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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주목할 골프뉴스 16] 올림픽 금메달, 최다승 최연소 기록… 

신구 골프 황제·여왕의 대결도 볼거리... 한국 여자 골프의 선전 이어질까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선 새로운 스타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다. 올해 KLPGA투어 대회 우승자 12명(왼쪽 위부터 김민선5, 하민송, 고진영, 이정은5, 김보경, 박성현, 김혜윤, 이정민, 조윤지, 오지현, 전인지, 안신애)이 모였다.
2015년에는 한국 여자 골프가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만큼의 성과를 보였다. 2016년에는 그 이상의 결실을 거둘까? 바닥까지 내려간 남자 골프는 과연 얼마나 반등할 수 있을까? 조던 스피스와 로리 매킬로이의 세계 랭킹 1위 경쟁은 어떻게 진행될까? 미리 보는 2016년 골프 뉴스 16가지 테마를 뽑아보았다.

01. 올림픽 출전 경쟁

대한골프협회는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112년 만에 부활하는 골프에서 메달을 따는 선수의 포상금을 금메달 3억원, 은메달 1억5000만원, 동메달 1억원으로 책정했다. 올림픽에는 남녀 60명씩 출전한다. 7월 11일까지 2년 간의 성적으로 정한다. 국가별 최대 2명까지 출전할 수 있다. 랭킹 15위 이내의 선수를 많이 보유한 국가는 4명까지 출전시킬 수 있다. 2015년 말 현재 세계 랭킹에 따르면 여자 선수는 박인비(2위), 유소연(5위), 김세영(7위), 양희영(8위)이 출전 후보다. 남자는 안병훈(28위), 김경태(60위)가 출전할 수 있다. 여자는 세계 랭킹 30위 이내에 13명이 있어 새해 초부터 출전 경쟁이 치열할 것이다.

02. 조던 스피스의 메이저 우승 행진

골프채널, 골프월드 등에서 하나 같이 2015년 뉴스메이커 1위로 조던 스피스의 메이저대회 우승 행진을 꼽았다. 특히 4월 7일부터 열리는 마스터스 2연패가 관심사다. 2014년 2위, 2015년에는 역대 최소타 타이 기록으로 우승했으니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크다. 6월 16일부터는 까다로운 세팅으로 악명높은 오크몬트에서 열리는 US오픈의 2연패 여부도 역시 관심사다. 그린이 까다로운 오크몬트에서 퍼팅이 뛰어난 스피스가 얼마나 기량을 발휘할지 기대를 모은다.

03. 타이거 우즈의 복귀

불혹의 나이를 넘긴 타이거 우즈는 2015년 11월 말 세계 랭킹 400위 밑으로 떨어졌다. 683주간 세계 랭킹 1위를 지킨 황제의 추락을 보는 시선엔 착잡함과 애틋함이 교차한다. 시사주간지 타임과 2015년 말 가진 심층 인터뷰에서 우즈는 “투어 무대에 복귀하기보다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게 더 중요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결국 이제는 그가 메이저 15승과 80승을 실현할 수 있느냐보다는 ‘언제쯤 투어에 복귀할 수 있느냐’ 혹은 ‘과연 은퇴가 아닌 복귀를 하는 것이냐’로 관심사가 옮겨졌다.

04. 로리 매킬로이의 1위 복귀

현재 세계 랭킹 3위지만 언제든 1위로 복귀 가능한 선수가 로리 매킬로이다. 그는 투어에 복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2015년 11월 말에 출전한 유러피언투어 최종전 DP투어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엄청난 보너스를 챙기고 상금왕에도 올랐다. 따라서 2015년 8월 15일 이후 박탈당한 제위의 탈환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새 시즌의 첫 번째 출전은 1월 21일 개막하는 유러피언투어 아부다비HSBC챔피언십이고, 뒤이어 2월 4일부터 두바이데저트클래식까지 출전한 뒤에 18일 PGA투어 첫 경기인 노던트러스트오픈에 출전한다. 세계 랭킹 2위인 제이슨 데이나 1위인 조던스피스가 호락호락하진 않지만, 1위 복귀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05. 리디아 고의 최연소 기록

이제 19살이 되어 소녀와 숙녀의 중간을 지나는 리디아 고는 2015년에 수많은 ‘최연소’ 기록을 새로 썼다. 세계 랭킹 1위, 상금왕, 올해의 선수, 메이저 우승을 그냥 달성해도 대단한데, 그 앞에 모두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2016년에 당장은 박인비가 이룬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이 어려울지 모른다. 2015년까지 달성한 것이 많아 이제는 새로운 목표를 정해야 할 것이다. 소렌스탐이 가진 ‘한 라운드 59타 최소타’와 같은 색다른 테마에 도전할 필요가 있다. 투어 최소타 ‘베어트로피’ 항목에는 최연소 도전이 가능하다.

