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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IMPRESSION] CHEVROLET IMPALA | 높은 상품성과 합리적인 가격 

‘수입 국산차’의 모범 답안 

글 이승우 모빌리스타 에디터
한국인의 취향이 바뀐 것일까, 쉐보레의 7전8기일까? 임팔라는 뜻깊은 전환점이다. 실패를 거듭하던 한국지엠 기함이 모처럼만에 관심 끌기에 성공했다. 식상한 국산 준대형차에 질린 사람에게 ‘수입 국산차’로 신선한 감흥을 전달한다. 골프백을 세로로 3개를 넣을 수 있는 대형 트렁크는 ‘와우’ 소리가 나올 정도다.

알페온의 후속 모델인 임팔라는 엄밀히 말하면 국산차가 아니다. 미국에서 수입한다. 르노삼성이 스페인에서 만든 캡처를 수입해 QM3 이름으로 파는 것과 같은 경우다. 이런 경우는 종종 일어난다. 대우자동차가 2001년 GM으로 넘어간 이후 GM의 해외 모델을 국내에 들여온 경우다. 소형 로드스터 G2X, 대형 세단 베리타스ㆍ스테이츠맨, 스포츠카 카마로ㆍ콜벳 모두 해외 생산 제품이다.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실패’라고 단정 지어도 될 만큼 판매는 저조했다. 중형 세단 말리부와 준대형 세단 알페온(뷰익 라크로스와 동일)도 국내에서 만들었지만 실상은 현지 모델이나 다름 없었다. 인기를 끌지 못했던 이유는 한국인의 취향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디자인이나 성능, 실내 구성이나 편의장비 등이 우리 입맛에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토종기업인 현대ㆍ기아차가 국내 취향에 맞는 차를 만드는데 도가 텄기 때문에, 차이는 더욱 크게 느껴졌다.

알페온 후속으로 등장한 임팔라는 분위기가 이전과 사뭇 다르다. 사전 계약 물량만 4000대에 달했고, 9월 한 달 동안 1634대가 팔렸다. 주문이 8000대나 밀려있지만 미국에서 가져와야 하기 때문에 2~3개월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매달 6000대 정도 팔리는 현대 그랜저에 비하면 적지만, 한국지엠의 판매력을 감안하면 임팔라는‘대박’이다. 게다가 베리타스-스테이츠맨-알페온으로 이어진 한국지엠의 기함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에 임팔라의 대박 행진이 더 주목을 끈다. 해외 모델 수입 판매에서 계속해서 죽을 쑤다 7전8기 끝에 성공했다.


임팔라는 길이가 5.11m이고, 휠베이스는 2.835m다. 길이로는 현대 에쿠스(5.16m)급이고, 휠베이스로 따지면 현대 그랜저ㆍ아슬란(2.845m) 급이다. 내용이나 가격으로 본다면 준대형급이 적당하다. 국산 준대형과 비교하면 성격이 좀 다르다. 미국차는 내용에 비해 체격이 한 등급 크다. 내용은 중형인데 크기는 준대형, 또는 준대형인데 대형급인 차들이 꽤 있다. 포드 토러스, 크라이슬러 300C 등이 그렇다. 크기는 큰데 고급차가 아니라 비싸지 않다. 저렴한 비용으로 덩치 큰 수입차를 타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는다. 틈새를 제대로 공략하는 차급이다. 임팔라 역시 이런 틈새를 노린다. 그런데 신분이 국산차라 다가서기 쉽다. 가격도 3363만~4136만원이라 보통 국산차 가격이다. 서비스도 한국지엠 AS 그대로다. 보험료도 국산차수준이다. 수입차에 국산차의 이점을 모두 갖췄으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경쟁모델인 그랜저는 너무 식상하다. 아슬란은 실패의 늪에 빠져 회생 불가 상태다. 기아 K7은 약발이 다했고, 르노삼성 SM7은 존재감이 약하다. 임팔라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천우신조’의 상황이다.

임팔라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단지 현재 시장 상황이 임팔라에게 유리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상품성과 디자인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임팔라의 디자인은 매우 역동적이다. 크기는 대형차이지만 중후하고 권위적인 분위기는 찾을 수 없다. 오히려 중형 스포츠 세단 같은 날렵하고 매끈한 라인이 돋보인다. 길이는 길지만 균형 잡힌 비율 덕분에 밋밋하지 않고, 좁은 그린 하우스와 20인치 휠이 역동감을 살린다. 미국차 특유의 미국적 색채가 옅어서 거부감이 덜하고, 전체적으로 호감이 가는 스타일이다. 다만 뒷모습은 상대적으로 심심해 보인다.

