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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스피스에 관한 숨은 18가지 이야기] 그의 최대 적은 탈모? 

‘성공·빠른’ 의미하는 이름 … 부모도 모두 운동선수 출신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조던 스피스는 21세 10개월 25일 만에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을 우승해 잭 니클라우스의 한 해 두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깼다. / 사진:중앙포토
올해 세계 남자 골프계의 최고 스타는 단연 조던 스피스다.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2승을 거두고 마지막 대회인 투어챔피언십 우승으로 페덱스컵 보너스까지 챙겼다. 세계 랭킹 1위로 돈과 명예를 거머쥔 최고의 스타다.

만 22세의 스피스는 역대 최연소 PGA투어 플레이오프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최저타상 등도 맡아 놨다. 그에 관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18가지 숨은 얘깃거리를 정리했다.

1. 독일계 이민자 후손인 스피스의 이름에 의미가 있다 : 그의 이름은 독일어로 ‘성공’ 또는 ‘빠른’을 의미한다. 2년전 뮤어필드빌리지에서 열린 프레지던츠컵에서 만 19세의 나이로 대회 사상 가장 어린 선수로 출전했다. 그의 모든 기록들이 ‘최연소’의 타이틀을 가지고 있다.

2. 가족이 우승의 큰 힘이다 : 선천성 자폐를 앓는 여동생 엘리는 올해 15세다. 엘리로 인해 조던 스피스 자선재단이 만들어졌다. 스피스는 그의 우승의 원천을 가족, 그중에서도 엘리라고 항상 말한다. 그리고 엘리를 위해 투어 여행을 다니는 모든 곳에서 특이한 열쇠고리를 사주고 있다. 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마친 뒤에 그린 옆에서 오랫동안 포옹하며 카메라 세례를 받은 작은 소녀가 바로 엘리다.

3. 부모는 모두 운동선수 출신이다 : 부친은 리하이대학 야구선수였고, 모친은 모라비안컬리지의 농구선수였다. 남동생인 스티븐은 브라운대학교에서 농구 선수로 있다. 스티븐이 출생할 당시 스피스는 18개월의 나이에 플라스틱 골프채를 가지고 골프를 하느라 바빴다.


▎남자골프 세계 1위 조던 스피스가 프레지던츠컵에 참가하기 위해 10월 4일 입국했다. 스피스는 고교 때부터 사귄 여자친구 애니 버렛(왼쪽)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4. 스피스의 첫 번째 스포츠 종목은 야구였다 : 어렸을 적에 스피스는 (아버지처럼) 야구 선수가 되려고 했다. 하지만 13세에 자신이 가진 능력에 가장 어울리고 집중할 수 있는 종목은 골프라고 생각을 바꿨다. “그게 내 인생에 가장 힘든 날이었다”고 스피스는 회고했다. 스피스는 오른손 골퍼지만 야구할 때는 왼손잡이였고, 투수, 1루수, 중견수로 뛴 경험이 있다. 농구할 때는 아직도 왼손으로 슛을 한다.

5. 여자친구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 스피스의 애인인 애니 버렛은 댈러스의 고등학교 시절부터 사귄 여자 친구다. 애니는 텍사스공대를 졸업하고 현재 그레이터댈러스의 어린이 골프 육성 재단인 퍼스트티에서 일하고 있다.

6. 스피스는 고등학교 졸업식장에 가지 못했다 : 2011년 바이런넬슨 대회에서 리더보드 선두에 올라있었기 때문이다. 69, 68타를 치면서 예선 1위로 통과했으나 3,4라운드에서는 타수를 잃으면서 공동 32위에 그쳤다.

7. 스피스가 대학 시절 가장 싫어한 것은 빨래였다 : 오스틴 고등학교 시절부터 부모는 아들의 자립심을 키우기 위해 여러 가지를 스스로 하도록 가르쳤다. 스피스가 텍사스롱혼스대학에 입학하면서 어머니에게서 ‘이제 모든 걸 스스로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부터는 자신의 빨래를 하게 된 것이 어떤 연습보다도 힘들었다고 회고한다.

8. US주니어아마추어 선수권 역사상 유일하게 두 번 우승 : 프로가 되기 전 그는 타이거 우즈를 연상시키는 독보적인 선수였다. 2012년엔 대학간 시합인 NCAA디비전1 골프 대회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타이틀을 석권했다. 참고로 그 대회에서 유일하게 세 번 우승한 선수는 타이거 우즈다.

