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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 김민철의 소상공인 성공 방정식] 주인이 주인처럼 일하자 

 

김민철 야나두 대표(01@saengsang.com)
주인처럼 일하는 직원은 드물어...에너지 쏟으며 생각 정리할 일 찾아야

▎컨설팅을 위해 찾은 모 어린이 영어학원 게시판에는 양쪽 귀퉁이가 기울어진 공지사항이 붙어 있었고(왼쪽), 상담실 책장의 교재 안내문 귀퉁이도 앞으로 쏠려 있었다. 사진 : GETTY IMAGES BANK
“너무 한 거 같아요~.”

“어떻게 일을 그렇게 처리하는지 모르겠어요.”

“나는 일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어휴~.”

소상공인 사장님을 만나면 가장 많이 듣는 말, 바로 직원에 대한 하소연이다. 그런데 이런 고민은 소상공인 사장님들뿐 아니라 기업 회장님들도 가지고 있다. 단 하나 다른 것은 그런 부분을 극복했느냐, 아니면 계속 탓만 하고 있느냐다. (장사가) 잘 되는 사장님과 잘 안 되는 사장님 사이에 차이는 분명히 있다. 다음 에피소드를 만나보면 사장님의 열정의 방향을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직원에 대한 끊임없는 불평

3년 전 소상공인 컨설팅을 했을 때의 일이다. 소상공인 컨설팅을 할 때 가장 먼저 하는 것은 사장님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업장을 천천히 둘러보면서 사장님의 스타일을 파악하는 것이다. 어린이 영어학원 원장님을 만났는데, 그 분은 학원 운영 경험이 풍부하고 열정도 대단했다. 그러나 어찌된 영문인지 새로 개원한 곳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컨설팅을 위해 학원에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발견 한 것은 최신 학원 소식을 전달하는 공지 게시판이었다. 내 눈에 들어온건 따끈한 새로운 소식이 아니라, 핀을 중간에 꽂아 시간이 지나면서 양쪽 귀퉁이가 앞으로 기울어진 A4용지였다. 주니어 영어에 필요한 교재를 학부모 상담실 바로 앞에 비치해 두었는데 이 역시 마찬가지였다. 책장에 전면이 보이게 세워 뒀는데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책 귀퉁이가 앞으로 쏠려 있었다.

나는 잠시 생각한 후 아래와 같은 내용을 추론해 메모했다. ‘열정이 많아 일은 많이 벌리지만 성격이 급하다 보니 디테일이 떨어지고 업무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함.’ 그 후 추가로 업장을 둘러 보았다. 역시 여기저기 뭔가 시도한 흔적은 많지만 고객 동선 관리나 어머니들과 처음 만나는 접객 공간에 대한 관리가 부족했다. 이를 보고 메모를 하나 더 추가했다.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데 서투를 수 있음.’ 원장님을 인터뷰하기 전,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가설을 세웠다.

1. 열정적이고 하고자 하는 의지는 강하지만 성격이 급하고 마무리가 약하다.

2.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는 데 서투를 수 있다.

3. 그래서 직원들이 현재 어려움을 겪거나 또는 심적으로 힘들 수 있다.

보통 이런 경우 고객 동선에 있는 너저분한 것이 왜 안 좋은지 설명한 후, 개선 방안을 자세히 잡아주면 해결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고객 동선 관리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디자인적 관점으로 컨설팅 방향을 잡고 인터뷰를 준비했다. 그러나 원장님의 부재로 재미교포 출신의 원어민 선생님과 먼저 이야기를 나누게 됐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추가로 알게 된 게 있다. 직원들이 원장님을 인간적으로 좋아하는 것과 별개로 그의 업무 진행방식에는 불만이 있다는 내용이다.

이어서 원장님과 인터뷰를 시작했다. 역시 예상과 비슷하게 열정이 가득하고 하고 싶은 게 아주 많은 분이었다. 특히 현재 고용하고 있는 영어 선생님들이 본인의 열정을 따라오지 못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런데 이야기 도중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했다. 선생님들 중 한 분은 원장님의 마음을 파악하고 잘 따라오지만 다른 선생님들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점이었다. 순간 고객 동선 관리나 디자인 쪽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컨설팅 방향을 바꿨다.

