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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AD IMPRESSION] PEUGEOT 2008 | 승차감과 핸들링, 효율성을 한꺼번에 

해치백의 바람직한 진화 

글 신홍재 모빌리스타 에디터
푸조는 친근하면서도 다가가기 쉬운 브랜드는 아니다. 독일 및 일본 브랜드에 비하면 아직 인지도가 낮지만, 최근 주행성능과 효율성이 입소문을 타면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208 해치백의 변형 모델인 2008은 프렌치 크로스오버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프랑스 브랜드는 그들만의 철학과 특징이 강하다. 일례로 제품 구성에서 실내 스위치 부분은 항상 독자적인 방식을 고집한다.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혼란스럽다. 제품 외적인 면에서도 미국에 수출하지 않는 등 타국 브랜드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프랑스 브랜드인 르노의 자회사인 르노삼성의 모델만 봐도 ‘프랑스 풍’이 어떤 느낌인지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푸조는 전통적으로 승차감이 좋고, 핸들링과 코너링이 정상급인 차를 만드는 브랜드로 통한다. 전직 BBC 탑기어의 유명 진행자였던 제레미 클락슨은 1990년대 차 중 가장 핸들링이 좋은 차로, 포르쉐나 페라리가 아닌 푸조 106을 꼽았다. 국내 소비자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고개를 갸우뚱 하겠지만, 그의 언급은 사실이다. 유럽 소비자들도 제레미와 같은 생각으로 푸조를 아끼고 사랑한다. 푸조는 푸조스포츠라는 사내팀을 통해 푸조의 레이싱카나 레이싱카 규격의 차를 판매한다. 진정 차에 미친 ‘환자’들에게는 꿈같은 브랜드로 통한다. 다만 국내에서는 팔지도 않고 볼 수도 없다.

이런 푸조가 2008이라는 제품을 선보였다. 민첩하고 연비 좋기로 유명한 수동 해치백 전문 제조사가, 오늘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소형 CUV(또는 SUV) 세그먼트까지 진출했다. 2008은 푸조의 소형 해치백, 208을 CUV로 변형시킨 모델이다.

예전에 푸조는 ‘펠린룩’이라는 디자인 언어를 통해 범퍼에 뚫어 놓은 대형 그릴로 개성을 살렸다. 또한 푸조 브랜드 로고인 사자 모습을 보닛에 잘 담아냈다. 최근 디자인은 완전히 달라졌다. LED 포지셔닝 램프, LED 리어램프도 갖췄고, 헤드라이트는 할로겐이지만 유럽 사양처럼 높낮이도 조절할 수 있다.

운전석 콕핏 디자인은 굉장히 독특하다. 우선 스티어링휠이 매우 작다. 최근 트렌드인데 그 중에서도 작은 편이다. 게다가 계기판도 매우 작다. 보통 계기판은 스티어링휠 사이로 보는데, 208과 2008은 스티어링휠 위로 본다. 계기판 위치가 높아 마치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보는듯한 는 효과를 낸다. 디자이너의 의도가 기술적으로도 잘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다. 실내 공간은 운전석이 특히 넓고 높은 루프라인으로 인해 뒤쪽 공간도 여유롭다. 가족용으로도 손색이 없는 실용성과 공간을 모두 담아냈다. 실내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깜찍하다. 작은 계기판, 그립감이 좋은 작은 스티어링휠, 직선적인 공조 버튼, 센터 모니터 등 무난하지만 재미를 담아낸 귀여운 디자인이다. 센터 모니터는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좀 걸리는데 정말 독특하다. 말로 설명하기는 좀 힘든데, 직접 사용해보면 프랑스차의 특징이 어떤 건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하늘이 차 안으로 들어온다.
장점과 단점이 공존하는 MCP변속기

엔진은 1.6L 92마력 디젤이다. 최대토크는 23.5kg·m로 풍성한 맛은 좀 떨어지지만 효율은 푸조답게 매우 만족스럽다. 대부분 유럽의 100마력 이하 엔진들은 출력보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초점을 맞춘다. 불필요한 공회전을 막는 ‘스타트 앤 스톱’기능이 달려 있어서 정차할 때 바로 시동이 꺼진다. 파워트레인 중에서 진짜 매력은 수동을 자동화 한 MCP 변속기다. 완전히 정차하기 전에 기어를 중립으로 빼고, 엔진 작동을 중단시켜 연료를 보다 적극적으로 아낀다. MCP변속기는 항속기어인 6단에서 효율이 기본적으로 1L에 20km가 넘는다. 2008은 출력보다 효율성을 더 따지는 소비자에게 추천할 수 있는 21세기형 친환경 자동차다.

MCP 변속기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있다. 2007년 당시 영국 ‘오토카’에서 308 MCP 장기 시승을 했는데, 누적 평균 연비가 1L에 20㎞가 넘게 나왔을 정도로 효율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MCP 덕이 컸다. 하지만 MCP는 수동변속기를 자동화했기 때문에 이질감이 큰 편이다. 정차할 때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면 자동변속기처럼 슬슬 기어가는 크리핑 현상이 발생한다. 반클러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수동변속기를 경험하지 못한 운전자라면 이런 떨림이 매우 어색하게 느껴진다. 주차할 때에도 계속 반클러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주차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수동변속기만이 주는 ‘맛’이기도 하다.


▎작은 스티어링휠과 높이 위치한 계기판에 주목!
푸조 특유의 느낌을 살린 핸들링과 승차감

주행 변속감 또한 수동변속기 그 자체다. 다만 컴퓨터가 변속을 하기 때문에 자동모드에서 변속 타이밍이 좀 어색하다. 변속을 도와주는 컴퓨터 즉, TCU 프로그래밍이 완벽하지 못해서다. 언덕을 오를 때 2단으로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언덕 중간에서 3단으로 갑자기 변속해 버린다. 당연히 등판력이 부족해 다시 2단으로 옮긴다. 이런 변속 패턴은 언덕을 오르는 내내 이어진다. 차라리 언덕에서는 패들시프트를 통해 수동모드로 올라가는 게 낫다.

핸들링과 승차감은 푸조 특유의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다. 탄탄하고 단단하면서 긴장감이 살아있다. 208보다 차고가 높아 코너링 때 롤링이나 제동할 때 피칭이 제법 발생할 줄 알았는데 매우 잘 제어한다. 보통 신차를 개발할 때는 해당브랜드가 주는 ‘느낌’을 살리는 일이 가장 어렵다. 푸조는 한결같다. 코너링은 특유의 탄력이 살아있고, 승차감도 좋다. 고속도로에서는 서스펜션 반응이 빨라 경쾌한 해치백을 몰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2008은 전반적으로 가격대비 성능이 훌륭한 차다. 최근 유류비가 많이 내려갔지만 그래도 디젤의 높은 효율성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 중에서도 효율성 높기로 정평이 난 푸조 디젤 엔진 모델을 타는 일은 매우 흥미로운 경험이다.


[모빌리스타 취재팀의 평가]

김태진_ 푸조차 특유의 우수한 연비는 구매자들에게 가장 큰 매력이다. 실용성이 좋아서 가족용뿐만 아니라 싱글족에게도 추천하고 싶다.

임유신_ 프랑스에서 직접 경쟁하는 QM3와 닮은 구석이 많다. 가격도 경쟁력도 높아서 판매도 기대가 된다.

신홍재_ 푸조는 연비와 핸들링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몇 되지 않는 브랜드 중 하나다. 오너를 자동차 마니아로 만들어주는 마법을 발휘하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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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호 (201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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