실내는 쉐보레 특징 그대로다. 두툼하게 감싸는 랩어라운드 구성에 쉐보레의 아이콘인 두 개로 나뉜 ‘듀얼 콕핏 레이아웃을 취했다. 더불어 꽉 찬 부피감이 느껴진다. 기함급 차답게 화려하고 고급스럽다. 버튼의 배치나 조작감도 만족스럽다. 스파크에 이어서 애플 카플레이를 적용했다. 아이폰 사용자에게 유용한 기능이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도 갖췄다. 충전 패드 부근에 송풍구를 설치해 냉각기능까지 추가했다.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뒷좌석 팔걸이에는 오디오 조절 및 열선 스위치를 배치해 고급차 분위기를 살렸다. 트렁크는 535L로 어마어마하게 넓다. 길게 빠진 형태다. 긴 차체 덕분에 트렁크 공간도 경쟁 모델에 비해 넉넉하다. 내부 굴곡을 최소화해 활용도를 더욱 높였다. 뒷좌석을 6:4로 접을 수 있어 공간 확장성도 우수하다.


엔진은 2.5L 199마력과 3.6L 309마력 두 가지. 시승차는 3.6L 모델로 최대토크는 36.5kgㆍm다. 변속기는 자동 6단이다. 가속은 여유롭고 부드럽다. 스트레스 없이 속도를 올린다. 덩치는 크지만 가속이 경쾌하다. 변속기도 변속 속도와 느낌 모두 만족스럽다. 수동 변속은 시프트레버 위에 스위치 형태로 달려 있다. 엔진 반응은 빠른 편이라 추월 등 급가속을 할 때 신속하게 치고 나간다. 동력성능에서 힘의 과시보다는 패밀리 세단다운 여유와 부드러움에 초점을 맞췄다. 정숙성도 수준급이다. 어떤 잡음도 허용하지 않는다.

승차감은 안정감을 주면서도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쉐보레의 특성인 탄탄한 하체와 강성 높은 차체를 바탕으로 편안한 느낌을 강조한다. 고속 주행 안정성이 높아 시속 120㎞ 이상 속도를 올려도 불안하지 않다. 굽은 길에서도 덩치에 비해 움직임이 가뿐하다. 허둥대거나 휘청거리는 모습을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5m가 넘는 긴 차체의 약점을 최소화했다. 쉐보레의 다른 모델과 마찬가지로 단단한 차체에서 우러나는 균형 잡힌 움직임은 임팔라의 큰 장점 중 하나다.

가솔린 모델인데다가 방음처리를 잘해 정숙성은 훌륭하다. 가속 때 엔진 사운드나 배기음도 듣기 좋게 처리했다. 공인 복합 연비는 1L에 9.2km다. 시내에서 실제 주행을 하면 8㎞를 넘기 어렵다. 고속도로를 달리면 12㎞ 이상 나온다. 동급 가솔린차와 비슷한 효율이다.

임팔라의 상품성은 안전ㆍ편의장비에서 드러난다. 10개 에어백, 차선 변경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전방 충돌 경고, 사각지대 경고, 후측방 경고, 지능형 어댑티브크루즈 컨트롤, 자동 긴급 제동, 주차 보조 기능 등 풍부한 안전장비를 갖췄다. 그동안 수입 모델은 현지화가 덜 돼서 불만이었는데, 임팔라는 전동식 사이드 미러ㆍ하이패스 내장 룸미러ㆍ한국형 내비게이션ㆍ뒷좌석 히팅ㆍ뒷좌석 오디오 컨트롤ㆍ220V 인버터ㆍ연료 캡 잠금 장치ㆍ우적감지 와이퍼 등 한국시장 특화 품목을 추가했다. 수입해 들여왔지만, 자잘한 편의장비가 풍부한 국산 준대형차와 별반 다르지 않게 여겨진다.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반영한 결과다.


임팔라는 여러모로 매력적이다. 수입차지만 가격은 국산차 수준이고, 가격 대비 가치도 꽤 높다. 디자인이나 성능 모두 만족스럽다. 국산차, 특히 현대ㆍ기아차에 식상한 사람들에게는 신선한 대안이다. 임팔라는 현대 그랜저가 독주하는 국산 준대형차 시장에 변화의 물꼬를 텄다.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읽어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그동안 한국지엠이 내놓았던 기함들 또 현대 아슬란의 실패에서 볼 수 있듯이 소비자의 취향을 간파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임팔라는 시장 변화의 신호탄이다. 닛산코리아도 10월 초 임팔라 급인 맥시마를 4370만원에 선보였다. 더불어 포드 토러스, 크라이슬러 300C, 도요타 아발론 등에 대한 관심도 더 커진다. 준대형차 시장이 다시금 활성화될 조짐이 보인다. 터줏대감 그랜저의 입지는 점점 좁아질 수밖에 없다. 임팔라가 재미 없는 독주가 이어지던 준대형 시장에 모처럼만에 활력을 불어 넣은 셈이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미국에서 수입한 준대형차를 국산 경쟁차 가격에 맞춘 공격적인 전략이다. 넉넉한 파워와 정숙성, 대형 트렁크 등 한국 소비자가 좋아할 매력이 넘친다.

이승우_ 크고 자잘한 편의장비 많은 차를 좋아하는 국내 소비자의 취향을 제대로 읽었다. 국산차와 수입차 경계를 넘나들며 소비자를 끌어 들일 박쥐 같은 존재다.

신홍재_ 휠베이스에 비해 길이가 긴 전형적인 미국 대형 세단이다. 긴 차체를 역동적으로 포장한 디자인이 멋있다. 상대적으로 밋밋한 뒷모습이 옥의 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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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호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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