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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 시리즈에 등장하는 명품] 오로지 최고만을 즐긴다 

오메가 시계, 애스턴 마틴 자동차, 볼링어 샴페인, 톰 포드 정장 

니콜라스 폴크스 뉴스위크 기자
명품 시계 업체 오메가의 초대로 영국 런던 로열 앨버트 홀에서 ‘007’ 영화 최신편 [스펙터]의 시사회를 봤다. 객석의 조명이 어두워지기를 기다리면서 팸플릿을 훑어보다가 ‘브랜드를 스크린 속의 아이콘으로 만들어 드립니다(We turn brands into screen icons)’라는 문구의 전면광고가 눈에 띄었다. ‘디지털 시네마 미디어(DCM)’라는 광고 회사에서 낸 광고다. 하지만 사치품을 영화 속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게 하는 재주는 제임스 본드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없다.

모든 장르의 드라마는 나름의 전통이 있다. 고전 연극의 3일치(시간·장소·행동의 일치)나 전형적인 복수 비극의 피로 얼룩진 결말이 그 예다. 본드 영화 역시 유명 브랜드의 향연이라는 전통을 고수한다. 모든 ‘007’ 영화는 예외 없이 제목이 나오기 전 활기찬 액션 장면이 한바탕 지나가고 한 과대망상증 환자(말투에 외국 억양이 살짝 섞이는 경우가 많다)가 등장해 대규모 파괴를 위협한다. 그리고 적어도 하나의 대도시 폭파 장면이 나오고 새로 고안된 신기한 도구와 장치가 줄줄이 선보인다. 또 제임스 1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떠오르게 하는 수준의 섹스와 폭력 장면이 이어진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각종 상품이다. 본드를 본드답게 만들어주는 라이프스타일의 장비다. 고급 야회복 재킷과 애스턴 마틴 승용차, 브레타 권총, 보드카와 마티니를 빼면 본드는 그저 또 1명의 액션 주인공일 뿐이다. 그래서 본드 시리즈는 고전과 현대의 명품 브랜드를 다른 어떤 영화보다 환영하는 작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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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4호 (2015.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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