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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골프 10대 관전 포인트] 여고남저(女高男底) 이어질까? 

 

남화영 헤럴드경제 스포츠팀 편집장
박성현·전인비 LPGA 활약 기대 … 대회 수 늘고 상금 확 오른 KPGA

지난해 국내 골프투어에서는 여고남저(女高男底)현상이 뚜렷했고, 해외 남자 메이저 대회에서는 슈퍼스타 없이 첫 우승자들이 면면을 장식했다. 2017년 정유년을 맞아 세계 남녀 골프 판도는 어떻게 전개될까. 김시우, 왕정훈, 박성현, 전인지, 이보미 등 한국 선수들은 어떤 성과를 낼까. 2017년 골프 10대 관전 포인트를 정리했다.

1. JLPGA에서 200승 달성

1985년 한국여자골프의 선구자인 구옥희가 일본여자프로 골프(JLPGA)투어에 진출해 3승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한국 선수들은 2016년까지 32년간 일본에서만 191승을 쌓아 올렸다. 지난 한 해만도 이보미의 5승을 비롯해, 신지애 3승, 김하늘·이지희·전미정·안선주 각 2승. 강수연 1승까지 총 17승을 합작했다. 구옥희는 2005년까지 20년간 활동하면서 통산 23승이란 위업을 쌓았다. 하지만 그의 다승 기록은 지난해 경신됐다. 전미정은 2006년 첫 승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11년간 24승을 거뒀다. 하지만 전미정도 안심할 수 없다. 안선주는 7년간 활동하며 22승, 이지희는 17년간 21승, 이보미는 20승을 거뒀으니 이들 간의 다승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지금의 추세라면 200승까지 남은 9승은 올 초여름이면 달성될 듯하다.

2. 조던 스피스의 마스터스 우승

4월 7일부터 열리는 올해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에서 지난해 황망하게 무너졌던 조던 스피스가 자존심을 세울지 관심사다. 스피스는 2014년 2위, 15년은 역대 최소타(18언더파) 타이 기록으로 우승했다. 하지만 지난해는 줄곧 선두로 달리다가 마지막날 파3 12번 홀에서 공을 물에 두 번이나 빠뜨리면서 4오버파로 무너지며 공동 2위에 그쳤다. 그때의 충격 탓인지 세계 랭킹 5위까지 내려간 스피스가 올해 첫 메이저인 마스터스에서 자존심을 회복하느냐의 여부가 올해 남자 메이저의 최대 관심사다. 6월15일부터 열리는 US오픈 또한 위스콘신주 에린힐스에서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를 개최한다. 2년 전에 처음 개최하는 골프장 체임버스베이에서 우승할 때처럼 스피스의 2연패 여부도 관심거리다.

3. 로리·데이·스피스 1위 경쟁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인 제이슨 데이가 왕좌를 키질지 관심사다.
현재 세계 골프 랭킹 톱3는 호주의 제이슨 데이, 북아일랜드의 로리 매킬로이, 미국의 더스틴 존슨 순이다. 데이는 지난해 3월27일부터 현재까지 38주 동안 세계 1위에 올라 있다. 매킬로이는 데이에게 왕관을 물려주기 전까지 무려 95주간 최정상을 지켰다. 현재는 2위지만 1위 복귀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수가 매킬로이다. 그는 지난해 PGA투어 페덱스컵 우승을 통해 1000만 달러의 보너스를 획득하는 등 옛 기량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스피스는 지난해 마스터스 전까지 26주간 제위를 지켰다. 이들 3명의 선두 경쟁에 뛰어들 선수는 더스틴 존슨이다. 현재 3위인 장타자 존슨이 어느 순간 선두로 튀어 오를 수도 있다.

