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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아마존, 클라우드 독주 MS·IBM·구글 도전장 

아마존웹서비스(AWS) 30%대 점유율... MS 등은 솔루션 통합으로 반격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올 1월 한국을 방문한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AWS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처음 시작했을 땐 지금처럼 크게 성장할 줄 전혀 몰랐습니다. 회사 내부에서도 주목하지 않았죠.”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한 외신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AWS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닷컴(Amazon.com)으로 유명한 아마존이 만든 클라우드 서비스 분야의 기업 간 거래(B2B) 자회사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했다. 2006년 3월 선보인 ‘S3’라는 스토리지 서비스가 시초였다. 이후 AWS는 2012년 한국에도 지사를 설립하면서 진출했다.

미래를 본 선(先)투자는 결실로 다가왔다. 재시 CEO의 말대로, 아마존 내부에서도 반신반의하던 AWS는 ‘클라우드 기술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 속에 세계 최대 클라우드 업체로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AWS의 세계 클라우드 시장점유율은 31%로 후발주자인 2위 그룹 4곳(마이크로소프트(MS) 9%, IBM 7%, 구글 4%, 세일스포스(Salesforce) 4%)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4곳을 합친 점유율(24%)보다 7%포인트가 높았다. AWS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63%에 달한다. 세계에서 100여 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가운데, 2300여 정부기관과 7000여 교육기관, 2만2000여 비영리 기관 등이 AWS의 클라우드를 활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는 지난해 1750억 달러였다. 올해는 2040억 달러(약 233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마존은 AWS의 사업 아이디어를 이미 2000년 무렵부터 갖고 있었다. 당시 머천트닷컴(Merchant.com)이란 새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준비하던 아마존은 이 플랫폼을 다른 외부 개발 플랫폼과 연동하려 했다. 내·외부망의 연동이 처음엔 쉽지 않았지만, 아마존 개발자들은 연구와 개발 끝에 이를 해결했다. 2003년 아마존 경영진은 회의 끝에 클라우드 서비스의 원형이 되는 이런 인프라 서비스를 다른 사업처럼 잘 운영할 수 있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로부터 3년 후 아마존은 MS 등 경쟁사들보다 몇 년 앞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규모 올해 233조원


AWS의 클라우드는 ‘인프라로서의 서비스(IaaS, Infrastructure as a Service)’란 점을 강조한다. 대량의 서버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을 구매해놓고 사용자들에게 그걸 대여해주는 식이다. 간편성을 극대화했다. 몇 가지의 웹 양식만 기입하면 누구나 가상의 머신(machine)을 업로드하고, 데이터를 저장하면서 연산 작업을 손쉽게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 수에 맞춰 몇 분 내로 서버를 자동 증설해준다. 사용자들로선 다른 하드웨어를 구매할 때보다 더 빠르고,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AWS는 이처럼 사업 초기부터 지금껏 ‘누구나 계정을 만들어 간단 명료하게 작업할 수 있게 한다’는 기본 원칙을 고수, 사용자들을 만족시켰다. 이렇게 형성된 서비스 규모는 선점 효과를 누리면서 경쟁사들이 넘보기 어려울 만큼 방대해졌다. 가트너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AWS가 14곳의 클라우드 분야 경쟁사들보다 10배 많은 인프라를 보유, 운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보안과 자동화 기술 강화에도 나선 AWS의 고객 기관·기업으로는 미국항공우주국(NASA)·넷플릭스·다우존스·에어비앤비·어도비시스템즈 등이 있다. 한국에선 삼성과 아모레퍼시픽 등이 AWS를 활용하고 있다.

MS·IBM·구글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IT 기업들은 AWS의 독주 체제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들은 후발주자임에도 막강한 자금력과 기술력을 갖춰 AWS의 대항마로 여겨진다. 특히 클라우드 분야 세계 2위 MS는 재무와 영업 등 다양한 업무 영역별 비즈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독일의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SAP와의 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하면서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기존에도 협력 관계였던 두 회사는 최근 MS의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를 SAP의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관리 서비스인 ‘하나(HANA)’에 접목, 보안성 등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 MS 애저 사용자는 MS의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SAP 하나를 쓸 수 있게 된다. SAP는 ‘필드글래스(Fieldglass)’ ‘컨커(concur)’ 같은 서비스도 MS의 ‘오피스 365’와 통합하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MS는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를 추격하기 위해 ‘솔루션 통합’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과거엔 경쟁 관계에 있던 일부 기업까지 포섭해 제휴할 만큼 적극적”이라고 전했다. SAP의 경우 이미 AWS와도 협력, 개발자가 AWS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SAP 하나를 실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번 협업에서 MS가 AWS와 차별화한 건 지원하는 전체 메모리 용량이다. AWS는 노드당 2TB를 지원하지만 MS는 단일 인스턴스에 메모리를 최대 3TB까지 지원한다. MS와 SAP는 솔루션 통합을 마무리하고 올 3분기부터 실제 서비스를 시작한다.

MS·IBM·구글, 연평균 성장률 93%

이 밖에 MS는 제너럴일렉트릭(GE)과도 제휴, 내년 2분기부터 GE의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인 ‘프리딕스’가 애저에서도 돌아갈 수 있게 할 예정이다. 프리딕스는 현재 AWS에서만 돌아가는 플랫폼이다. AWS의 지원군이던 SAP와 GE를 잇따라 포섭하면서 AWS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에 AWS는 ‘클라우드9’라는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개발환경(IDE) 분야 스타트업을 인수하면서 맞불을 놓았다. AWS는 클라우드9의 IDE를 통합해 사용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IBM과 구글도 클라우드 시장 개척에 적극적이다. IBM은 가상 서버 방식의 일반 퍼블릭 클라우드에 비해 일관된 성능과 짧은 대기 시간을 보여주는 베어메탈 서비스를, 구글은 경쟁사 대비 오픈소스 친화적 클라우드를 각각 무기로 내세운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MS·IBM·구글 3사의 연평균 성장률은 93%로 AWS보다 높아,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역전하는 일이 벌어질지 주목된다. 세일스포스·휴렛팩커드(HP)·오라클·알리바바(중국)·후지쯔(일본) 등의 기업들도 클라우드 사업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 중이다.

1345호 (2016.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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