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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루 발전하는 복합상권 | 경기 삼평동·망포동·고촌읍] 외식에서 쇼핑까지 원스톱으로 고객 흡입 

삼평동 3년 간 가맹점 증가율 218% ... 김포 고촌읍 ‘몰 상권’ 중심으로 성장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경기 성남시 삼평동 일대는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편리한 교통은 물론 강남 못지 않은 교육환경까지 더해지면서 30~40대 실수요자에게 인기가 높은 상권으로 부상했다. 판교테크노밸리 단지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삼평동 주변에는 많은 외식업과 소매상이 생겼다. 삼평동 봇들마을에 총 11개 단지가 들어선 덕이다. 단지 내에는 음식점·제과점·편의점 등의 매장이 늘었다. 주변에는 쇼핑몰도 들어서 있어 주말만 되면 교통정체가 빚어진다. 지난 2013년 4월 문을 연 식음료 전문 쇼핑몰인 ‘아브뉴프랑’은 주말이 되면 가족과 연인, 친구들과 함께 온 사람들로 붐빈다.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인 아브뉴프랑은 한식·일식·중식은 물론 프리미엄 레스토랑까지 다양한 맛집 수 십 곳이 입점해있다. 1층에는 옷과 신발, 액세서리 매장도 눈에 띈다. 이곳에 입점해 있는 A레스토랑 관계자는 “평일에는 삼평동 일대 주민들이 주로 오지만 주말이 되면 다른 지역 고객도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삼평동, 편리한 교통에 강남 못지 않은 교육환경

지난해 8월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문을 열면서 삼평동은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았다. 판교점은 서울·수도권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었던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보다 약 25% 넓다. 면적이 1만3860㎡로 축구장 2개를 합친 것과 맞먹는다. 지하에는 국내 최대 식품관이 들어서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개점 이후 100일 간 약 1000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0만 명이 방문한 셈이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삼평동 일대 가맹점 수는 3년 전보다 218% 늘었다. 매출 증가율은 360%에 달했다. 젊은층 수요가 늘면서 소비 연령층은 30대(41%)가 가장 많았다. 삼평동 A 공인중개사 대표는 “1인 가구는 물론 30~40대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며 “판교역이 개통하면서 정자역 상권이 판교역 일대로 이동했고 레스토랑과 의류점 등이 고루 입점했다”고 말했다. 또 “삼평동 주변은 업무단지와 아파트가 많아 먹거리 상권이 주로 생겼지만 최근에는 쇼핑몰까지 들어서면 복합상권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올 4월 총 사업비가 5조원에 이르는 알파돔시티(알파리움 쇼핑몰)가 문을 열면 상권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상반기 3000여명의 삼성물산 건설부문 임직원이 알파돔시티에 입주해서다. 이곳 상가 임대료는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들어설 때 반짝 상승했다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삼성물산 이전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상승 추세다. 판교 상권의 지난해 4분기 상가 평균 월임대료는 3.3㎡당 평균 13만~15만원으로 인근 분당 정자역 상권과 서현역 상권(평균 9~12만원)보다 비싸다. 함영진 부동산114 센터장은 “상업시설 외에 경기도 혁신학교인 보평초·중·고교 등으로 자녀 교육 여건이 좋아 젊은 부모들의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 삼평동의 3년 간 종합의류 매출 증가율은 1700%가 넘었다. 유아복도 1300%가 증가했다.

수원 영통구 망포동도 교통 호재로 복합상권이 형성된 곳이다. 지난 2013년 11월 말 분당선 망포역~수원역 구간(5.2㎞) 운행을 시작한 이후 침체됐던 망포동 주변 상권이 조금씩 살아났다. 수원역까지 이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망포역은 분당선의 종착역이었다. 그러나 수원역까지 연결되면서 지하철 승하차 인원이 하루 2만 명에서 3만 명 규모로 늘었다. 덕분에 역사 주변 상점의 손님도 증가했다. 이 지역은 지난 3년 간 188%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망포동 인근에는 상주인력만 1만여 명에 이르는 삼성전자연구소가 있다. 20~40대 직장인 수요가 풍부하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 실장은 “대규모 상가가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수원역까지 연결 이후 임대 문의가 늘었다”고 말했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제과업종 가맹점 증가율이 3년 전보다 137%, 종합 의류도 170% 증가했다. 매출 증가율은 한식과 일식 등이 늘었다. 일식은 3년 간 541%, 한식은 206%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망포동은 역사 개통 직후 근처 상가나 임대수요가 늘면서 임대료가 올랐다가 지금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몰 상권’을 중심으로 성장한 곳도 있다. 바로 김포시 고촌읍이다. 이곳 주변 상권의 3년 간 매출 증가율은 1000%가 넘는다. 현대프리미엄 아웃렛과 롯데몰 김포점이 문을 열면서다. 지리적 이점도 크게 작용했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 서울 광화문에서 승용차로 30분이면 고촌읍에 도착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방화·개화산·김포공항역)과 9호선(개화·김포공항역)이 가까운 곳에 위치해 버스로 이동해도 20분이면 접근할 수 있다.

2018년 김포 경전철 개통, 고촌읍 주변 잠재력 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 상권은 ‘로드 상권’보다는 ‘몰 상권’을 중심으로 발달해 있어 가족 단위의 외부 인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매출액이 가장 많은 업종은 종합의류와 음식점이었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종합의류를 결제한 금액이 3년 간 777배 증가했다. 레스토랑의 결제 금액도 같은 기간 동안 53배 늘었다. 이곳 소비층은 주로 40~60대였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자녀들과 주말 나들이를 겸해 방문하는 가족 단위가 많다 보니 중장년층 소비가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고촌읍 주변 상권은 발전 가능성이 큰 편이다. 오는 2018년 11월 개통 예정인 김포 경전철 역사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상가·영화관 등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김포 경전철은 김포 한강신도시와 서울지하철 9호선 김포공항역 사이 23.6㎞를 연결해 운행한다. 역세권 주변에는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업무시설이 중점 유치될 전망이다. 이곳에는 커피전문점·편의점·베이커리 등 생활밀착형 업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복합상권이라도 주변 모든 가게가 잘되는 건 아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 소장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라 하더라도 결국은 독립된 상권”이라며 “고객을 끌어들일 만한 독자적인 콘텐트를 확보하지 못하면 매출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 쇼핑몰이 들어서는 지역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실제 지난해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개점한 뒤 주변 지역 상인들은 매출 감소로 피해를 입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2월 판교점 주변 외식업·소매점 상인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매출이 17% 감소했다. 이 중 소매업 122곳의 매출은 판교점 개점 전보다 20.3%, 음식점 매출은 14.6% 줄었다. 이상헌 소장은 “대형 쇼핑몰 주변은 유동인구가 많아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지만 쇼핑몰 내에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는 만큼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1330호 (201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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