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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기자의 ‘이 차 어때?’ | 20대 여성을 위한 엔트리카] 시야 넓고 주차 편한 ‘레이’ 

연비·디자인이 강점인 ‘QM3’ … 국민 엔트리카 ‘아반떼’ 


▎기아 자동차 레이.
‘첫 직장을 경기도 파주에 잡은 28살(여) 직장인이다. 대중교통이 애매해 자동차로 출퇴근 하기로 했다. 서울에서 파주까지 약 30km 거리를 매일 왕복으로 달려야 한다. 운전이 서툴러 비싼 차는 피하고 싶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했다면 모아둔 돈이 많지 않을 테다. 할부구매가 대세라고 해도 제대로 벌기도 전에 차에 많은 돈을 쓰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매일 꽤 긴 거리를 출퇴근해야 한다면 연비까지 꼼꼼하게 따져야 한다. 가장 먼저 살펴봐야 할 차는 경차다. 배기량이 낮은 만큼 기본 가격이 싸고, 연비가 좋다. 경차 운전자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세제 혜택도 있다. 경차는 감가상각률이 낮은 편이어서 나중에 차를 되팔 때 중고차 값도 괜찮게 받을 수 있다.

초보 운전자를 위한 경차 ‘레이’


추천하는 자동차는 기아차의 경차 ‘레이’다. 국산 경차 시장의 주력은 기아차 모닝과 쉐보레 스파크다. 레이는 그 틈새를 공략한다. 레이가 모닝이나 스파크보다 덜 팔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가격이 더 비싸서다. 동일한 옵션을 장착했을 때, 레이가 다른 경차에 비해 100만~150만원 정도 더 비싸다. 연비도 경쟁모델에 비해서는 낮다. 레이의 공인연비는 복합연비 기준 13.5km/L다. 모닝(15.2)과 스파크(14.8)에 비교하면 L당 1km 이상 연비차가 난다.

경제성에선 약점을 보이지만, 이를 상쇄할 만큼의 강점을 가진 차가 레이다. 이 차는 일반적인 자동차와 달리 몸체가 박스 형태다. 각진 부분이 많다. 공기역학적으로 볼 때 연비에서 손해를 본다. 정면에서 받는 공기를 뒤로 흘리지 못해 동일한 속도로 달리려면 더 많은 힘을 써야 한다. 레이가 모닝과 스파크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는 이유다. 대신 공간활용도가 뛰어나다. 웬만한 준중형 승용차 못지 않은 널찍한 실내 공간을 제공한다.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함에 경차를 기피하는 사람들도, 막상 레이를 타면 “의외로 차가 넓다”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운전이 서툰 젊은 여성에게 레이 만한 차가 없다. 기본적으로 시야가 넓다. 앞 유리 자체가 크다. 좌우가 한 눈에 들어온다. 복잡한 도심에서 불안감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운전이 서툰 사람들 중에선 차의 앞쪽 끝을 확인하며 주행하는 경우가 많다. 고쳐야 할 습관이지만 경험이 해결해줄 문제다. 경험이 부족해도 레이를 운전하면 상당 부분 해결이 가능하다. 박스카 레이는 다른 차의 보닛에 해당하는 부분이 굉장히 짧아 불안함을 덜어준다. 뒤가 각이 져 튀어나온 부분이 없다. 초보 운전자가 어려움을 겪는 주차에도 도움을 준다.

박스카는 일본에서 주부가 주로 장을 보러 가는 용도로 쓰는 차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고, 주차가 편해서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후반 닛산이 큐브를 들여오며 박스카가 인기를 끌었다. 전에 없던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차로 주목을 받았다. 이어 기아차에서 비슷한 형태의 쏘울과 레이를 출시했다. 많은 사람이 레이를 디자인적 관점에서 접근한다. “조금 더 예쁜 차를 갖기 위해서 100만원이 넘는 돈을 쓰는 건 아깝다”고 말한다. 하지만 박스카 자체가 가진 강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나는 죽어도 경차는 싫어’라고 한다면, 대안으로 제시하는 차는 르노삼성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 QM3다. 2000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은 부담스럽지만 이를 보완해주는 수준급 연비를 가졌다. 이차는 L당 17.7km를 달린다. 국산차 중에서 QM3보다 연비가 좋은 차는 손에 꼽을 정도다. 휘발유보다 값이 싼 경유로 달리기 때문에 유류비 부담은 더욱 준다. 일각에서는 ‘좋은 연비는 차 값에 포함됐다’고 말한다. 보통 디젤차가 연비가 좋은 대신 휘발유차보다 가격이 비싸다. 가격 차이를 좋은 연비로 만회하기 위해서는 꽤 오랜 기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질문자처럼 하루 60km 이상을 거의 매일 달리면 비싼 차 값이 아깝지 않다.

QM3는 세련된 디자인으로 젊은 세대에게 인기가 좋다. 본체와 루프에 다른 컬러를 적용해 개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어필한다. QM3는 전량을 스페인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사실상의 수입차다. 유럽 시장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내외관에 유럽의 감성이 고르게 묻어 있다. 뻔하지 않으면서도 심플한 멋을 가졌다. 아쉬운 부분은 낮은 출력과 소음이다. 디젤차인 만큼 초반에 치고 나가는 맛은 있지만 속도를 유지할 힘은 부족하다. 이 차의 최대출력은 90마력인데, 경차보다 조금 더 좋은 정도다. 기본적인 출력이 부족해 갑작스럽게 속도를 올리거나 고속주행 때 엔진에서 약간의 소음이 나온다.

국산차 같은 수입차 ‘QM3’

엔트리카를 고민하는 젊은 소비자가 한번쯤 고민해봐야 하는 차는 현대 아반떼다. 해마다 베스트셀링카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차다. 국민 엔트리카라 불릴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누렸다. 최근에는 SUV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고, 비슷한 가격대에 살 수 있는 차가 늘어서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그러나 가격 대비 성능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을 갖췄다. 현재 판매 중인 모델은 6세대 아반떼 AD로 2015년 9월 출시됐다. 새로운 모델이 나올 때마다 성능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했다. 경제성·안전성·성능에서 뚜렷하게 빠지는 부분이 없다.

신형 아반떼의 발목은 구형 아반떼가 잡는다. ‘차가 너무 식상하다’ ‘아반떼를 2000만원이나 주고 사나?’는 불만이 있다. 해를 거듭하면서 아반떼의 가격은 많이 올랐다. 수년 전만해도 아반떼는 1500만원 내외로 살 수 있는 차였다. 지금은 괜찮은 옵션을 달면 200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동안의 물가상승률, 과거의 아반떼에 비해 성능·옵션·품질에서 업그레이드 된 부분을 고려하면 가격은 오히려 내린 것”이라고 주장한다. 판단은 소비자의 몫이다. 신형 아반떼는 지난해 9~11월까지 2만8000여 대가 팔렸다.

- 박성민 기자

1318호 (2016.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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