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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의 리더 | 김군호 코넥스협회장] 개인투자자 위한 공모펀드 나와야 

3년 간 코스닥으로 16개 이전 상장... 코넥스 사모펀드 누적 수익률 50%대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코넥스에 상장된 바이오의약품 개발 전문기업 바이오리더스가 7월 7일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다. 지난 2014년 12월 코넥스에 입성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면역치료제 관련 바이오 기업인 바이오리더스는 코넥스에 상장한 후 다수의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바이오리더스의 희망 공모가는 1만1000~1만5000원이다. 바이오리더스 성문희 대표는 “세계 최초로 경구용 바이오 의약품 관련 임상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면역치료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식거래 예탁금 기준 낮춰


▎김군호 코넥스협회장.
올 들어 6월 27일까지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3곳이다. 현재 6개 기업이 이전 상장을 준비 중이다. 김군호(55) 코넥스협회장은 “코넥스에 중소·벤처기업이 대다수라 처음에는 거래가 거의 없었지만 코넥스의 취지를 이해하고 실력있는 기업들이 상장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7월 문을 연 코넥스(Korea New Exchange)는 벤처·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이다. 정부의 창조경제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창업→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 사다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코넥스 상장은 자기자본이 5억원이거나 매출액 10억원, 또는 순이익 3억원의 요건 가운데 하나만 충족하면 가능하다.

7월 1일 코넥스는 출범 3주년을 맞았다. 김 회장은 코넥스 시장이 코스피·코스닥에 이어 제 3의 주식시장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코넥스 상장기업 중 10% 정도인 16개 기업이 코스닥시장으로 옮겨갔다”며 “코넥스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코넥스에 상장하겠다는 기업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째 협회를 이끌고 있는 김 회장은 코넥스 상장기업인 금융 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대표이기도 하다. 에프앤가이드는 내년 하반기쯤 코스닥 이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회장을 지난 6월 21일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에프앤가이드 사무실에서 만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출범 당시 4689억원이었던 코넥스 시가총액은 올해 6월 27일 현재 5조1722억원으로 늘었다. 상장기업 수는 100개 증가했다. 현재 코넥스 상장된 기업 수는 124개다. 출범 초기 일 평균 6만주와 4억원 수준이었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현재 각각 20만~30만주, 30억~40억 원으로 늘었다. 짧은 시간 동안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김 회장의 노력이 컸다. 그는 “협회장의 일은 코넥스 기업들과 관계당국 간 소통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통로역할”이라며 “거래소도 처음 여는 시장이기 때문에 협회의 의견을 많이 피력했다”고 말했다.

그중에 하나가 투자 거래 활성화를 위해 기본 예탁금 규제를 낮춰달라는 것이었다.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거래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그 의견을 받아들여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거래 예탁금을 기존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낮추고, 연 3000만원 한도 내에서는 예탁금 없이도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소액투자전용계좌를 도입했다. 투자진입 장벽을 낮추면서 올 들어 코넥스시장의 시가 총액은 1조원이 늘었다.

여기에 기업들의 성장도 이어지면서 더욱 활기를 보였다. 코넥스 상장기업의 절반은 정보기술(IT)과 바이오 업종이다. 김군호 회장은 “지난해 기업의 순이익이 20억원을 넘는 곳이 18곳에 달한다”고 말했다. 코넥스시장 시가총액 2위 상장사인 척추 임플란트 전문기업 엘앤케이바이오메드는 지난해 8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시가총액 4위인 건강제조기업 현성바이탈도 79억원의 흑자를 냈다.

이처럼 지난 3년 간 코넥스시장은 꾸준히 커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소액 개인투자자가 투자하기는 쉽지 않다.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한 코넥스 공모펀드가 없어서다. 현재까지 사모펀드 8개 만이 출시됐다. 이 중 5개는 코넥스시장 활성화 위해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 등 5개 증권유관기관이 1500억원을 출자해 만든 펀드다.

펀드 성적은 좋다. 5개 증권유관기관이 투자한 코넥스 사모펀드인 ‘동양밸류스타사모증권’과 ‘미래에셋트라이엄프사모증권’은 2013년 6월 28일 설정된 후 올해 6월 21일까지 누적 수익률 51%를 기록했다. ‘교보악사Tomorrow사모증권’ 펀드의 누적 수익률도 40%가 넘는다. 지난 3년 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누적 수익률은 5.4%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코넥스에 상장된 대다수 기업은 신성장동력인 IT나 바이오 기업들로,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가도 함께 올랐다”고 말했다.

분기·반기보고서 제출 의무화 시켜야


비교적 높은 수익률에도 운용사들은 공모펀드 만들기를 꺼리고 있다. 코스피·코스닥에 비해 여전히 코넥스는 거래량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펀드를 만들려면 시장에서 사고 파는 거래가 원활해야 하지만 코넥스 투자 기업은 주로 벤처캐피털과 같은 장기 투자자이기 때문에 사고파는 게 어렵다”고 말했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도 “거래대금은 늘었지만 중소·벤처 기업들이 많다 보니 투자위험이 높아 개인들의 투자가 쉽지 않을 것”고 말했다. 이렇다 보니 운용사들은 공모펀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주식 분산을 위해 대주주 물량을 풀거나 신주발행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김 회장은 “코넥스는 주식 유동성이 코스피나 코스닥보다 적은 만큼 펀드 환매제한 기간의 조건을 걸고 출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로 지목됐다. 코넥스 상장기업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와는 달리 분기·반기별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가 없다. 김 회장은 코넥스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투자정보 문제가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한국거래소는 보고서의 부담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공시의무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오히려 이 점이 투자의 접근성을 떨어뜨린다”며 “해당 기업들이 사업보고서를 분기별로 내는 것을 의무화시켜 정보 공유를 더욱 활발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1342호 (201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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