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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21위 | 쿠쿠전자] 개성공단 폐쇄, 중국 사업 부진에 발목 

매출 늘었지만 시가총액은 급감 … 렌털 사업 확대로 반전 노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쿠쿠전자는 1998년 선보인 자체 브랜드 ‘쿠쿠 밥솥’으로 유명한 국내 1위 밥솥 업체다. 이 회사의 최근 실적은 표면상 나쁘지 않다. 지난해 매출 6675억원, 영업이익 916억원으로 각각 전년도 수치(5667억·786억원)를 웃돌았다. 순이익이 746억원으로 전년(907억원)보다 감소했지만 여전히 흑자다. 이 회사의 발목을 잡은 건 주가다. 쿠쿠전자는 9월 6일 기준, 최근 3개월 간 주가가 18만원대에서 14만원대로 곤두박질쳤다. 최근 1년 간의 주가 추이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10월 한때 28만원대를 찍은 후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반 토막이 났다.

증권 업계는 쿠쿠전자의 성장세가 둔화한 데서 주가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는다. 우선 중국 시장 사정이 좋지 않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전 부문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라며 “특히 중국 사업 실적이 당장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는 2003년 현지 법인을 세운 후 중국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중국 진출 10년 만인 2013년엔 최초로 매출 200억원을, 지난해는 300억원을 돌파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가 채 안 된다.

중국에서 계속 사업을 키우면서 비용 부담이 커졌지만, 투입 대비 수익성이 낮은 것이 고민이다. 양지혜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의 영업이익률이 회사 전체 평균치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라며 “외형적 성장에 비해 이익 상승폭이 제한적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악재도 겹쳤다. 올 2월 개성공단 폐쇄로 이전에 갖고 있던 공장을 이전하는 데 적잖은 비용이 들었다. 쿠쿠전자는 종전까지 개성공단에서만 월 8만~10만대의 수출·내수용 밥솥을 생산했다. 아울러 수익성이 좋은 ‘IH압력밥솥(내솥 밑면만 가열하는 일반 전기밥솥과 달리 내솥 전체를 가열하는 방식)’보다 ‘열판압력밥솥’의 판매 비중이 커진 점도 성장세 둔화의 한 요인이었다.

쿠쿠전자는 2010년 사업 다각화를 위해 처음 뛰어든 렌털(대여) 부문 사업을 확대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또한 공기청정기 등의 품목에서 가입자 유치에 힘쓰고 있다. 이들을 고정 고객으로 확보하면 안정적 수익이 발생한다는 기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의 누적 렌털 계정은 올 6월 기준 96만여 개로 지난해 말보다 17% 이상 늘었다. 지난해 렌털로만 기록한 매출은 1600억원대. 올해는 2200억원대를 넘어설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키움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렌털 부문이 쿠쿠전자의 활력소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352호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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