4. 타이거 우즈의 복귀 행로

41세의 타이거 우즈는 지난 10월 말 자신의 새 사업 브랜드 ‘TGR’을 선보이면서 “내 인생의 2막이 올랐다”고 선언했다. 그건 메이저 14승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79승의 기록을 경신하는 ‘선수’의 개념에서 한 발 물러난 ‘사업가’로의 선언이었다. 대회도 지난 12월 자신의 재단이 주관하는 히로 월드챌린지에만 나왔다. 물론 시청률은 우즈의 티켓 파워를 반영하듯 2배로 올랐다. 출전을 공식화한 2월 LA 인근 리비에라CC에서 열리는 제네시스오픈 역시 우즈재단이 주관하는 대회다. 메이저 4개 대회를 제외하면 그는 오는 6월 말 퀴큰론스내셔널에서도 주관자 자격으로 출전할 것이 뻔하다. 그의 이런 행보를 두고 전문가들은 “우즈가 자신의 79승 기록은 어쩌다 깰 수 있을지 모르나 잭 니클라우스의 메이저 18승은 절대 못 깬다”고 전망한다. 선수가 아닌 사업가로 돌아선 우즈는 이제 더 이상 세계 1위로 돌아올 수는 없을 것이다.

5. 안병훈·김시우·왕정훈 한류 3총사

지난해 한국인 프로골프 선수 중에서 가장 많은 상금 소득을 올린 선수는 PGA투어 마지막 대회인 윈덤챔피언십 우승자 김시우였다. 22살인 김시우는 국내 남녀 선수 통틀어 가장 많은 상금(36억6031만원)을 벌었다. 그 뒤로 미국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를 병행한 안병훈(25)이 25억245만원이었고, 왕정훈(21)은 핫산2세트로피, 아프라시아모리셔스오픈에서 연달아 우승하면서 시즌 상금액 21억9334만원으로 한국 골프 선수 중에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안투어 상금 9위(2015년)의 선수에서 출발한 왕정훈은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에서 신인상을 받을 정도로 급성장했다. 세 명의 공통점은 해외에서 주니어 시절을 보내면서 일찍부터 해외 투어 무대에 적응했다는 점이다. 최경주, 양용은, 배상문으로 이어진 한국 남자 골프의 에이스도 세대교체가 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6. 박성현과 전인지의 LPGA 적응


▎2016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박성현 선수가 올해 미국 무대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지난해 한국 여자골프 역사는 박성현이 혼자 다 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외 초청 대회가 많아서 국내 대회는 20개만 출전했으나 무려 7승을 거뒀고, 2위 두 번, 3위 한 번, 4위 두 번이었다. 6월 롯데칸타타오픈에서의 20위가 가장 저조한 성적이었다. 상금액은 역대 국내 남녀 시즌 상금액 중에서 최고인 13억3309만원이다. 박성현의 장점은 호쾌한 장타에 있다. 평균 비거리 265.59야드와 그린 적중률 79.72%는 각각 시즌 선두였다. 퍼팅에서도 라운드당 29.81타로 5위로 준수하다. LPGA투어와 비교해도 수준급의 기량이다. 하지만 처음 접하는 미국 투어 생활에 얼마나 적응할지는 미지수다. 또 한 명의 주목할 선수는 세계 랭킹 4위이자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최소타 우승하며 신인상을 받은 전인지다. 정교한 아이언샷에 흠 없는 플레이가 위력을 발한다면, 소위 ‘2년차 증후군(Sophomore Slump)’에 빠지지 않고 두각을 보일 것이다.

