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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대가가 건네는 ‘인생 나침반’ 나를 지키는 용기(2)] 돈과 권력이 성공의 잣대가 아니다 

 

조원경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
후생·지혜·경이·자선을 중시해야 행복해져...기존의 삶을 리셋할 필요

저성장·양극화·고령화로 대별되는 뉴노멀의 시대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디지털 변혁으로 생산성이 증대되고 있지만 삶이 축복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어디에서 와서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가고 있고, 종착역이 어딘지 모르고 살고 있다. 올바른 ‘나’를 세우고 디지털 세상을 똑바로 살아갈 수 있는 버팀목은 없을까. 경제·경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대가들의 가르침을 인생의 나침반으로 삼아 나의 가능성을 파악하고 잠재력을 끌어 올려보는 건 어떨까. 나를 방해하는 수많은 유혹에서 나를 지키는 힘도 키워보자. 혼돈의 시대 자아를 재발견하는 여정을 떠나는 이유다.


▎허핑턴포스트 창업자인 아리아나 허핑턴. / 사진:민음사
여성으로 살다 보면 남성 중심의 문화에 좌절하기 쉽다. 물론 최근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젊은 남성들은 온전한 직업을 갖기 어렵다고 투덜대고 있다. 확실히 세계의 여성들은 똑똑하고 위대하다. 온라인 매체 허핑턴포스트를 만든 인물 아리아나 허핑턴. 그는 2012년 한 컨퍼런스에서 우버의 트래비스 칼라닉 최고경영자(CEO)를 만난 후 2016년 4월 우버 이사진 합류를 결정한다.

사내 성추행 문제가 불거져 우버가 곤경에 빠지자 그는 즉시 조사할 것이라고 밝힌다. 우버 직원이라면 누구든 자신과 면담을 요청할 수 있다고 했고, 실제로 많은 면담이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우버의 기업문화가 유독 남성 중심적이며 여성에게 적대적이라고 지적한다. 우버의 회사 비전에는 ‘성과, 능력주의’가 들어가 있는데, 많은 이들은 이게 배타적인 조직문화로 연결된다고 본다. 구성원 간 배척하는 경쟁적인 기업문화는 기업의 수익성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작가로서의 기질도 있는데 [제3의 성공]이란 책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제3의 성공]은 그가 허핑턴포스트를 창간하고 세계 최고의 인터넷 미디어로 성장시킨 성공 사례를 담은 책이 아니다. 삶과 일 그리고 행복과 가족의 의미에 대해 쓴 책이다.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건강을 해치지 않고 살아가는 방법을 여성의 시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힘든 세상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문화를 없애기 위해 어떤 용기를 갖춰야 하는지 그의 제안이 궁금하다. 가난한 그리스 이민자, 출판사에서 36번째 퇴짜를 맞던 무명 작가, 인터넷 바보로 조롱받던 이 여성은 확실히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여성이다. 그가 졸업식 연사로 초청돼 말한 메시지를 깊이 생각하며 그의 철학을 좀 더 정밀하게 음미해 보자.

“세상을 둘러볼 때마다 힘으로 지배하는 리더들을 봅니다. 정치나 미디어나 사업이나. 그들은 지능지수(IQ)가 높은지 몰라도 정말 형편없는 결정을 하지요.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IQ가 아닙니다. 바로 지혜이죠. 오늘날 우리는 지혜를 사용하는 게 점점 더 어려운 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의 모든 것은 시계란 것에 연결돼 있습니다. 기술이란 이물질과 단절하고 우리들 스스로를 연결하는 시간을 갖기도 어렵습니다.”

