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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1위 | 제넥신] 믿을 것은 오직 파이프 라인(연구개발 단계에 있는 신약 물질)? 

상반기 매출 56% 감소 … 임상2상 단계인 6개 신약물질에 기대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국내 시가총액 200대 상장사(8월 말 기준) 중 올 상반기 매출 감소율(-56%) 1위, 영업이익률 꼴찌(-262.3%),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률 변동치(-266%p) 최하위. 바이오 벤처인 제넥신의 올 상반기 성적표다. 제넥신은 올 상반기 매출 49억 1000만원, 영업손실 128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제넥신은 200대 상장사 미저리 지수 조사에서 불명예 1위에 올랐다.

실적은 급감했지만 주가는 나쁘지 않았다. 연초 4만5000원 대에서 출발한 제넥신 주가는 4월 말 7만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제넥신의 시가총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6.2% 늘었다. 그러나 2분기 저조한 실적 예상치가 나오면서 주가는 미끄럼을 탔다. 최근 주가는 52주 최저가(4만6050원)에 근접했다. 서근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제넥신이 추진하는 임상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다소 옅어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 연구원은 "제넥신은 실적주가 아니다"며 "최근 주가 하락은 제넥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장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제넥신 측은 "임상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1996년 설립된 제넥신은 단백질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 백신 등을 개발한다. 이 회사는 2009년 9월 기술 특례 업체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기술 특례는 상장 요건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유망한 기술을 보유한 업체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최대주주는 지분 22.8%를 보유한 한독이다.

제넥신에 따르면, 현재 6개 신약물질이 임상2상 단계다. 성인·소아 대상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GX-H9)와 HPV(인간 유두종 바이러스) 치료 백신(GX-188E), 빈혈 치료제(GX-E2) 등에 특히 기대를 걸고 있다. 이밖에 임상 1단계 1개 물질, 전임상 단계 5개 물질을 보유했다.

제넥신은 상장 후 2015년 10억8000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 외에는 매년 적자를 봤다. 또한 기술 특례로 상장한 26개 바이오 기업 중 올 상반기 가장 많은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버는 돈은 미미한데 쓸 돈은 많다. 임상 단계에선 막대한 비용이 든다. 제넥신은 지난 6월 신약 임상 비용을 확보하기 위해 800억원 규모의 전환 우선주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결국 믿을 것은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연구·개발 단계에 있는 신약 물질)뿐인데, 쉽지 않다. 관련 업계에서는 신약 후보물질 1만 개 중 250개가 전임상 단계까지 가고, 그중 1개가 신약 개발에 성공한다고 추산한다. 결국 제넥신의 미래는 0.01%의 확률을 뚫느냐에 달렸다.

1352호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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