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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명예 5위 | LG이노텍]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 직격탄 

18분기 만에 적자로 전환 … 하반기에 실적 개선 전망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결국 애플이 발목을 잡았다. LG그룹을 대표하는 부품기업 LG이노텍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조315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5%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영업손실은 336억원이다. 1분기엔 그나마 4억원 정도 영업이익이 났지만 2분기에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2011년 4분기 이후 18분기 만에 적자기업이 됐다. 미저리 지수는 마이너스 49.5점을 기록해 200대 상장사 중 꼴찌에서 다섯 번째였다.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고객사인 애플이다. LG이노텍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뒷면에 장착된 카메라모듈을 만든다. 카메라모듈은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하는 주력 분야다. 그러나 1~2분기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직격탄을 맞았다.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1조4180억원에서 1년 만에 8740억원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분기 애플의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SA는 ‘아이폰 피로 현상(iPhone Fatigue)’을 판매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여기에 또 다른 고객사인 LG전자의 플래그십 스마트폰(‘G5’)마저 부진해 부담을 가중시켰다. 광학 솔루션과 함께 영업이익의 양대 축이었던 기판소재 사업부도 스마트폰 메인기판인 HDI(High Density Interconnect) 수요가 줄면서 적자가 났다.

카메라모듈과 관련해선 명암이 존재한다. 우선 9월 7일(현지시간) 발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카메라에 LG이노텍의 제품이 들어갔다. 특히 아이폰7플러스에는 와이드 렌즈와 56mm 텔레포토 렌즈가 함께 달린 듀얼 카메라가 장착됐다. 이 듀얼 카메라의 평균 판매단가(ASP)가 꽤 높다. 아이폰7 관련 매출이 늦어도 4분기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프리미엄(high-end) 스마트폰의 수요가 앞으로 빠르게 늘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6%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LG이노텍이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차량 전자장치부품은 스마트카 트렌드 등과 맞물려 전망이 밝다. 하반기에만 2조원 이상을 수주해 올해 신규 수주 규모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수주 증가 속도를 감안할 때 자율주행보조(ADAS) 관련 핵심 부품인 통신모듈과 카메라모듈에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352호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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