미디어 기기와 단절하라

놀랍게도 세계 최고의 인터넷 미디어기업 CEO는 미디어 기기와의 단절을 권장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해 텔레비전과 컴퓨터 각종 소셜미디어와 e메일로부터 완전하게 단절하는 시간을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왜 그는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

우리는 손에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 집에 스마트폰을 두고 나왔다고 생각해 보자. 상관으로부터 전화가 왔을 때 어떤 문제가 생길까? 스마트폰 없이 사는 하루를 보내면 자신이 기계에 종속되지 않고 살 수 있음에 안도하는 것을 느낄 수도 있다. 하긴 스마트기기를 내려놓고 금단 증상이 나타난다면 기기와의 단절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자, 이제 왜 그가 이런 말을 하는지 좀 더 알아보는 여행을 떠나보자.

“여러분, 터널의 끝을 지나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여러분들을 좀 더 잘 알기 위해 웹사이트도 뒤지고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 등을 살펴보았습니다. 나는 오늘 그리스 액센트로 여러분들에게 뭔가의 선물을 줄 것입니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여러분들을 허핑턴포스트의 블로그로 초대합니다. 여러분들과 계속 대화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여러분들이 졸업 후에 제대로 된 삶을 사는 데 도움을 주고자 대학의 삶을 끝낸 후의 삶을 여행할 수 있는 여권을 드리고자 합니다. 그 여행에는 우리의 모든 관심사가 들어 있습니다. 여러분! 때로는 우리는 무언가를 버림으로써 더 멋진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더 멋진 프로젝트를 만들어 나갈 수 있습니다. 그 버릴 것은 전통적인 성공의 개념입니다.”

많은 사람은 젊은이에게 성공의 사다리를 올라가는 삶을 이야기 한다. 그런데 허핑턴은 전통적인 성공의 의미가 잘못되었다고 분명히 말한다. 정상에 올라 세상을 거니는 삶에 대해서 그는 왜 거부 반응이 있는 것일까?

“여러분 성공이란 게 무엇인가요. 우리는 성공을 돈과 권력이라는 척도로 인식하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존의 성공 개념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습니다. 우리 자신과 사회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 물질적으로 만족스런 삶을 넘어 진정으로 바람직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제3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죽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녹초가 되도록 우리 자신을 혹사하며, 과로해서 극도로 피곤할 때까지 일하는 것을 명예훈장으로 여기는 삶을 살아왔습니다. 그게 정상인 삶인가요? 저는 과감히 반기를 듭니다. 현재의 성공 개념은 남성이 지배하는 직장문화에서 남성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어리석게도 과거의 여성 중에는 돈 많은 남자와 결혼하는 것을 성공의 개념으로 착각하기도 했지요. 돈과 권력이라는 두 가지 기준을 넘어 이제 성공을 평가하는 제3의 기준이 필요합니다.”

회사에 낮잠 자는 방을 따로 둔 이유는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무력감을 느낄 확률이 7배,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5배나 높다고 알려졌다. / 사진:© gettyimagesbank
돈과 권력이라는 의자를 지탱하는 두 가지 발을 보자. 그게 잠시의 균형을 이루는 수단이 될지는 모르나 불안하다. 서로가 전통적인 성공을 향해 나갈수록 서로는 피로감을 느끼고 세상은 의자처럼 기울어지기 쉽다. 상대를 무찔러야 자신이 그 자리에 설 수 있다고 모두가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피곤한 사회이다. 그런 성공은 인류를 위해서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그의 관찰이다. 우리가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성공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다. 그는 그런 과정을 혁명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강조한다.

“오늘 내가 말하는 주제는 ‘성공의 패러다임을 바꾸자’입니다. 그것은 네 가지 축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후생·지혜·경이·자선이라는 4가지 축입니다. 이게 바로 제3의 성공을 판단하는 기준입니다. 나는 이것을 제시하기 위해서 나의 체험담에서부터 임상심리학·정신의학·수면과학·생리학과 같은 각종 과학적 연구와 근거를 제시하고 싶습니다.”

