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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원장의 ‘행복한 내 몸’ | 어지러움증] ‘땅이 올라오고 빙글빙글’ 하다면… 

 

김선우 국내 1호 헬스 큐레이터, 바디스마일 대표, 아트요가(광명) 대표
기립성 저혈압·이석증·전정신경염 등으로 생겨 … 어지러움증 대항 훈련으로 고칠 수 있어

'어떻게 하나 우리 만남은 빙글빙글 돌고~’ 제가 어릴 적에 좋아하던 가수 나미의 노래 중 한 구절입니다. ‘빙글빙글~’ 이렇게 어지럼증으로 땅이 올라오고 머리가 흔들려 두통과 구토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지장을 겪어 본 적이 있는 독자 분은 이 증상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대체 이런 어지럼증은 왜 생기는 걸까요?

한번은 이런 적이 있었습니다. 제가 전철을 타고 약속 장소로 가고 있었는데, 어르신 세 분이 노약자석에 앉아서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내릴 준비를 하며 문쪽으로 다가서는데 한 어르신이 깜짝 놀라면서 이번 역에 내려야 한다고 허겁지겁 가방을 챙겨 일어났습니다. 오랜만에 친구분들과 즐거운 이야기에 빠져 내려야 할 역이 지나가는 줄도 모르고 계셨나 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조금 전까지만 해도 즐겁게 웃고 떠드시던 어르신이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변하면서 몸이 뻣뻣해지더니 옆으로 쓰러지며 좌석 모서리에 머리를 심하게 부딪히고 의식을 잃고 말았습니다. 놀란 친구분과 주변 사람들이 119에 신고를 하고 쓰러진 어르신의 호흡을 확인하고 한바탕 난리가 났지요. 어르신의 호흡은 다행히 정상이었고, 어지럼증으로 넘어진 것이었습니다. 어르신이 많이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저는 어쩔 수 없이 먼저 하차했지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일어날 때 어지러우면 기립성 저혈압 의심

이 어르신이 쓰러진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기립성 저혈압 때문이었습니다. 어지럼증에는 몇 가지 원인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노화로 인한 어지럼증이라 할 수 있는 기립성 저혈압입니다. 기립성 저혈압은 앉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뇌의 혈류량이 갑자기 감소하면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사람들은 약 20년 후에 치매에 걸릴 확률이 15%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어지럼증으로 쓰러지게 되면 이차적으로 발생하게 되는 타박상이나 골절, 뇌진탕 같은 위험한 부상 등이 뒤따르기 때문에 그냥 방치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둘째 원인은 이석증입니다. 이석증은 귀의 가장 안쪽 내이에 있는 칼슘 덩어리인 이석 중에서 약해진 것들이 떨어져 돌아다니다가 세반고리관으로 잘못 들어가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머리를 움직일 때마다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고 구토나 두통이 반복된다면 이석증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석의 성분이 뼈와 비슷해 뼈가 약하신 분들이 특히 이석증에 잘 걸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골다공증이 있는 분은 이석증에 걸릴 확률과 재발률이 높은 편입니다.

셋째 원인은 전정신경염입니다. 귀에서 균형을 잡는 역할을 하는 전정기관에 질환이 생기면서 발생합니다. 전정기관은 청각을 담당하는 달팽이관과 바로 이웃하고 있고 신경과 혈액 분포가 같이 되어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전정기관의 문제 때문에 어지럼증이 생기면 심할 경우 청각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아주 위험한 질환입니다. 머리를 움직이면 빙빙 도는 증상과 함께 눈 떨림이 생기고 구토 증세가 있다면 전정신경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어지럼증 증상표를 보고 나도 한 번쯤은 이런 적이 있다고 하는 분들은 지금부터라도 제가 알려주는 운동을 열심히 따라 해보세요. 땅이 올라온다고 무조건 누워만 있으면 우리 몸이 누워 있는 것에만 익숙해져 어지럼증을 고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에 대항하는 훈련을 반복해 하다 보면 몸의 전정 기능이 강화되고 시각 기능도 안정화돼 그깟 어지럼증 하나쯤은 쉽게 다스릴 수 있습니다.

