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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년 창업가, 그들은 누구인가 (下)] “공부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양빈 칭화대 부총장, 천성민 칭화대 경영대학 리더십연구소 연구원
중국 창업형 리더의 6가지 특징 … 앞선 비전과 전략으로 패러다임 바꿔

청년이 꿈꾸는 나라의 미래가 어두울 리 없다. 그런 면에서 중국은 부러움의 대상이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중국 청년 5명 중 2명은 창업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이 그들을 꿈꾸게 할까. ‘차이나 드림(中國夢)’을 향해 가는 그들은 또 누구일까. 중앙일보 중국연구소가 발행하는 [칭화 비즈니스 리뷰]는 1962년 이후 출생한 89명의 중국 청년 창업가를 심층 분석한 칭화대 산하 칭화비즈니스리더십연구소의 결과물을 소개했다. 무엇이 그들을 꿈꾸게 했는지, 어떻게 그 꿈을 실현해 나가는지 2회에 걸쳐 연재한다. - 편집자 주


▎중국에는 제2의 알리바바, 텐센트를 꿈꾸는 창업자가 넘쳐 난다. 사진은 2015년 중국 선전에서 개최된 제3회 중국전자정보박람회에 참가한 알리바바의 인공지능 부문 아리윈 부스’. / 사진:중앙포토
중국의 창업형 리더는 어떤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꿈을 이뤄나갈까. 칭화비즈니스리더십연구소는 1962년생 이하 89명의 창업가와 인터뷰를 하면서 창업형 리더와 일반기업의 리더를 구분하는 6가지 특징적인 리더십 행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비전 제시, 전략적 사전행동, 패러다임의 변화, 신념을 통한 호소, 이성과 실용주의, 시(인맥) 다지기다. 우리는 이를 ‘전형적인 특징’이라 불렀다. 한편, 일반기업의 리더에게서도 볼 수 있고 창업형 리더에게서도 볼 수 있는 두 가지 리더십 행위가 있었다. 우리가 ‘중요한 특징’이라 부르는 이 두 가지 요소는 바로 가속학습과 팀 빌딩이다.

조직을 이끄는 비전 파워

창업형 리더는 환경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든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이상을 위해서든, 많은 사람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비전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이를 ‘비전 파워’라고 부른다. 비전이 있기에 꿈을 지속할 수 있고 팀을 이끌며 열정을 발산할 수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끝까지 버티며 놀라운 ‘비전 파워’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보통 비전, 사명, 경영목적과 가치 신념은 서로 연관돼 있다.

G8(※이 글 속에 등장하는 인터뷰 응답자는 모두 알파벳과 숫자의 조합으로 표현했다. 알파벳 G는 창업형 기업가, M은 창업형 전문경영인, E는 기업 후계자, I는 사회단체 창립자다. 알파벳 뒤의 숫자는 인터뷰를 진행한 순서다) 이 설립한 한 소프트웨어 회사는 첫 해 영업이익이 8만 위안(약 1380만원)이었다. 지금은 100억 위안(약 1조7300억원)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그의 비전은 기업의 확장에 따라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처음에는 재무 프로그램을 개발하면 기회가 생길 것 같아서 재무 프로그램 회사를 세웠다. 얼마간 하다 보니 특정 분야에서 중국 최고의 회사가 돼야 할 것 같았다. 그게 두 번째 단계의 목표였다. 재무 프로그램과 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아태지역 최대의 서비스 제공업체가 된 뒤로 우리는 사실 중국뿐만이 아닌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략의 선구자

G27은 전형적인 비전 파워의 실천자다. 그는 “리더는 표현과 홍보에 능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우리의 비전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우리는 현재 중국의 모든 가정에서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하나의 맞춤형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 고급 교육의 대중화를 이루는 것이다. 나는 이러한 비전 자체의 사회적 의의가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나는 학비가 비싸 학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 그리고 개인별 맞춤 설계가 안 돼 모든 학생이 가오카오(高考·중국의 대입시험)에만 목을 메고 ‘누구누구 배우기’에만 열중하는 아이들을 도와주고 싶다.”

전략의 선구자와 전략의 수립자는 다르다. 기업은 발전을 위해 반드시 전략을 수립해야 하지만, ‘선구자’의 전략은 시장 발전의 최전선에서 일정한 고도와 시야를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과도하게 앞서나가지 않으면서도 무턱대고 남을 추종하지 않는 것이다. 업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발전을 구가한다면 초창기 시장 성장 단계에서 선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전략은 보통 하나의 패러다임이나 개념에서 나온다. 그 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겪고 다듬어진 후 비로소 일정한 가이드 역할을 발휘하게 된다. 우리가 인터뷰한 창업형 리더의 대다수는 과거의 경험을 통해 자신들의 전략 패러다임을 세웠다.

