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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국 CMS에듀 대표] ‘생각하는 수학’으로 교육 한류 꿈 

코스닥 상장 앞둔 융합교육 기업... 해외 공교육에 사교육 모델 첫 수출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사진:CMS에듀 제공
“중학교 때 배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실생활에서 써본 적 있으세요?” 이충국 CMS에듀 대표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기자의 말문이 턱 막혔다. 그는 익숙한 반응이라는 듯 웃으며 말을 이었다. “돔구장 건축물의 용적이나 표면적 대비 효율을 계산할 때 기본이 되는 개념이 바로 피타고라스의 정리입니다. 교각의 하중을 계산할 때도 널리 쓰이죠. 그런데 건축을 하는 사람이 아니고선 이런 사실을 잘 몰라요. 왜냐하면 학창 시절에 공식을 외우기만 했으니까요.” 이 대표가 주장하는 교육법에 따르면 아이들에게 수학 공식을 외우라고 하기 전에 먼저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쓰면서도 튼튼한 건물을 만들어 보라고 하는 식이다. 이로써 학생들이 얻는 결론은 피타고라스 공식이겠지만 건물 설계를 하는 것과 단순 암기의 사고 과정은 완전히 다르다.

사고력 기반 융합교육 기업 CMS에듀는 강남 엄마들 사이에 일명 ‘사고력 수학’으로 일찍이 입소문을 탔다. 2003년 수학 영재학원에서 출발한 이 회사는 그에 앞서 ‘수학의 정석’이 전부이던 1997년 융합사고력 프로그램을 도입해 ‘생각하는 수학 교실’을 열었다. 이충국 대표가 제안하는 교육 방식은 암기나 계산이 아닌 토론이다. 이 대표는 “두 가지 이상의 답이 나올 수 있는 개방형 문제로 아이들이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결론을 도출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10여년 간 교육 현장에서 일하며 고안한 방식이다. 그는 “시험을 치르기 위한 수학 말고, 인생에 활용되는 수학을 가르치고 싶었다”며 “이를 위해선 융합형 교육이 필수”라고 말했다.

시작은 수학교실이었지만 현재는 개념을 확장해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융합교육기관으로 거듭났다. 소크라테스식 발문법에 기초한 독창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한 덕분이다. 이 과정에서 수학적 지식은 모든 학문의 중요한 기초이자 도구가 된다. 최근 융합교육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학부모의 관심으로 이 회사는 연평균 23%의 매출 성장률을 보이며 지난해 482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중 85%는 오프라인 학원 수강료 수입이다. 서울·경기를 비롯한 전국 교육센터도 2011년 35개에서 지난해 63개점으로 늘었다. 이 대표는 “3년 내 17개 직영점 추가 개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CMS에듀의 융합교육 모델은 오는 5월부터 태국 초·중등 공교육 현장에 적용된다. 지난해 3월 태국 교육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따른 것이다. 국내 사교육 시스템이 해외에 수출돼 공교육에 적용되는 것은 처음이다. 베트남 정부와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미국·영국 등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에서도 융합형 교육방식을 주목하고 있는데 우리 공교육은 여전히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에 머물러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CMS에듀는 4월 7일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상장 후 교육 콘텐트 수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대학 입시 시장에 진출한다. 이충국 대표는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해외에 ‘교육 한류’ 열풍을 일으키고 싶다”면서도 “국내 입시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덧붙였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1329호 (201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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