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공유가치 확산과 지속가능경영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기업의 목적은 단순한 이윤추구만은 아니다. 돈만 벌기 위한 활동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 특히 요즘처럼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정보가 활발하게 공유되는 시기에는 시민이 기업 경영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시민의 정보 획득은 기존의 소비방식도 변화시킨다. 기업의 명성, 환경보호, 지역사회 기여, 가치 창출 등을 고려해 자신의 소비지출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기업이 이미 수년 전부터 경영성과는 물론 경제·환경·지역사회·지배구조 등에 대한 활동을 담은 지속가능경영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활동도 단순한 봉사활동에서 벗어나 ‘공유가치’를 확산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공유가치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처음 제안한 개념이다. 기업의 경영활동과 관련된 가치를 지역사회에 확대해 기업과 사회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것이다.

페덱스도 공유가치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업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찾고 윤리적인 경영활동을 펼치고자 하는 ‘퍼플 프로미스(Purple promise)’ 정신이 그것이다. 페덱스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연결해 화물을 배송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기업시민으로서의 모범을 보이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폭넓게 포용하고자 환경보호, 어린이 보행안전, 중소기업 수출 증진, 재해복구 신속 지원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 공유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펼치는 게 필요할까? 먼저 기업은 고객, 직원, 파트너 회사, 정부, 지역사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공감할 수 있는 가치 또는 아이디어를 발굴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가치와 아이디어가 자신의 비즈니스와 연계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비즈니스 연계성이 있을 때에만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공유가치를 확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를 기업 경영 전반에 내재화 시키는 작업도 필수다. 가령 물류회사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하나의 목표로 정했다고 하자. 그러면 배송 차량, 물류 시설 등 오퍼레이션 측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을 위한 방안을 찾을 수 있고, 지역사회 혹은 정부와 공동으로 캠페인을 벌일 수도 있다. 협력회사의 동참을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리더의 확고한 의지도 필수 요소다. 처음에는 의욕적으로 시작했지만 경영 성과가 조금 좋지 않아서, 비용에 대한 부담이 있어서, 직원들의 참여가 저조해서 등의 이유로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다. 이런 중단의 유혹을 리더가 단호한 의지로 극복해야 한다. 단순한 리더십 차원의 접근보다는 ‘공유가치 확산’을 기업의 문화로 녹이는 것이 지속성을 보장하는 첩경일 것이다.

마지막은 쉬운 일부터 시작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이미 적어도 한 개 이상의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기업이 많이 있다. 이런 활동을 공유가치 확산으로 자연스럽게 전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수 있다. IT 회사가 지역사회나 학교에 최신 컴퓨터를 기증하는 CSR 활동을 한다면, IT 스타트업 지원, 오픈소스 제공을 통한 생태계 확산, 이공계 고등학생 진로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 채은미 페덱스코리아 지사장

1334호 (2016.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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