G68은 기업이 성장하기 시작한 이후 한 전략에 계속해서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창업하고 나서 5년간은 뭐든지 다 하고 싶게 마련이다. 선택적 측면에서 흥미롭다고 느껴지면 찾아서 하는 것이다. 그래서 5년까지는 웹사이트에 흥미를 느껴 채용·교육·자문 등 HR과 관련된 것은 뭐든 다 했다. 다행히 2001년 비로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됐다. 그 뒤 6년 차부터 5년 간은 채용에만 주력했다.”

G20은 무역 쪽으로 창업을 했다. 처음 3년간은 닥치는 대로 다양한 제품을 취급했다. 이후 8년 간은 문구류 수입에만 집중하며 다시 12년 동안 그만의 ‘문구 왕국’을 세워나갔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돌아보며 말했다. “지난 12년을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생산의 규모화를 이루는 단계였다. 나는 계속해서 규모를 확장해 가며 경제적 수익을 높여갔다. 두 번째는 마케팅 채널을 강화하는 단계였다. 자회사를 세우고 2급, 3급, 그리고 점차 최종 소매 채널을 뚫어나갔다. 세 번째는 브랜드 홍보 강화 단계였다. 현재 우리 제품은 학용품과 사무용품 두 개의 소비군을 대상으로 한다. 이들은 우리 제품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고 실제 사용도 해 본 집단이다. 현재 연간 매출액은 20억 위안 가량이다.”

시장의 판을 바꿔라

창업형 리더는 현 시장의 룰을 과감히 깨거나 바꿔야 한다. 우리는 이를 ‘경영 패러다임의 혁신자’라 부른다. 진정한 창업형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제품, 기술 또는 경영에 일대 혁신을 이루거나 범상치 않은 변혁을 일으켜야 한다.

창업 홀릭으로 불리는 G51은 중저가 호텔체인 창업에 성공한 경험이 있다. 나름 새로운 업태를 만들어 냈지만 정작 그가 하고 싶었던 것은 독특한 스타일의 중·저가형 호텔 체인이었다. 지금까지 주요 도시에 30곳이 넘는 호텔을 지었다. 이들은 ‘심플함’과 ‘트렌디’를 가장 큰 특징으로 한다. 끊임없는 혁신과 변화는 그의 DNA 속에 박혀 있는 듯 보인다. 자신의 신념을 꿋꿋이 밀고 나가는 성격은 언제부터 만들어진 것이냐고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20대 때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내가 하는 일에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계획 하나는 아주 잘 세운다.”

인터뷰 응답자 가운데는 기업의 2세대 계승자 두 명도 포함돼 있었다. 이들은 경영모델의 혁신에 관해 윗세대와는 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 E32는 2003년 부친의 병이 위중할 당시 가족기업을 물려받았다. 그는 가장 먼저 지분 구조에 칼을 댔다. 관리자층에 있는 친척들을 모두 내보냈다. 그 다음은 사업 재편이었다. 그의 꿈은 중국에서 진정한 의미의 ‘제3자 물류’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전통적인 운송업체에서 원자재와 완제품 공급, 금융, 금융형 임대, 물류관리, 산업용과 상업용 부동산, 육·해·공 물류를 아우르는 일원화된 공급망 서비스 업체로 탈바꿈하고자 했다. 현재는 연간 생산규모 60억 위안을 넘어서는 기업으로 거듭났다.

창업형 리더는 매력형 리더

창업형 리더의 대다수는 ‘매력형 리더’다. 매력은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고수하고 이를 스스로 실천하는 데서 온다. 성실, 끈기, 열정, 신념, 양심, 자율 등의 인품과 자질에서 스스로 가치와 신념을 사람들에게 호소하는 매력이 발산된다. M15는 홍보서비스업에 종사한다. 고객서비스 상담원에서 시작한 그는 사장에 오르기까지의 경험을 회상하며 말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어째서 당신을 따르려 하겠는가? 첫째는 당신이 그들을 설레게 만들기 때문이다. 둘째는 당신이 그것을 몸소 실천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당신의 인격에서 뿜어져 나오는 매력 때문이다. 개인적인 행위가 여러 사람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G21은 작가이자 경영자다. 실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는 먼저 자신이 팀에게 요청하는 방식을 분석했다. “물론 타인과 함께 나누는 것이 첫 번째다. 그 다음은 규칙 준수다. 스스로 게임의 룰을 깨지 않고 잘 지켜나갈 줄 알아야 한다. 세 번째로는 도량이 있어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모두 다른 개체이기 때문이다. 네 번째는 정진이다. 매일 어제보다 조금 더 나은 자신이 되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다섯 번째는 불교적으로 말하면 선정(禪定)이다. 더없이 확고부동하고 결연한 자세를 말한다. 한평생 한 가지만 제대로 하면 충분하다.”

