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 키워라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한국지사장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한국지사장

계절이 바뀌어 봄이 왔다. 강산이 세 번 변한 긴 세월 동안 대한민국의 엄청난 경제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글로벌 특송회사에 몸담았다. 국내외로 반입·발송되는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며 우리 경제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현장에서 지켜봤다. 지난 30여 년 간 내가 목격한 대한민국은 전쟁 후 고도의 산업화 과정을 거쳐 역동적인 성장을 이뤘다.

올해 2월 세계무역기구(WTO)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적 경기 둔화와 수출 부진에도 주요 국가 중 6위의 무역국가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이 세계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35%에서 2015년 3.46%로 증가했다. 하지만 WTO의 장밋빛 전망에도 국제 무역 및 중국의 경제 둔화에 타격을 입어 대한민국의 2015년 수출 엔진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지난해 대한민국 수출 총액은 지난 6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수출 상황이 서서히 개선되리라 기대하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이대로 주저앉고 말 것인가. 어려울수록 지혜를 모으고 역량을 집결시키는 리더십을 발휘해 난국을 타개해야 한다. 나는 중소기업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류 업계에 오랫동안 종사한 전문가로서 우리의 무역 규모를 늘리려면 중소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방법이 가장 근원적이고 지속가능한 해결책이라고 확신한다.

혁신과 고용 측면에서도 중소기업은 살아 숨쉬는 심장과도 같다. 중소기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체 사업체의 97%를 차지하며, 고용은 절반 이상을 책임져 국내총생산(GDP)의 최대 20%~50%를 담당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국내 위상은 더 높다. 전체 사업체의 99.9%와 고용의 88% 이상이 중소기업 몫이다. 지난해 페덱스가 진행한 설문 조사 ‘글로벌 기회: 중소기업의 수출 및 수입 연구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이 내수시장에 주력하는 중소기업보다 11%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두 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기업의 성장과 직결된다. 수출 중소기업의 24%가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내수 중소기업 중에서는 12%만 성장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어떨까? 같은 조사에서 51%의 중소기업이 필요한 정보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수출 관련 지원을 바라는 중소기업은 60%로 더 많았다. 수출 장벽을 느끼는 기업은 94%에 달했고, 그중 수출에 필요한 비용과 환차손을 가장 우려했다. 때문에 수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 지난 2월, 우리 정부는 국내 중소기업이 해외 시장과 새로운 산업에 진출하도록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초 ‘글로벌 파트너링’ 사업을 출범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과 사업 지원 범위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정부의 지원만 중요한 게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민간 부문의 도움도 필요하다. 예컨대 상공회의소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제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다. 글로벌 특송회사의 정보 제공과 지원도 중소기업의 수출 증진에 긴요할 수 있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은 한국 경제에 좀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성장의 기회로 이어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한국지사장

1327호 (2016.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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