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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8위 | 삼성SDS] 삼성전자와 합병 기대 꺾이며 주가 폭락 

이재용 부회장, 1월 지분 매각 … 실적보다 지배구조 이슈에 민감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삼성SDS는 삼성물산과 더불어 삼성그룹의 대표적인 지배구조 관련 회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분의 9.20%를 들고 있어 주식시장에선 '이재용 주'로 불리기도 한다. 삼성SDS의 주가는 매출·영업이익 등 경영 지표보다는 지배구조 재편 시나리오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삼성SDS는 200대 상장사 미저리 지수 조사에서 불명예 8위에 올랐다. 부진한 주가 탓이다. 이 회사는 공모가 19만원으로 2014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이름을 올린 후 2개월 만에 40만원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6월 말 주가는 14만3500원으로 1년 새 44.7% 급락했다. 시가총액 역시 20조795억원에서 11조1037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삼성SDS의 주가 하락률은 200대 상장사 중 대우조선해양·쿠쿠전자에 이어 세 번째로 컸다. 주가 급락에 비하면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선방했다. 올 2분까지 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0.1%포인트 상승했다.

고공행진을 벌이던 삼성SDS 주가가 하락한 것은 삼성전자와의 합병 기대감이 꺾였기 때문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1월 장외거래로 삼성SDS 지분 2.05%(158만7757주)를 약 3800억원에 매각했다. 이게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할 것이란 시장의 관측이 빗나갔다는 시그널로 작용했다.

이전까지 시장에선 이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보유한 삼성SDS와 삼성전자의 합병을 기정사실로 여겼다. 삼성그룹 차원에서 SDS 주가를 부양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다. 삼성SDS의 주가가 높으면 높을수록 삼성전자와 합병 때 이 부회장이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삼성SDS의 낮은 성장성도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삼성SDS는 정보통신기술(ICT) 회사로 기업의 IT 시스템 운영·관리와 물류·운송 서비스를 맡는다. 사업 특성상 거래 기업 수나 규모가 폭발적으로 늘어나지 않으면 자체적인 성장은 어렵다.

삼성SDS는 물류 부문을 분리해 기업 가치를 띄우겠단 계획이다. 삼성SDS는 주주들에게 인적분할 방식을 제안한 상태다. 하지만 현재 IT부문(7조~8조원)과 물류부문(1조5000억~2조원), 순현금(2조5000억원) 등을 모두 더한 기업 가치는 현재 시가총액과 비슷한 12조원으로 추산돼 추가 주가 상승 여력이 있을지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상법 개정에 따라 삼성전자가 자회사를 만들어 삼성SDS주주에게 합병 신주 대신 삼성전자 주식을 주는 삼각합병 방식을 취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하고 있다.

1352호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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