그는 성공이라는 개념을 재정의 하지 않으면 인간이 치르는 대가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육아와 직장생활을 겸하는 여성들은 남성보다 훨씬 많은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혁명이라는 개념을 걸고 투사가 되어 싸울 것을 강조한다.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 탓에 심장병에 걸릴 확률과 당뇨에 걸릴 확률이 무서울 정도로 높아졌다. 지난 30년간 여성들이 직장에서 큰 진전을 이뤘지만, 스트레스의 수준 역시 큰 폭으로 증가했고 알콜 중독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부작용이 있었다고 제반 수치를 제시한다.

“2007년 4월 나는 피를 흥건히 흘린 채 홈오피스 바닥에 쓰러져 있었습니다. 책상에서 일어서려다 책상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쳤고 오른쪽 눈가가 찢어졌습니다. 4바늘을 꿰매야 했습니다. 광대뼈가 부러졌습니다. 과로와 수면 부족으로 실신한 것입니다. 우리는 수면이 부족한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세속적인 성공 후에 오는 공허감을 우리가 알까요? 웰빙 혹은 후생이 성공의 척도로 포함돼야 합니다. 수면은 여러분들의 건강에 심대한 영향을 줍니다. 수면 부족은 여러분의 창의성·생산성·의사결정을 망치는 주범입니다.”

그는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8시간을 일하며 사업을 성장시키는 데 몰두하다가 몸이 버티지 못해 쓰러지고 나서야 자신을 혹사시키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다. 일에 미쳐 지내다 오랜만에 휴식을 취하면 우리는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도 할 수 없는 현대인들은 어쩌면 비극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당신이 일에 지쳐 휴가를 갔는데 비가 온다. 그 비를 보며 삶을 회고해 보면 어떨까?

그는 수면 부족으로 발생한 인류의 역사적 비극의 사건을 일일이 나열한다. 허핑턴포스트는 낮잠을 자는 방을 두고 있다. 처음에는 직원들이 이를 사용하길 주저했다. 그게 자신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낮잠 자는 방이 모두 예약된 것을 보는 게 큰 기쁨입니다. 잠을 줄여서 뭔가를 이루겠다고 하는 것은 스포츠 경기에서 기록을 향상시키기 위해 약물을 사용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이미 개인적인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직장을 위해 헌신하지 않겠다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기업도 재능 있는 직원을 잃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려면 좋은 근무환경을 제공해야 합니다. 한마디로 총체적 피로사회에서 웰빙으로 전환하라는 것이 나의 첫 번째 제안입니다.”

건강을 잃거나 중요한 사람을 잃게 되면 그동안 일상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던 많은 일이 사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고 깨닫는다. ‘피로사회’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일련의 위기를 경험하면서 새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에서조차 ‘마음 챙김, 리더십, 명상과 건강’ 등을 주제로 삶의 방식에 대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다.

“우리 몸과 정신, 영혼을 보살피는 삶이 중요합니다. 웰빙으로 나아가는 데는 ‘정신 집중과 명상’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미칩니다. 마음이 몸을 치유할 수 있다는 여러 과학적 증거를 보세요. 하버드 대학과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이 공동으로 연구한 결과를 보면 정말 놀랍습니다. 명상과 요가와 호흡 수련에서 비롯되는 평온한 상태, 즉 이완 반응은 우리 면역체계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염증을 줄여 관절염부터 고혈압과 당뇨병까지 무척 다양한 질병에 관련된 유전자에 영향을 미칩니다.”