어지럼증 운동법

소뇌에서 다시 몸의 균형을 잡을 수 있도록 조절하는 작용을 강화시켜주는 운동법으로, 주로 어지러움을 느끼는 자세를 반복적으로 취해 어지러움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합니다. 어지러움을 억지로 유발해 처음에는 어지러움이 오히려 더 악화할 수 있지만, 반복 훈련을 통해 전정 기능이 강화되면 어지럼증이 점차 사라지게 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흔들이 운동: 사진처럼 폼롤러(쿠션이나 둥근 베개를 이용해도 좋습니다)를 이용해 그 위에서 의자를 잡고 바로 선 다음 앞뒤로 왔다 갔다를 반복해 줍니다. 이때 시선은 정면을 바라보고 한 곳에 고정합니다. 앞뒤로 30회 정도 반복합니다.

회전 운동: 사진처럼 양손을 골반 위에 얹고 허리와 가슴은 펴고 무릎을 살짝 구부린 상태에서 시선은 땅을 쳐다보며 재빨리 한 바퀴 돌아줍니다. 한 바퀴를 돈 후 똑바로 선 상태에서 양팔을 벌리고 눈을 감은 상태로 20초간 버팁니다. 이 동작을 10회 반복합니다.

이석증 운동법

이석증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률이 늘어나고 골다공증이 있는 분에게 특히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운동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운동은 뼈에 체중이 실리고 뼈가 체중에 저항하는 운동이 되어야 합니다. 또한 온몸의 혈액 순환을 도울 수 있는 운동이면 더욱 좋겠지요.

네발걷기 운동: 사진처럼 바닥에 스티커를 붙이거나 작은 물건을 놓고 시선을 그곳에 고정한 뒤 천천히 팔을 이용해 앞으로 나아갔다가 원래 자세로 돌아옵니다. 이때 발은 고정합니다. 주의할 점은 몸은 움직이되 시선은 바닥의 스티커에 계속 머물러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선을 고정하고 앞으로 나아갔다 돌아오기를 10회 반복합니다.

전정신경염 운동법

전정신경염에서 오는 어지럼증을 해결하기 위한 전정재활 운동은 척추기립근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정 기능이 약해지면 제일 먼저 척추 근육이 약해지면서 밸런스를 잃기 쉽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 몸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전정신경계와 시각 등의 감각기관들 등이 긴밀하게 상호 보완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눈의 초점을 유지한 상태에서 신체의 움직임을 유발하고 균형을 잡는 방식의 시운동(시각활용 운동)을 해주면 전정기관을 강화하고 균형 감각을 향상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벽 보고 반스쿼트 운동: 사진처럼 벽에 스티커를 붙여놓고(선 자세에서 본인의 눈높이 10cm 아래) 다리를 어깨 너비로 벌리고 편안한 자세로 섭니다. 시선을 스티커에 고정한 후 팔을 뒤로 뻗으며 허리의 C커브를 유지한 채 엉덩이를 뒤로 빼며 반스쿼트 자세를 만들어줍니다. 이때 시선은 계속 벽의 스티커에 고정합니다. 20회 반복합니다.

김선우 - 국내 1호 헬스 큐레이터로 바디스마일 대표, 아트요가(광명) 대표다. 재활 트레이닝을 포함한 운동과 심리 치료, 영양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주는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KBS TV [아침마당]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여유만만], MBN [엄지의 제왕], TV조선 [내 몸 사용 설명서] 등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여 한국인의 몸과 건강, 운동 분야에서 정확한 진단과 최적화된 접근법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주목을 받았다. 고등학교 시절, 유도 국가대표로 활동하다 한양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유타주립대학교에서 운동생리학(Exercise physiology) 박사 학위를 받았다.

1382호 (2017.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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