“원장님 회식 하시나요?”

“네?”

“회식 때 저를 한번 불러 주세요. 언제인가요?”

“2주 후 수요일이요.”

우선 원래 컨설팅하기로 마음먹었던 업장 동선 관리와 그에 따라 고쳐야 하는 몇 가지 디자인을 지적한 후 해당 부분을 교체하거나 변경할 것을 권유했다. “일단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보이는 지저분한 게시판은 안으로 옮기시고, 제가 보내드리는 디자인물을 출력해서 붙이세요. 시트지로 붙이면 10만원 안팎일 겁니다. 게시판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깔끔하게 정리하세요. 특히 중앙에 핀 하나만 꼽지 마시고 위에 두 개를 꼽아서 A4용지가 인사하지 못하게 하세요. 책을 신문 거치대에 꽂아 두셨는데 책이 전부 인사하고 있어요. 거치대는 치우시고 필요한 건 탁자 위에 반듯하게 정리해 주세요. 학부모님들 오시면 학원에 대한 정보를 눈으로 스캔하시니, 그 과정에서 쓸데 없는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그리고 학부모 상담실이 학원 전체를 빙 둘러서 들어오는 동선에 있는데, 학원에서 꼭 보여주고 싶은 모습만 볼 수 있도록 상담실은 문 근처에 두세요. 상담실은 정면과 좌우 90도에 필요한 것을 액자로 만들어 걸어두세요. 그러면 원장님을 기다리는 동안 해당 정보를 탐색할 겁니다. 다음 번 회식 전까지 전부 해주세요.”

이번 컨설팅의 진짜 승부인 2주 후 회식자리. 마음을 다잡고 회식 장소로 향했다. 총 네 명의 영어 선생님이 있었다. 이 중 한 분은 해외 유학파이고 한 분은 한인 교포, 그리고 두 분은 원어민(미국인)이었다. 결론적으로 한국인 유학파 선생님이 고립된 상태로, 원장님의 총애를 받지만 동료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있었다.

참고로 이런 경우 성공 가능성이 큰 집단이다. 원장님의 에너지 레벨이 높고, 그를 받쳐줄 오른팔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사장만큼 일하기를 기대하는 사장님, 그리고 사장님을 따르지만 직원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오른팔, 사장님이 요구하는 것을 다 따르는 것은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나머지 직원들. 이들의 생각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에 회식 자리에 불러달라고 했던 것이다. 마케팅 컨설팅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조직 정비이기 때문이다.

고상하게 닭 두 조각만 먹은 후 눈치만 보던 중, 드디어 타이밍이 찾아왔다. “아, 사실 전 오늘 원장님의 요청으로 컨설팅 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내 소개, 회사 자랑, 수상 자랑 등을 한 다음, 원장님을 바라보았다. “사실 제가 지난 2주 동안 2번 와서 컨설팅하면서 느낀 것인데, 가장 고쳐야 할 대상은 원장님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분위기가 싸늘해지면서 모든 이목이 나에게 집중됐다. “원장님은 지금 원장님만큼 직원들이 생각하고 행동해주기 원하지만 그건 결코 일어날 수 없는 일입니다. 이 학원의 주인은 원장님이고, 이 학원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사람도 원장님입니다. 원장님이 아무리 직원을 가족처럼 생각한다고 해도 직원은 원장님의 가족이 아닙니다. 아무리 학원이 잘 되고 돈을 잘 벌어도 직원은 직원일 뿐이고, 학원이 망해도 원장님만 망하는 것입니다. 직원들에게 원장님만큼 일하기를 기대하는 게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조직 정비부터 서둘러야