7. LPGA 영건들의 활약

지난해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영건들이 주름잡았다. 뉴질랜드 출신의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19·4승)를 시작으로, 2위 태국의 아리야 쭈타누깐(21·5승), 3위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18·2승)이 투어에서 가장 어린 선수들이다. 지난해 총 33개 대회의 절반인 16개 대회에서 21살 이하 선수들이 우승을 거뒀다. 가장 나이 많은 우승자가 US여자오픈 챔피언인 브리타니 랭(30 미국)이었다. 올해도 이 같은 구도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연소와 관련된 수많은 기록은 리디아 고가 모두 경신했다. 20대 초반이 내년에도 우승 경쟁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8. 이보미의 3관왕 3연패

2011년 일본 무대에 진출한 88년생 이보미는 일본 여자프로골프(JLPGA)에서 2015년 시즌 7승을 거두며 남녀 투어 사상 최고 상금(2억3049만 엔)을 돌파했다. 지난해는 11월에 열린 이토엔레이디스골프토너먼트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하면서 시즌 5승이자, 일본 진출 6년 만에 통산 20승을 달성했다. 또한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상, 상금왕, 최저타수상의 3관왕을 쟁취했다. 총 156경기에 출전해 7억3225만 엔을 벌어서 역대 JLPGA상금 기록도 9위로 올랐다. 통산 상금 왕 1위인 후도 유리가 430경기 동안 번 13억4881만 엔도 지금의 기세라면 몇 년 내에 추월할 수 있다. 특히 평균 타수 70.09타로 JLPGA투어 역대 최저타도 경신했다. 이에 따라 이보미는 올해 JLPGA의 전인미답의 영역인 평균 60대 타수를 목표로 삼았다. 또한 지금의 추세라면 3관왕을 3연패하는 기록에도 도전할 만하다. 그는 골프 실력 뿐만 아니라 예쁜 외모, 친절한 팬 서비스로 인해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다. 심지어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 말려>에도 등장했을 정도다. 이보미 열풍은 당분간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 같다.

9. 롤렉스 시리즈 여는 유러피언투어

지난해 미국 PGA투어는 아시아로의 진출을 본격화했다. 일본 도쿄에 지사를 설립했고 중국에서는 3부 투어인 차이나투어에 대회를 신설하는 등 권역을 더 넓혔다. 한국에도 10년간 정규대회 CJ컵을 열기로 했다. 이에 맞서는 유러피언투어의 응전 역시 만만치 않다. 첫 번째는 호주투어의 흡수다. 종전까지 원아시아투어로 운영되던 호주 대회를 모두 자신들의 정규 스케줄 안으로 흡수하고 공동 개최로 연다. 올해 총 48개의 대회를 개최하는데 5월에 포르투갈오픈과 로코포르테오픈, 10월에 안달루시아발데라마마스터스가 신설된다. 무엇보다 올해 비장의 무기를 꼽으라면 롤렉스 시리즈다. 기존 대회를 포함해 모두 7개의 대회를 총상금 700만 달러 이상의 대회로 개최한다는 게 뼈대다. 이는 PGA투어의 평균 상금액인 650만 달러를 넘는다. 물론 터키 항공오픈 등 기존 3개의 파이널 시리즈 상금액은 그대로 두고 롤렉스가 이름만 걸었다. 하지만 5월 말의 BMW챔피언십 등 4개 대회는 기존 상금액에서 최대 두 배가 늘어났다.

10. 17개 대회로 늘어난 KPGA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는 13개의 대회에 총상금 92억원 규모로 열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38억여 원이 증가한 17개 대회에 129억5000만원 규모로 확대돼 열릴 전망이다. 이는 6개 대회가 추가되고 기존 2개 대회는 중단되는 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인 대회는 현대 제네시스챔피언십이다. 2월에 미 PGA투어에서 열리는 것과 맞물려 9월에 총상금 15억 규모로 신설된다. 한국오픈은 60주년을 맞아 6월로 대회 일정을 옮기면서 우승자와 2위 2명에게 디오픈 출전 티켓을 부여한다. 이밖에 하나은행이 7억원 규모의 대회를 개최하고, 스크린골프 업체인 지스윙도 대회를 신설한다. 10월 중순 제주도 클럽나인브릿지에서는 미 PGA투어인 더CJ컵 나인브릿지를 900만 달러 상금 규모로 개최하는 만큼 한국 남자 선수들이 더 높은 투어로 뛰어들 등용문도 있다.

1367호 (2017.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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