몸과 마음이 분리돼 있지 않다는 사실이 여러 과학적 연구로 확인되고 있다. 명상이 전두엽에 영향을 미친다. 명상이 뇌를 물리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명상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평온해지고 온전히 현재에 존재하며 자신의 내면과 연결해주는 행동을 찾아내면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명상이지만 어떤 사람은 기도로 이런 경험에 도달할 수 있다. 이제야 왜 그가 건강한 삶을 위해서 스마트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로부터의 해방을 강조했는지 이해된다. 기술을 통한 연결이 인간 간의 진정한 연결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비록 우리가 기술이라는 에덴동산에서 뱀의 유혹을 받더라도 잠시 동안 그 유혹을 뿌리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웰빙을 위해 명상과 마음 챙김 그리고 충분한 수면과 걷기, 반려동물과 생활하기를 해보세요. 모두 행복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습관적인 명상이 중요합니다. 긴장을 풀고 호흡을 크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뇌는 수면을 취하는 동안 세포 사이에 축적된 유해한 단백질 노폐물을 청소한다. 수면이 부족한 사람은 무력감을 느낄 확률이 7배, 외로움을 느낄 확률이 5배나 높다고 한다.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라도 건강을 잃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우리는 건강이라는 계좌에서 너무 많은 것을 빼내는 사회에서 살고 있지 않나? 건강이라는 계좌를 생각하며 파산하기 전에 우리를 둘러보는 삶을 생각해 보자. 어제도 일, 오늘도 일 그리고 내일도 일을 생각하며 늘 잠이 부족하고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면, 삶은 여유롭지 못하다. 돈과 권력을 가진들 무슨 소용이랴. 풍요롭고 행복하게 우리의 삶을 바꾸는 우리의 태도를 만들기 위해 아리아나 허핑턴의 다른 제안에도 귀를 기울여 보자.

아리아나 허핑턴이 말하는 성공을 위한 두 번째 기둥은 지혜다. 오늘날 우리는 ‘정보는 넘치지만 지혜는 부족한 시대’를 살고 있다. 그는 우리가 조바심과 시간기근(time famine)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성공을 위해 다음으로 중요한 기준은 우리가 시간을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바쁘다는데 정말 그런가요? 여유를 가져보세요. 우리는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변수에는 어쩔 도리가 없어요. 외부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지배하거나 선택할 힘이 없죠. 하지만 그러한 현상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대해서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어떤 환경에 놓이더라도 자신의 마음가짐을 선택하고 자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의 마지막 자유입니다. 그것만은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습니다. 조바심 없이 바로 보는 시간에 대한 여유로운 지혜, 그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 보세요.”

그는 내면의 지혜를 강조하고 있다. 내면의 지혜는 속삭이는 목소리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래서 귀를 기울이고 불필요한 집착을 내려놓아야 터득할 수 있는 것이다.

“세 번째 성공의 기둥은 ‘경이’입니다. 마음에 울림과 경이감을 주는 경험을 늘려가는 것이 여러분들을 성공의 길로 인도할 것입니다. 삶을 통해 마음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뛰는 경험을 더 많이 해야 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경험하기도 전에 사진부터 찍으려는 집착을 버려야 합니다. 쉬지 않고 기록하는 행위 때문에 자신은 물론 타인과도 진지하게 만나지 못한다는 것을 아시나요? 놀랍게도 기록하는 행위는 우리를 감정적으로 모든 대상과 더 멀어지게 만든다고 합니다.”

여유 가지고 자기 내면과 주변을 둘러봐야

그는 미술관과 박물관, 음악과 공연 같은 예술적 경험을 늘리고 자연의 경이로움을 체험하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리는 바쁜 일상에서 초연하게 산책하는 노부부를 보면 부럽기도 하다. 언젠가 나도 저렇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가 접하는 일상의 삶은 감사하는 마음을 잊게 한다. 그런데 문득 일상에 감사하고 모든 것이 신비스럽게 보이는 체험을 해보는 자세를 갖추면 어떨까?

