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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투어 역대급 미스 샷 톱 10] 단 한 번의 샷에 거액이 오락가락 

90cm 거리 버디 퍼트 놓친 더시틴 존슨 92만 달러 날려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더스틴 존슨은 2015년 US오픈에서 마지막 날에서 90c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공동 2위에 그쳤다.
골프대회마다 정말 안타까운 순간과 샷이 많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엄청난 상금이 걸려 있는 대회의 마지막 날, 마지막 홀이나 연장전에서의 샷 만한 게 없다. 특히 상금 액수가 급증한 2000년대 이후의 미국 PGA투어에서 거액의 향방을 좌우한 미스 샷이 많았다.

1위. 2015년 US오픈 - 더스틴 존슨 92만2856달러

세계 최장타자인 더스틴 존슨은 올해 모든 대회에서 1,2라운드에서는 선두를 달리다가도 마지막에 무너진 경우가 많았다. 4언더파 공동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존슨은 파5인 601야드인 18번 홀에 들어설 때 선두인 조던 스피스에 한 타 뒤져 있었다. 하지만 이 홀에서 존슨은 장타력을 발휘해 세컨드 샷으로 볼을 그린에 올렸다. 홀에서 약 3.8m 거리에 멈춰 이글도 노릴 수 있었다. 이글이면 생애 첫 메이저를 거머쥐는 상황이었으나 아슬아슬 놓쳤다. 90cm 거리에서 버디를 잡으면 조던 스피스와 연장전에 들어갈 상황이었다. 하지만 존슨은 그마저 놓쳐 파를 하면서 결국 남아공의 루이 웨스트호이젠과 공동 2위에 그쳤다. 연장전을 대비하던 조던 스피스는 뜻밖의 우승 상금 180만 달러를 챙겼다. 존슨은 연장전에만 나갔어도 단독 2위 상금 108만 달러를 받을 수 있었지만 그것도 놓쳐서 87만7144달러를 받는데 그쳤다. 차액은 무려 92만2856달러였다. 그 홀에서 놓친 퍼트만 10억8726만원이란 말이다.

공동 2위. 2013년 마스터스 - 앙헬 카브레라 57만6000달러

호주의 아담 스콧과 아르헨티나의 앙헬 카브레라는 둘다 2013년 마스터스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연장전에 들어갔다. 카브레라는 2009년 마스터스 연장전에서 우승한 적이 있어 느긋했다. 연장 첫 번째인 18번 홀에서는 카브레라가 4.5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놓치면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비가 부슬부슬 오는 중에 치러진 두 번째 연장인 10번 홀에서 이번에는 스콧이 3.6m의 버디 퍼트를 떨구면서 두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144만 달러였고 2위는 86만4000달러였다. 차액은 57만6000달러.

공동 2위. 2012년 마스터스 - 루이 웨스트호이젠 57만6000달러

남아공의 루이 웨스트호이젠이 2012년 마스터스 마지막 날 파5 2번 홀에서 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마스터스 역사상 4번째였다. 경기를 마치고 났을 때는 10언더파로 리더보드 최상단에 이름이 올랐다. 후반 라운드에서 왼손잡이 골퍼 버바 왓슨이 4홀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순식간에 동타가 되면서 연장전이 벌어졌다. 10번 홀에서 열린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웨스트호이젠은 그날의 뛰어난 플레이를 말아먹는 퍼트로 보기를 했고, 왓슨은 그린이 보이지 않는 소나무 숲에서 친 155야드 절묘한 훅 샷으로 그린에 올려 파를 잡으며 그린재킷을 입었다. 우승 상금은 144만 달러였고 웨스트호이젠은 2위 상금 86만4000달러를 받았다.

4위. 2008년 US오픈 - 로코 미디어트 54만 달러

타이거 우즈의 가장 영웅적인 경기를 꼽는다면 2008년 대서양에 면한 토리파인스에서 열린 US오픈이 거론된다. 당시 우즈는 왼쪽 무릎 수술을 앞둔 상황이었다. 하지만 토리파인스는 어렸을 때부터 우즈가 즐겨 라운드하던 홈 코스나 마찬가지였다. 마지막 날 18번 홀에서 타이거우즈는 3.6m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로코 미디어트와 연장전에 들어갔다. US오픈은 연장전에서는 18홀 한 라운드를 치르는 것이 관례다. 월요일에 둘은 연장 라운드에 들어갔으나 역시 동타였다. 이제 서든데스 홀 매치를 가야할 상황. 미디어트는 세컨드 샷을 그린 옆 러프로 보내면서 보기를 하고 우즈는 버디를 했다. 우승 상금은 135만 달러. 미디어트는 81만 달러를 받아 차액은 54만 달러였다.