중국의 창업형 리더는 이상적인 낭만주의자들이기는커녕 오히려 이성적인 실용주의자들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중국사회의 잠재력과 현지화를 강조한다. 이 때문에 무턱대고 외국 제품이나 기술, 이론을 베끼지 않고 중국의 상황에 맞춰 적절히 현지화하며 각종 문제에도 유연하게 대처한다. 이들은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조정해 나가는 방식으로 리더십을 발휘한다. 인센티브 제도나 기업 문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중국적 특색이 강하게 나타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G5는 사회적 기업을 실천하고 있다. 여러 차례 도전 끝에 생태 보전과 육성에 관한 사업에 실패한 후 새로운 사업모델을 모색했다. “우리의 상업방식은 먼저 개인 목장을 만들고 기업가가 이를 인수하게 하는 형태다. 기업가들에게는 일종의 신분 상승의 기회가 주어진다. 기업가들은 평소 목축민들에게 관리비를 지불하고, 하청운영권을 가진 목축민들은 기업 대신 목장을 관리하고 가꿔 나간다. 우리는 이 사업에 책임지고 최고의 기업을 끌어들인다. 이 사업모델은 현지 문화와 경제 발전에 미치는 영향력도 아주 크다. 정부·목축민·기업가 3자가 모두 이득을 보는 구조다.”

꽌시 다지기

중국에서 정부와 기업의 관계는 매우 미묘한 주제다. 창업형 리더들은 대부분 민간기업에 속한 것에 비해 이들의 사업 분야나 고객은 정부나 국유기업, 방산업체인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먼저 정책의 방향을 알아야 하고 정부와의 관계를 잘 다져놓아야 한다. G38은 현재 대다수의 기업 리더들의 ‘마음의 소리’를 다음과 같은 말로 대변했다. “기업가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정치 얘기를 하지 않을 수는 없다. 중국 기업으로서 정치적 환경을 벗어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건 하나의 거대한 배경이다.” 이 과정에서 일부 리더들은 기업의 성장이 정부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상공업연합회나 청년기업가협회, 각종 상회 활동 또는 정치 참여에 직접 나서기도 한다. 인터뷰 대상 가운데 성(省)이나 시(市)급 인민대표대회 대표나 정협위원, 정·재계를 아우르는 단체의 회장, 부회장, 사무총장 등의 직위를 겸직하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최근 ‘신(新) 정·경관계’를 내세웠다. 요약하자면 ‘친(親)’과 ‘청(淸)’이라 할 수 있다. 민간기업가들에게 ‘친’이란 그야말로 각급 공산당위원회, 정부 및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것을 말한다. 진실된 대화와 현장 목소리 전달, 솔직한 충고, 충만한 열정으로 지역의 발전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청’이란 스스로 청렴하고 바른 길을 걸으며 법과 질서를 지키는 기업, 깨끗하고 떳떳한 경영을 하는 기업이 되는 것을 말한다. 전반적으로 정·재계 관계를 조망했을 때 창업형 리더의 경우 ‘친’은 잘 실천하는 한편, ‘청’에 대한 의식은 비교적 모호하다 할 수 있다.

대다수의 리더들은 공부에 열중한다. 하지만 저마다 공부스타일과 방법은 다르다. 가속학습은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이들이 끊임없이 학습을 통해 미지의 영역을 빠르게 장악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여준다. 가속학습은 리더의 자신감을 키워주고 혼란과 불투명함 속에서 명확한 판단을 내리도록 도와준다.

대부분의 응답자는 공부에 대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에게 가속학습이란 단순히 졸업장을 손에 쥐이는 것이 아닌 “공부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위기의식과도 같은 것이었다. 대부분의 공부는 G87과 같은 상황에서 시작됐다. “내 스트레스는 곧 공부였다. 계속해서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 몰려와 나를 짓밟고 올라가는 것 같았다.”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자 수많은 창업형 리더들이 학교로 가 체계적인 연수와 관리를 받고 리더로서의 지식을 키워나가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무리 바빠도 쉬는 날이나 휴가 틈틈이 학업의 전당으로 가서 국내외 유명 대학 비즈니스 스쿨의 석·박사생이 되거나 MBA, EMBA 학위를 취득했다. G89는 창업형 리더가 학업에 열중하는 목적을 다음과 같은 한 마디로 정리했다. “지금 나에게 부족한 것은 금융 쪽의 체계적인 지식과 인맥이다.”

팀의 공감대 이끌어야

마지막으로, 리더가 팀을 이끌고 비전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팀의 의식과 공감대는 리더가 설계하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 처음에는 소통과 격려로 시작하며, 나중에는 상호 신뢰와 제도를 통해 팀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리더가 제시한 비전과 목표를 믿고 꿈을 구현해 나가도록 해야 한다.

G7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전략적으로 중국 현지 사용자들에게 매우 적합한 검색 플랫폼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첫째는 문화다. 간단하고 따라가기 쉬운 문화다. 그 다음이 바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문화를 통해 직원들을 관리하는 것은 팀 구성 초기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회사에 남아있는 한 임원은 G7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들은 회사에 들어오고 나서 몇 달 후 더 이상 이곳에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우리의 문화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문화는 모든 것의 선결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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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8호 (2017.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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