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진정성 있는 리더를 뽑으려면 

 

이강호 PMG 회장

[태양의 후예]라는 드라마를 보며 군대 생활이 떠올랐다. 최전방의 신임 소대장으로 배치되기 전 일정 기간 교육을 받았는데, 아직도 가슴에 남아 있는 기억이 있다. 수료식을 할 때 그 부대의 참모장이 당부했던 짧은 교훈과 관련된 이야기다. “이제 귀관들은 최전방에서 여러 임무를 맡아 근무하게 된다. 때에 따라서는 철책선 안에 들어가 비무장 지대에서 수색과 정찰 임무를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신임 소대장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서 부대원 앞에 서서 지뢰밭을 종횡무진 다니다가 사고가 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라. 부대원에게 자신의 용기를 과시하려고 뛰어다니다가 사고로 부상을 당하거나 죽으면 그건 ‘만용’에 불과하다. 평생 국가를 위해 할 일이 많은 청년 장교가 만용을 부리다가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게 되면 그건 개인은 물론 가족과 국가에도 큰 불행이다. 리더의 진정한 ‘용기’는 반드시 필요할 때 부하 병사나 조직, 나아가 국가를 위해 발휘해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가 처한 상황은 매우 위중한 것 같다. 최근의 한·미 합동 군사훈련에 동원된 병력의 숫자나 무기의 종류를 보면 엄청난 수준이다. 청와대를 신형 방사포로 포격하겠다는 등 북한의 위협도 대단히 위험한 수준이다. 얼마 전 중국 방문 때 차이나데일리 3월 16일자 사설의 첫 제목을 보니 ‘Rather than threats peninsula needs talks: 한반도에는 위협보다 대화가 필요’였다. 옆 나라 중국의 신문에서 사설의 첫 대목을 한반도 상황에 관해 보도하는 걸 보면 중국이 한반도에서 느끼는 관심의 정도 역시 위중하다고 판단된다. 여행 중에 산동성의 시골에 있는 제갈공명의 생가를 방문했다. 그곳을 관리하는 중국 노인이 남북한은 왜 서로 위협하며 지역의 위기를 초래하느냐고 따지듯 물었다. 중국 시골의 촌부조차 한반도 상황의 위중함을 대부인지하고 있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 국가 중대사를 다룰 새로운 국회의원이 나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정치 상황을 보며 보통 사람들은 한숨 소리만 내고 있다. 국가의 미래는 관심이 없고 서로 밥그릇 싸움이나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 먹고 살기 힘든 국민들 눈에 비친 그들의 모습이 얼마나 한심하겠나. 여당이나 야당이나 누구 하나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니 선거에 아예 무관심한 사람도 많다.

그러나 그런 국회의원을 선택한 사람은 바로 우리 자신이기도 하다. 이 위중한 시기에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그리고 애국심으로 무장해 우리나라를 이끌 잠재적인 지도자를 뽑을 노력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이른 아침 출근길 전철역 앞에서 머리를 조아리며 한 표를 호소하는 후보 가운데 대충 고르면 곤란하다. 적어도 이들의 공약쯤은 자세히 읽어봐야 하지 않겠는가. 특히 서로 노인 탓, 젊은이 탓이라며 세대갈등을 부추기지 말고 진정성을 갖춘 리더를 이번 선거에서 뽑아야 한다. 사사로운 이해관계에 얽매이지 말고 올바른 선택을 하자. 우리의 선택이 후손의 미래와 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기 때문이다.

후보들도 개인의 영달이 아니라 국가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진정한 애국심과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자신의 출세와 당리당략만을 위한 ‘만용’을 부리지 말고 국가와 국민을 위한 진정한 ‘용기’를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 이강호 PMG 회장

1330호 (2016.04.18)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