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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부산국제모터쇼를 가다] 국산 신차의 대향연 

국내 첫 공개 차량 46대 … 대부분 하반기에 출시 

부산 =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오는 7월 국내 출시 예정인 현대차의 제네시스 ‘G80’.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양대 축제로 꼽히는 ‘2016 부산국제모터쇼’가 6월 2일 프레스데이를 시작으로 개막했다. 12일까지 부산 해운대 벡스코(BEXCO)에서 열린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 5위(현대·기아차), 자동차 시장 규모 8위인 한국 시장 안방에서 여는 행사다. 현대·기아차와 한국GM·르노삼성차가 주목받는 ‘국산 신차의 향연(饗宴)’이 될 전망이다(쌍용차는 사정상 불참했다).

높아진 자동차 강국의 위상을 반영하듯 8회째인 이번 모터쇼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전시장 규모만 2만1640㎡에 달한다. 지난해보다 14% 늘어났다. 국내외 25개 브랜드가 참가해 232개 차량을 선보인다. 국내 최초로 공개하는 신차만 46대다.

현대차, 제네시스 ‘G80’ 선보여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4인승 쿠페 ‘뉴욕 콘셉트카’.
현대차는 제네시스 ‘G80’을 선보였다. 기존 2세대 ‘제네시스(DH)’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EQ900’에 적용한 자율주행 시스템을 탑재하고 디자인과 내부 옵션을 가다듬었다. 오는 7월 국내 출시 예정이다. 2일 G80을 소개하기 위해 무대에 선 맨프레드 피츠제럴드 제네시스 전략담당(전무)은 “제네시스를 이른 시일 내 메르세데스-벤츠·BMW·렉서스 같은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말했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 디자인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4인승 쿠페 ‘뉴욕 콘셉트카’도 선보였다. 브랜드 고유의 ‘헥사고날(육각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과감하게 키웠다. 양쪽 위로 치켜세운 헤드램프와 문을 날카롭게 가로지르는 옆선이 고성능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성능차 브랜드인 ‘N’도 등장했다. 콘셉트카인 ‘RM15’를 한 단계 끌어올린 ‘RM16’은 ‘벨로스터’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엔진이 차체 중앙에 있는 미드십 방식으로 설계했다. 앨버트 비어만 현대차 고성능차 총괄 부사장은 “RM16은 현대차 고성능 브랜드 ‘N’의 개발 과정을 보여주는 콘셉트카”라며 “극한 상황의 주행 테스트를 통해 쌓은 고성능차 개발 경험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양산차 개발에 접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어만 부사장은 BMW의 고성능차인 ‘M 시리즈’ 총괄 출신이다.


▎기아차의 7인승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인 ‘텔루라이드’.
기아차는 7인승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콘셉트카인 ‘텔루라이드’를 내놨다. ‘정의선 차’로 유명한 ‘모하비’의 후속작이다. 모하비보다 전장(길이)이 80mm 길고, 폭은 115mm 넓다. 3.5L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얹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다. 연비가 고속도로 기준 L당 12.7㎞다. 기아차 ‘K5 PHEV’도 볼거리다.


▎폴크스바겐의 신형 ‘티구안’.
한국GM은 독특한 장르의 신차로 시선을 모았다. PHEV ‘볼트’가 하이라이트다. 엔진은 발전기로만 쓰고, 전기 모터로만 구동하는 독특한 시스템이다. 1회 완전 주유·충전 시 676㎞, 전기만으로 85㎞를 달린다. PHEV지만 정지 상태에서 8초 만에 시속 100㎞까지 도달한다. 후륜구동 고성능 신차 ‘카마로SS’도 데뷔했다.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 캐릭터로 등장한 차다. 6.2L 가솔린 엔진을 얹고 최대 출력 455마력의 성능을 낸다. ‘말리부 하이브리드차(HEV)’도 처음 선보였다. 모두 올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부산에 공장을 둔 르노삼성차는 ‘QM5’의 후속작인 중형 SUV ‘QM6’를 최초 공개했다. 국산 신차 중 유일한 풀 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다.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르노 ‘콜레오스’를 기반으로 만든 차다. ‘SM6’의 SUV 버전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나만의 차를 선택할 수 있는 운전자별 프로파일 설정, 5가지 모드의 7인치 TFT 계기판, 5가지 색상의 앰비언트 라이팅, 무손실 디지털 음원 재생 등 최신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박동훈 르노 삼성차 사장은 “QM6는 르노삼성차 기흥 연구소에서 개발을 주도하고 부산 공장에서 만든다”며 “80개국에 수출할 글로벌 SUV”라고 강조했다. 르노삼성차는 하반기 출시를 앞둔 2인승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도 전시했다. 트위지 최고 속도는 시속 80㎞다. 1회 완충 시 1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충전은 가정용 220V 전원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국내 입지를 넓히고 있는 수입차들은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듯 국내 모터쇼 사상 처음으로 국산차보다 넓은 전시 면적을 차지했다. 특히 SUV 신차가 대거 무대에 올랐다. 벤틀리 ‘벤테이가’, 재규어 ‘F-페이스’, 마세라티 ‘르반떼’는 모두 이들 고급차 브랜드 최초의 SUV다. 폴크스바겐도 수 차례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SUV ‘티구안’의 신형 모델을 내놨다. 벤테이가는 12기통 6L 트윈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608마력, 최대 토크 91.8㎏f·m의 성능을 낸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4.1초 걸린다. 올 하반기 국내 출시 예정이다. 가격은 약 2억8000만~4억원. 이번 모터쇼 출품작 중 가장 비싼 차다.


▎르노삼성차 ‘QM5’의 후속작인 중형 SUV ‘QM6’.


수입차 업계, SUV 신차가 대거 내놔


▎영화 [트랜스포머]에서 ‘범블비’ 캐릭터로 등장한 ‘카마로SS’.
재규어 측은 F-페이스에 대해 “알루미늄 차체를 대거 적용해 날렵한 주행성능을 살렸다”고 소개했다. 올 7월 출시 예정이다. 가격은 6900만~1억280만원. 르반떼는 최고 출력 430마력, 최대 토크 59.1㎏f·m의 성능을 낸다. 가격은 1억1000만원부터 시작한다. 파브리지오 카졸리 마세라티 아시아 총괄은 포르쉐 ‘카이엔’과 비교한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이탈리아 특유의 독특한 디자인을 적용했고 주행 성능도 동급 최강”이라고 답했다. 그는 “럭셔리 SUV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했다”고 덧붙였다.

친환경차 중에선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와 전기차 ‘아이로드’, BMW의 ‘3시리즈 PHEV’, 아우디 ‘A3 스포트백 e-트론(PHEV)’이 무대에 섰다. 아이로드를 타고 나타난 요시다 아키히사 한국도요타 사장은 “하이브리드차는 21세기에 반드시 필요하고, 앞으로 100년을 이어갈 기술”이라며 “다음 세대를 향해 도요타가 제시하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약 2억8000만~4억원으로 부산모터쇼 출품작 중 가장 비싼 차인 벤틀리의 ‘벤테이가’.


부산모터쇼는 2001년 시작했다. 2006년부터 짝수 해에 열어 올해로 8회째다. 서울모터쇼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모터쇼다. 모터쇼 조직위원장인 서병수 부산시장은 “부산모터쇼를 자동차 강국인 한국의 위상에 걸맞은 모터쇼로 만들어가겠다”며 “주 행사장인 벡스코뿐 아니라 부산 시내 곳곳에서 시승 행사와 이벤트를 마련해 시민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 =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1338호 (201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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