당황한 원장님이 대답 없이 더 이야기 해보라는 눈빛을 보낸다. “원장님의 열정, 그리고 직원들이 더 잘하게 하고 싶은 마음, 그 모든 마음을 다 모아 아침에 8시까지 출근하세요. 그리고 매일 한 시간씩 주변 아파트 단지에 홀로 다니시면서 전단지를 붙이고 다니세요.” 원장님이 황당하다는 표정을 짓는다. “첫째, 여기는 아파트를 공략해야 하는 곳입니다. 직접 아파트를 다니면서 누가 사는지 어떤 분이 있는지 파악하셔야 합니다. 둘째, 아침에 한 시간마다 그렇게 다니다 보면 경비원에게 쫓겨나기도 하고 박대당하기도 하실 겁니다. 그러다 보면 학원 사업이 얼마나 어려운지 몸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셋째, 아침마다 그렇게 원장님의 열정을 쏟아 내면 이것저것 하고 싶은 마음이 다스려 질 겁니다. 마지막으로, 지금 여기 있는 직원들에게 선언하시고 아침마다 열심히 하시면 원장님의 진심을 여기 계신 분들이 모두 알게 될 것이고, 원장님이 원하는 대로 따라와 주실 겁니다.” 원장님이 대답한다. “네, 해보겠습니다.”

다음 차례는 오른팔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이었다(오른팔에게 바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직원들에게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노림수였다). “여기 계신 분들 중 오른팔님을 어렵게 생각하거나 조금 유별난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겁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여러분이 오히려 더 못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오른팔님은 최소한 본인이 근무하는 곳에서 원장님과 함께 무언가를 바꿔보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분이지 않습니까? 노력하고 바꿔보려는 마음이 잘못된 겁니까? 여러분들이 일하는 이곳이 더 활기차고 더 사랑받는 장소가 되는 것이 싫은 겁니까? 저 분을 이상하게 보는 여러분이 이상합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서 오른팔님을 쳐다 보고 말했다. “물론 오른팔님도 요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계신 분들을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면 곤란합니다. 여기 있는 분들보다 많게는 10살 연상인데, 다른 분을 조금 더 다독이고 이끌어 나가야 해요.”

분위기는 싸늘해졌지만 분명 뭔가 달라진 게 보였다. 며칠이 지난 후 문자를 각자에게 보냈다. ‘원장님 잘하고 계십니까?’라고 원장님께, ‘동생들인데 잘 다독이며 일하세요’라고 오른팔님께, 고참 재미 교포에게는 ‘원장님 좋은 분입니다’라고. 답변은 모두 긍정적이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원장님이 소식을 전했다. “제가 답례하고 싶습니다. 원생이 많아서 시간이 없어서 그러는데 꼭 한 번 찾아와 주세요.”

마케팅 컨설팅을 하다 보면 에너지가 넘치는 사장님들을 뵙게 될 때가 있다. 십중팔구는 잘 되고 있어야 하는데 가끔 이렇게 안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저것 시도는 많이 하지만 무엇 하나 제대로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또 사장의 에너지를 따라오는 직원과 그렇지 않은 직원으로 조직이 두 동강 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럴 때는 사장님의 에너지를 쏟을 하나의 포인트를 찾아야 한다. 가장 허드렛 일이지만 그것 덕분에 전체를 볼 수 있는 일, 그리고 그것 덕에 실제 매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 해당 업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일! 바로 전단지를 직접 돌리는 일이다. 참고로 필자도 사업 초기에는 직접 전단지를 돌렸다. A4용지 크기 만한 것은 지하철 앞에서, 명함 크기 만한 것은 직접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붙였다. 그러다 보면 여러 생각을 정리할 수 있다. 나의 사업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고객은 어떤 사람인지, 직원은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찾아온 고객 한 분 한 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만약 지금 본인 업장에 어려움이 생겼다면 계산대에 앉아 있지 말고 직접 전단지를 들고 나가서 고객과 만나기를 권유하고 싶다. 그러면 반드시 매장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 김민철 - 현재 야나두 대표(01@saengsang.com)다. 마케팅 경력 15년이 넘는 마케팅 장인으로 ‘마신(마케팅의 신)’이란 필명을 쓴다. 노점에서 시작해 누적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일으켰다. 마케팅에 필요한 주요 분야에서 풍부한 실전 경험을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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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7호 (2017.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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