06. 박인비의 올림픽 금메달

박인비는 2015년 메이저 2승, 커리어그랜드슬램 달성, 투어 최다승인 5승 달성, 골프 ‘명예의 전당’ 포인트 획득 기록을 세웠다. 비록 리디아 고에게 상금왕, 올해의 선수, 세계 랭킹 1위를 넘겨주고 말았지만, 박인비의 2016년 관심사는 올림픽 금메달이다. 세계 1위 복귀는 아마 그 과정 속에서 함께 따라오는 부산물일 것 같다. 또 하나를 바란다면, LPGA 17승을 하는 동안 국내 대회 우승이 없으니 그게 언제 이뤄질 것이냐다. 2016년에도 3개 정도의 국내 대회에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07. 한국 선수의 LPGA 15승 경신

2015년 LPGA는 비정상이었다. 1988년 구옥희가 첫 승을 마른 하늘에 벼락치듯 한 이래 15승이라는 우박이 쏟아진 해였기 때문이다. 어느 해보다 한국 선수들이 강력하다는 건 예고되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첫 대회 코츠챔피언십의 최나연 우승에서 시작해 메이저 3승을 수확했다. 이전까지 세 번의 11승이 시즌 최다승 기록이었다. 2006년에 9명의 선수가 11승을 거뒀다. 세리키즈로 세대교체를 이룬 2009년에는 신지애가 3승을 하고 최나연이 2승을 하는 등 총 11승을 올렸다. 2014년에는 세계 랭킹 1위이던 박인비의 3승을 필두로 김효주, 백규정, 이미향 등 20대 초반 세대가 기세를 올렸다. 2015년에는 전인지, 김세영 등 뉴페이스가 추가되면서 역대 최고인 15승을 거뒀다. 전력 누수 없이 오히려 보강이 되었으니 새 시즌엔 어떤 사고가 터질지 모른다.

08. 이보미의 열도 열풍

‘일본에서 상금왕을 해봤으면 좋겠다’라는 아버지의 유언이 이렇게 큰 힘을 발휘할 줄은 몰랐다. 이보미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7승을 하며 일본 투어 4년째에 역대 일본 남녀투어 사상 최고액인 상금 2억3049만엔을 돌파했다. 이전까지 일본프로골프 투어 남녀 시즌 최다 상금 1위는 2001년 이자와 도시미즈의 2억1793만엔이었다. 여자 중에서는 요코미네 사쿠라가 지난 2009년 기록한 1억7501만엔이 종전까지 최고액이었다. 이보미는 코스에서 실력뿐만 아니라 미모, 친절한 팬 서비스로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수많은 골프잡지의 커버 모델이 됐다. 한·일 관계가 경색된 요즘에도 ‘보미짱’의 인기는 하늘 높은 줄 모른다.

09. 유럽아시아 투어의 합병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유러피언투어와 아시안투어의 합병 작업이 2016년에도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아시안투어는 지난 2004년 선수들이 주축이 된 투어로 발족했다. 그래서인지 대회 수는 많아도 상금은 적었다. 그러던 중 2009년에는 한국, 중국, 호주의 골프협회가 주축이 된 원아시아투어가 창설됐다. 투어의 상금 규모는 컸지만 후발주자라서 견제를 받았다. 더구나 중국 정부의 골프장 단속과 호주의 이탈로 2015년에는 7개 대회로 대폭 축소됐다. 2000년대부터 볼보차이나, HSBC챔피언십, 메이뱅크 등으로 호시탐탐 아시아 시장 진출을 모색한 유럽의 발걸음이 급해졌다. 더구나 2012년에 미 PGA투어가 중국에 3부 투어를 만들면서 시장 선점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

10. 앵커링 없는 퍼팅

2016년부터 선수들은 더 이상 밸리퍼터나 롱, 브룸핸들 퍼터를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그립을 가슴이나 배에 대고서 퍼팅하는 ‘앵커링(Anchoring)’이 모든 프로 대회에서 금지되기 때문이다. 가슴에 대고 퍼팅을 하던 대표적인 앵커링 퍼팅 선수인 호주의 아담 스콧은 지난 프레지던츠컵부터 일반 퍼터를 들고 나왔다. 허리에 부담이 적어 시니어 투어나 아마추어 사이에 쓰이던 롱 퍼터는 키건 브래들리와 같은 20대 선수가 2011년 PGA챔피언십에 들고 나와 우승하면서 히트했다.

