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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르노삼성 QM6 가솔린 모델] 부드럽고 조용하고 경제적인 SUV 

 

조용탁 기자 ytcho@joongang.co.kr
도심 주행 위해 편의성과 연비 극대화 … 국내 판매 4만대 목표

▎ 사진:르노삼성
본네트를 열어보면 르노삼성 자동차의 정체성을 알 수 있다. 부산 공장에서 조립한 QM6의 엔진룸 곳곳엔 르노와 닛산 부품이 자리하고 있다. 한·프·일 자동차 3사의 부품을 공유하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에 있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좋은 차를 합리적인 가격에 공급하는 일은 자동차 메이커의 본분”이라며 “QM6의 가성비는 국내 어떤 메이커도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차의 시장에서의 위치와 접근 방식은 르노삼성의 한국 시장 공략 전략을 그대로 보여준다. 크기는 싼타페, 가격은 코나에 맞췄다. QM6는 동급 최대 가성비를 확보하며 싼타페와 쏘렌토가 주도하는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행 성능을 다소 포기하면서 편의성과 연비를 극대화했다.

지난 9월 1일 르노삼성은 QM6의 가솔린 모델을 새로 선보였다. 144마력 2리터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이다. 자트코의 무단 자동변속기(CVT)와 조합했는데, 토크 20.4kg·m를 발휘한다. 그리 강력한 수준은 아니다. 산타페가 240마력, 코나가 147마력인 것에 비하면 힘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경쟁 차종에 비해 앞선 무시 못할 장점이 있다. 승차감과 연비다. 부드럽고 조용하고 경제적이다. 힘이 부족해 보인다는 지적에 박동훈 르노삼성 사장은 오히려 큰소리를 쳤다. 그는 “매일 짐을 가득 싣고 오프로드를 달리는 SUV가 얼마나 되는가”라며 “200~300마력과 같은 높은 출력이 도심형 SUV에 왜 필요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QM6는 물웅덩이와 자갈밭이 있는 오프로드를 달리기엔 적합하지 않은 자동차다. 하지만 오프로드 전용을 제외한 SUV 모델 대부분은 주행 지역이 도심이다. 박 사장은 “2.0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QM6 가솔린 모델은 군살을 빼고 도심 주행에 최적화시킨 SUV”라고 거듭 강조했다.

군살 빼고 도심 주행에 최적화


차에 들어가 시동을 걸면 세단 엔진소리가 들린다. 디젤차의 ‘부르릉’ 하는 울림은 없다. 실내 인테리어에선 르노삼성 고유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S-Link’가 눈에 들어왔다. 센터페시아 자리에 8.7인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가 있다. 편의성에 대해선 호불호가 갈린다. 터치 스크린 조작이 손에 익을 때까지 출발하기 전 여러 번 반복해볼 것을 권한다.

시승 구간은 인천 경원재 앰베서더 호텔에서 그랜드 하얏트 인천까지 60.8㎞ 거리였다. QM6의 복합 공인연비는 11.7km/L다. 경쟁 차종의 연비가 9~9.5km/L 수준이고, 소형 SUV인 티볼리 가솔린의 11.4Km/L 보다도 앞선 연비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일단 차를 시승해 보면 특징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로에 진입해 가속페달을 밟자 차가 물 흐르듯 부드럽게 움직였다. 치고 나가는 느낌은 없었지만, 무난히 움직였다. 영종도의 다양한 도로 구간에서는 차가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중간중간 급가속을 통해 앞의 차를 추월해 보기도 했다. 이 차의 반응 속도는 시속 40~70km가 좋다. 연비는 시속 60~75km 사이에서 가장 잘 나왔다. 시속 100㎞ 이후 구간에서는 가속력과 연비가 바닥으로 내려간다. 도시에서 규정속도를 지키며 편하게 운전하는 차다.

이번 시승에서는 오랜만에 연비 테스트가 진행됐다. QM6 가솔린 모델의 연비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전문 기자들은 18~20km/L의 연비 능력을 보였다. 경유지를 거쳐 돌아오는 길에는 낭비 운전을 해봤다. 급정거와 급출발, 무의미한 가속과 감속을 반복했다. 에어컨을 세게 틀고 가끔 창문도 열었는데, 연비 9km/L가 나왔다. 초보 운전자가 아무 생각없이 몰아도 일반 중형 SUV 수준의 연비가 나온다는 의미다.

중형 SUV 중 연비 1위

이 차를 운전하며 느낀 또 하나의 특징은 정숙성이다. 소음 차단 실력이 우수했다. 전 트림에 차음 윈드실드 글래스(앞유리)를 기본 적용했고 소음 유입 가능성이 있는 차체 곳곳에 다양한 흡·차음재를 추가로 보강했다. 창문을 내리면 쏟아 들어오는 소음을 느끼며 QM6가 방음에 신경을 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고속 주행 상황에서 차체 안정감도 만족스러운 편이다. 구불구불한 국도를 돌아 나가도 흔들림이나 쏠림 없이 받아준다. 가솔린 엔진을 더하며 차량 전면의 무게를 130kg 줄여 수준급의 파워트레인 세팅을 선보였다. 엔진룸을 열면 빈 공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디젤보다 가볍기에 서스펜션 세팅도 다른 방식으로 적용했다. 그 덕에 출렁임이 적고 적당히 단단한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QM6는 피로를 줄여주는 착좌감을 자랑하는 앞뒤좌석 시트와 중형 SUV 중 최대의 뒷좌석 무릎 공간을 제공한다. 이 밖에 전 트림 기본으로 적용돼 있는 운전자 피로도 경보 시스템(UTA), 시동을 끈 후 운전자가 차량에서 약 2m 가량 멀어지면 자동으로 문이 잠기는 오토클로징 시스템,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추돌 경보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시스템, 사각지대 경보시스템 등 첨단 사양을 적용했다.

행사에 참석한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RTK) 권상순 연구소장은 “지난해 출시 이후 이번 8월까지 수출 3만1285대, 내수 3만1238대의 실적을 올렸다”면서 “특히 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유럽에서 인기가 높다”고 했다. 올해엔 국내에서만 4만대 이상 판매할 계획이다. 르노삼성은 QM6 양산 이전부터 닛산 로그 북미 수출형 모델을 부산 공장에서 생산해왔다. 이 로그에는 가솔린 엔진이 탑재되는데, 북미에서의 반응이 꽤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검증된 파워트레인을 얹은 QM6 가솔린 모델의 완성도는 그만큼 뛰어나다. 국내 중형 SUV 시장에서 가솔린 모델 판매가 저조한 상황에서 QM6의 출시는 시장에 다양성을 더 해주고 있다. QM6 가솔린 판매 가격은 SE 트림 2480만원, LE 트2640만원, RE 트림 2850만원이다.

1401호 (2017.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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