9. 스피스가 골프 외에 좋아하는 건 컨트리뮤직이다 : 열성적인 컨트리 뮤직 팬으로 올해 컨트리 뮤직 어워드에 마스터스에서 받은 그린재킷을 입고 나타나기도 했다. 스포츠 중에서는 야구가 아닌 미식축구 팬이다.

10. 그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탈모다 : 라운드를 마칠 때면 모자를 조심스레 벗고 모발 관리에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그는 스스로도 탈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내가 원하는 헤어라인이 있는데 그걸 지키고 싶다”고 심각하게 말한다. 그에게는 가장 두려운 상대가 탈모인 셈이다.

11. 동료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확인한 뒤 스피스는 그린 주변에서 가지 않고 그를 기다리고 있던 지난해 우승자 버바왓슨과 잭 존슨과도 깊은 포옹을 나눴다. 그의 트위터는 축하 메시지가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항상 예의바른 태도로 선배 선수에게는 항상 존칭을 붙이는 걸로도 유명하다.

12. 카메론 맥코믹이 12세 때부터의 골프 코치다 : 맥코믹은 골프전문 매체 <골프다이제스트>에서 선정한 ‘40세 이하 젊은 베스트 교습가’ 40위에 선정되기도 했다. 스피스를 제외하고 이름이 제법 알려진 그의 제자를 꼽으라면 조지 W. 부시 미국 전 대통령 정도다.

13. 스윙은 정석은 아니지만 효율적이다 : 스피스의 코치 카메론 맥코믹에 따르면 스피스의 스윙은 폼보다 기능이 우선이다. 스피스는 선수들이 많이 쓰지 않는 오버래핑의 변형 그립을 취한다. 임팩트에 이르기까지 아마추어들에게 권하지 않는 동작이지만 스피스에게는 효율적으로 작용한다.

14. 캐디인 마이클 그렐러는 10년간 6학년 수학 교사를 지냈다 : 2011년 US주니어아마선수권에서 그렐러는 17세인 스피스와 처음 호흡을 맞춰 우승한 뒤에 이듬해 US오픈에서도 함께 나가 최우수 아마추어에 선정됐다. 그렐러는 올해 US오픈 개최지인 채임버스베이에서 방학 휴가를 이용해 캐디 일을 했었다. 교사 연봉은 7만7000달러였다. 스피스의 캐디로 벌어들인 올해 수입은 222만5613달러다. 교사로 재직한다면 27년 간을 일해야 버는 돈이다.

15. 최고의 샷으로 꼽는 건 2013년 존디어클래식의 벙커샷이다 : 19세로 프로 데뷔한 첫 해 출전한 대회의 마지막날 마지막 홀이었다. 핀과 12m 정도 떨어진 거리에서의 그린사이드 벙커샷이 그대로 홀인했고 연장전에 들어갔다. 데이비드 헌, 잭 존슨과 가진 5홀까지 이어진 긴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PGA투어 역사상 82년 만의 틴에이저 우승이었다. “내 인생의 가장 행운의 샷이었다. 좋은 바운스였고 잘 굴러가서 홀인했다. 그 때문에 내 인생의 목표들이 더 빨리 달성됐다.”

16. 스피스의 신화는 특이한 홀인원에서 시작됐다 : 2013년 2부 투어인 푸에르토리코 오픈에서 203야드 거리의 파3 11번 홀에서 홀인원을 하면서 2위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템파베이 대회에 나갔고 거기서 다시 톱 10에 들어 PGA투어 카드를 유지하면서 오늘날의 최연소 신화를 세울 수 있었다.

17. 퍼터는 타이틀리스트의 스카티카메론 009모델 : 스피스가 자라면서 롤 모델로 삼았던 호주의 아담 스콧, 제프 오길비가 쓰던 것과 동일한 납작한 플랫 스틱 모델이다.

18. 스피스의 의류 계약사인 언더아머는 올해 10년 계약을 했다 : 스피스가 올해와 같은 성적을 거둘지는 예상 못했다. 하지만 마스터스 이후 언더아머의 주가는 껑충 뛰었고 조던 스피스 라인이 만들어질 정도다.

- 남화영 골프칼럼니스트

1306호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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