5위. 2005년 마스터스 - 크리스 디마르코 50만4000달러

2002년 브리티시오픈에서 마지막 날 동타가 된 어니 엘스, 프랑스의 토마스 르베, 호주의 스튜어트 애플비와 스티브 엘킹턴 이렇게 네 명이 네 홀 연장전을 나가게 됐다. 하지만 추가 4홀을 마치고 나니 엘스와 르베가 동타였다. 결국 두 선수가 서든 데스로 챔피언을 가려야 할 상황이다. 르베의 샷이 벙커에 빠지면서 보기를 했고, 엘스는 파를 지키면서 처음으로 클라렛 저그를 들어 올리게 되었다. 엘스의 우승 상금은 70만 달러, 공동 2위로 기록된 3명과 나눈 르베의 상금은 28만 6667달러였다.

6위. 2003년 마스터스 - 렌 마티아스 43만2000달러

2005년 마스터스는 타이거 우즈가 당대 최고의 선수임을 입증한 경기였다. 마지막 날 파3 16번 홀까지 우즈는 크리스 디마르코에게 뒤지고 있었다. 우즈의 아이언 티샷은 그린 에지에 떨어졌다. 우즈는 그린을 오가며 한참 살피더니 칩샷을 했고, 볼은 거의 90도 각도로 휘어지며 구른 뒤에 그대로 들어갔다. 결국 플레이오프 연장전에서 우즈는 디마르코를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8번 홀 그린에서 디마르코는 투 퍼트로 파를 지켰으나 우즈는 6m터 버디를 성공시키면서 결국 그린재킷을 입었다. 디마르코는 “68타를 친 건 괜찮은 성적이었다. 4일에 12언더파는 환상적인 라운드였다. 그걸 우즈와 함께 했다는 점만 달랐다.” 우즈의 상금은 126만 달러, 디마르코는 75만6000달러였다.

7위. 2002년 브리티시오픈 - 토마스 르베 41만3333달러

2003년 마스터스 4라운드가 끝나자 렌 마티아스와 캐나다의 왼손잡이 골퍼 마이크 위어가 동타가 되면서 18번 홀에서 서든데스 연장전을 벌이게 됐다. 마티아스는 18번 홀 러프에서 어프로치 샷을 했는데 그린 왼쪽으로 흘렀다. 그 지점에서는 나무가 방해가 되면서 서드 샷 칩샷으로도 홀컵 10m 지점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마티아스는 결국 더블 보기로 마무리했다. 위어도 보기를 했으나 그린재킷은 이미 그의 것이었다. 위어의 상금은 108만 달러, 2위를 한 마티어스는 64만8000달러였다.

8위. 2000년 PGA챔피언십 - 밥 메이 36만 달러

2000년 마지막 메이저인 PGA챔피언십 마지막 날 타이거 우즈와 밥 메이가 동타를 치면서 3홀 연장전에 나가게 됐다. 우즈는 18번 홀의 먼 거리에서 절묘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켰고 결국 연장전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즈가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고 메이는 파를 적었다. 이어진 두 홀에서 메이는 결국 한 타의 간격을 좁히지 못했다. 우즈는 타이거슬램의 세 번째 레이스를 승리로 이어갈 수 있었다. 우승 상금은 90만 달러, 2위는 54만 달러였다.

공동 9위. 2004년 브리티시오픈 - 어니 엘스 29만 달러

남아공의 어니 엘스는 2004년 로열트룬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할 때는 세계 랭킹 2위였다. 마지막 날 68타를 포함 4일 내내 60타대의 좋은 성적을 제출했다. 세계 랭킹 56위이던 토드 해밀턴과 최종 동타가 되어 4홀 연장전에 들어갈 때는 우승을 예감했는지도 모르겠다. 타이거 우즈도 없고, 랭킹 3위인 미켈슨도 없었다. 엘스의 방심이 지나쳤는지 모르겠다. 세 번째 홀에서 엘스가 보기를 하면서 해밀턴이 결국 트로피인 클라렛 저그를 들어올렸다. 해밀턴의 우승 상금은 72만 달러, 엘스는 43만 달러.

공동 9위. 2000년 메르세데스챔피언십 - 어니 엘스 29만 달러

2000년의 어니 엘스와 타이거 우즈가 메르데세스챔피언십에서 펼친 연장전은 역대 최고의 매치로 지금까지 종종 거론된다. 두 선수 모두 마지막 18번 홀에서 이글 퍼트를 넣으면서 짜릿함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연장전 첫 홀에서 우즈가 먼 거리인 7m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타이로 비겼다. 하지만 다음 홀에서 우즈는 다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승 상금은 63만 달러, 2위는 34만 달러였다.

- 남화영 헤럴드스포츠 편집부장

1316호 (2015.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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