라마 촬영지, 지방 미식여행 등의 특화된 상품을 발굴해 알리고 있다. 이 결과 최근까지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던 수도권 이외 지역에 대한 단체관광 코스가 개발되는 등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근 중국 인민일보의 인터넷판인 인민망과 한국마케팅협회가 조사한 ‘2015 유커 만족도지수’에 따르면 부산(지역), 에버랜드(놀이공원), 신라면세점(면세점), 롯데백화점(백화점) 등이 각 부문별 1위를 차지했다. 여행상품 개발은 유커가 직접 체험하는 지역과 장소에 대한 품질과 서비스 만족도를 지속적으로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때마침 중국 여행사들도 자국민의 관광 품격을 높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에 대대적인 단체 관광객을 모은 완다 여행사의 경우 저가 여행을 지양하고 명소 중심의 고품격 여행 패키지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으며, 다른 여행사도 이에 동참할 전망이다. 완다그룹 모위에밍 부총재는 고품격 여행상품 개발을 위해 한국관광공사, 관련 기관 및 업체 등과 상호 협력 방안과 전략적 제휴 등을 적극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싸구려 관광은 당장은 이익이 되겠지만 우리나라 관광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다. 다양하고 품격 높은 관광상품을 적극 개발해 한번 찾은 관광객이 다시 오고 싶도록 정부, 관광 업계, 지자체 등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 정창수 한국관광공사 사장

1301호 (2015.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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