11. 안병훈의 PGA투어 첫 승

한국 남자 선수 중 세계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는 28위의 안병훈이다. 한국과 중국의 탁구스타 안재형 자오즈민의 아들로 뛰어난 스포츠 자질을 물려받았고, 미국 US아마추어선수권 우승자라는 타이틀도 붙어 있다. 안병훈은 2015년 유러피언투어 메이저 대회인 BMW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거두면서 랭킹이 급상승했고, 유러피언투어 시즌 상금 7위(2417만3568유로)로 마무리했다. 안병훈은 2016년에는 미국 PGA투어에 뛰어들었다. CJ와 스폰서 계약도 해서 운동에만 집중하게 됐다. 187cm의 신장에서 뿜어내는 장타력에 정교한 퍼팅 실력까지 갖춰 PGA에서 첫 승 소식을 전할 가능성이 크다.

12. KLPGA의 새로운 스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는 화수분이다.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가 매년 등장한다. 2012년에는 김하늘이 주목받았고, 2013년에는 장하나, 김세영이 투 톱을 이뤘다. 2014년에는 김효주가 한국여자오픈 등 메이저 3승에 총 5승으로 역대 상금 최고액인 12억원을 챙겼다. 2015년에는 전인지가 메이저 2승에 총 5승을 거두면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들 모두 일본과 미국 무대로 떠났다. 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스타가 등장한다. 골프황제 잭 니클라우스가 한국 여자골프가 강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세계에서 여자골프가 3부 투어까지 있는 나라는 한국 밖에 없다.”

13. 전인지의 LPGA 도전

전인지는 2015년에 세계적인 스타로 떠올랐다. 국내 메이저 2승에 총 5승을 거뒀고, 일본의 두 개 메이저 대회에 초청받아 우승했다. 특히 세계 최대 메이저인 US여자오픈에서도 덜컥 우승했다. 세계 3개 투어의 메이저 5승을 수확했다. 그래서 “2016년 시즌의 목표가 유럽투어 메이저인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이라고 밝혔다. 미국으로 진출하는 첫 해에 많은 우승을 거둘 수는 없을 것이다. 다른 선수처럼 영어를 충분히 익히거나 2부 투어에서 미국의 경험을 쌓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14. 김경태의 일본 상금왕

이보미 못지 않게 주목받은 남자 선수는 김경태다. 2015년 일본남자투어(JGTO)에서 5승을 하면서 상금왕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5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2010년 김경태는 일본오픈을 포함해 3승을 거두면서 상금왕에 올랐다. 세계 랭킹 25위까지 올랐다. 그리고는 호기롭게 미국행을 택했으나 잘 적응하지 못하고 돌아와서 우승이 없는 기간을 지냈다. 가정을 꾸리고 2세를 낳은 2015년이 최고의 해였다면 새해는 과연 상승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외국인이 일본 투어 상금왕에 세 번 올랐던 적은 없다.

15. KPGA의 부활

2015년 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수장이 바뀌었다. 양휘부 전 한국 케이블TV방송연합회장이 제17대 회장으로 당선됐다. 원래 경선 방식이었으나 우여곡절 끝에 단독 후보로 선임됐다. 기자 출신으로 미디어 업계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양 신임회장은 “2016년에 코리안투어를 18개 이상 개최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지난 시즌에 12개 대회에서 총 상금액이 8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최근 남자투어는 인기 하락과 대회 수 급감 등 난제에 휩싸여 있다. 협회 회원들끼리 의견이 갈리면서 내분 조짐까지 보였다. 스폰서들이 쉽사리 대회 개최에 나설지도 회의적이다.

16. JLPGA 한국인 최다승 경신

1985년 구옥희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에 진출해 3승을 올린 게 한국 여자 선수가 해외에서 거둔 첫 번째 성과였다. 이후 구옥희는 2005년까지 20년간 통산 23승을 쌓았다. 이후 2015년까지 한국 여자 선수는 일본에서 175승을 기록했다.

2015년에는 시즌 역대 최다인 17승을 올렸다. 구옥희의 해외 23승 기록은 2016년에 깨질 듯하다. 이지희는 2001년부터 15년간 19승째를 쌓았다. 전미정은 2006년부터 2013년까지 22승을 기록했다. 1승만 더하면 구옥희 기록과 동률이지만 부상으로 2년간 우승이 없었다. 안선주는 2010년부터 6년간 20승을 쌓았고, 이보미는 2012년부터 4년 만에 15승을 기록했다.

-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1317호 (201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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