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세상에 정답은 없다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

최근 신입사원 면접을 보는 자리에서 면접자가 이렇게 물었다. “왜 대표님은 명문대 졸업장과 대기업 경력이 있는데도 큰 회사에서 일하지 않고 창업을 하셨습니까?” 언론 인터뷰 때나 대학생을 위한 강연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나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하게 사는 삶을 택했을 뿐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의 선택이 우리 사회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정답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한국 사회의 일반적인 정답은 이렇다. 좋은 학교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학교를 나온 뒤에는 안정적이고 돈 많이 버는 직업을 찾는다. 주로 전문직·공무원·대기업 순이다. 직업을 갖고 나면 남자는 30대 중반, 여자는 30대 초반 정도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 한다. 이 범주에서 벗어나면 주위에서 걱정을 하기 시작한다. 좀 이상한 사람 취급도 받는다.

이렇게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고체계의 원인은 여러 가지일 수 있지만 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가 교육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 토론이 없는 수업, 정답이 하나뿐인 문제. 모두 똑같은 옷을 입고 심지어 같은 헤어스타일을 강요하기도 한다. 이런 교육으로 우리는 다양성보다 획일성과 하나의 정답에 익숙해진다.

학문, 삶에서 모두 하나의 정답을 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정답과 다른 정답을 내놓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토론할 때도 공동의 해결책을 찾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내 답을 납득시키려고만 한다. 이런 현상은 사회·정치·경제를 망라해 모든 분야에서 나타난다. 제자들은 감히 스승이 세운 이론을 반박하지 못하고 부하직원은 감히 상사의 의견에 반대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식들은 부모가 제시하는 삶의 방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미국 경영대학원(MBA)에서 공부하던 시절 토론 수업이 끝나고 도저히 수업의 결론이 무엇인지 알 수 없던 때가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교수에게 물어봤다. “도대체 정답이 뭔가요?” 교수는 나를 의아한 눈으로 쳐다보며 수업시간에 나왔던 모든 답이 정답이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우리는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각자 답을 찾는 방법을 훈련하는 것이라는 얘기도 해줬다.

현대 사회는 정보화 시대를 넘어 인공지능 혁명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우리는 최신 지식을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고 패턴화된 답을 간편하게 찾아낼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지식의 양과 정해진 정답을 빠르게 찾아내는 능력은 이제 인간의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정해진 정답을 빠르게 찾는 훈련보다는 적절한 질문으로 나만의 새로운 답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인류가 인공지능을 능가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호기심이다. 호기심으로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 그리고 기존의 정답에 반기를 들고 창조적으로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려면 다양성을 인정하고 끊임없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 다음 세대가 새로운 혁명의 시대를 살아갈 수 있게 하는 방법이다. 하루 10시간씩 책상에 앉아 교과서와 참고서를 외우고 선생님의 수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교육으로는 다음 세대를 준비할 수 없다. 정답만 찾으려는 강박을 버려라. 정답은 없다.

-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

1331호 (201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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