지혜로운 삶을 살기 위해 감사해야 할 것의 목록을 작성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경험을 하려는 자세가 바로 경이로움을 찾는 비밀의 문이 될 수 있다. 죽음과 같은 초자연적인 것도 마찬가지다. 죽음조차 두려움으로 맞이할 것이 아니라 삶의 경이로운 변화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삶의 태도가 바뀔 것이다. 일상의 삶에 죽음을 끌어들이고, 죽음과 친해져야 죽음조차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우리가 그런 초자연적인 것과 조우하고 일체감을 경험할 때, 우리는 우리의 삶의 영역, 자연의 영역, 신의 영역에서 비롯되는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네 번째로 내가 강조하고 싶은 성공을 떠받치는 기둥은 공감, 연민, 기꺼이 받은 것을 되돌려 주려는 의지입니다. 웰빙과 지혜와 경이는 개인적인 변화이지만, 4번째 기둥은 사회적인 변화에 부응하는 것입니다.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행복은 선한 일을 함으로써 느낄 수 있습니다. 타인을 돕는 행위는 동시에 자신이 행복해지는 방법입니다. 최근에는 공감·연민·나눔이 사랑·섹스·출산 때 분비되는 호르몬 분비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과학적 연구를 통해 밝혔다고 합니다.”

인간은 유전적으로도 타인에게 베풀도록 설계된 존재여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각종 질병에 걸릴 위험도 줄어든다고 한다. 처음에 작은 도움을 주는 것으로 시작하면 점점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데 익숙해지고 더 적극적인 자선을 실천하게 된다고도 한다.

우리는 운이 좋으면 3만일가량의 인생을 산다. 인생이란 여정에서 돈과 권력과 명예보다 행복에 가치를 두는 삶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자기 내면을 돌아보고, 주위를 둘러보면서 느리고 여유롭게 살아가면서 우리는 우리의 내재된 힘을 발견할 수 있다. 삶을 통찰하고 자연의 경이로움에 감탄하고 자선을 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성공이자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다.

“오늘 이 아름다운 교정을 떠나 여러분들의 꿈을 쫓아가며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지, 여러분이 사회에서 말하는 성공이라는 개념을 사는 어리석음을 저지르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게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여성에게, 남성에게, 북극곰에게, 매미에게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원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성공은 스트레스·불면·고혈압 탓에 약국을 찾는 사람들에게만 진짜 작동하는 개념입니다. 유리천장을 부수거나 고장이 난 정치를 위해서만 여성들이 싸워야 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추구할 삶의 가치와 다른 개념의 성공을 위해 이 세상을 바꿔나갑시다.”

그렇다. 우리는 주변을 둘러보면 돈과 권력이라는 표지판이 넘쳐나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렇게 항해를 한다. 돈을 벌고 성공의 사다리를 오르기 위한 언덕에 올라 삶을 내려 볼 때 어쩌면 우리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알게 될지 모르겠다. 그 언덕에서 바라보는 표지판에는 우리가 잠시 숨을 멈추고 삶의 경이로움을 찬미하는 글귀가 새겨져 있을 수 있다.

“우리가 숨을 들여 마실 공간에서 서게 하소서. 우리가 지혜·평화·단합이 조화로운 그런 세상을 만들어 가도록 도와주소서. 그리하여 우리가 더 많은 은총, 더 많은 공감, 더 많은 감사, 더 많은 사랑의 삶을 살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우리가 만든 삶의 척도가 우리를 죽게 만들어

그렇다. 우리는 우리가 만든 삶의 척도가 우리를 죽이는 것을 모르고 달리고 있다. 기성 세대이면서도 기성세대와 다른 성공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아리아나 허핑턴의 이야기가 있어 오늘 우리가 제대로 설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그 순간 그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든다. 나에게 설 자리를 달라. 그럼 세상을 움직여 보겠다. 그게 물질과 권력이 성공이라는 왜곡된 가치에서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키는 용기 있는 자세이리라. ‘더 많이, 더 빨리, 더 열심히’라는 오래된 정원의 가치에서 벗어나 우리의 삶을 리셋해 보자. 두 개의 다리보다는 세 개의 다리가 있어야 의자가 넘어지지 않고 균형을 맞춘다. 혁명을 행동으로 옮기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 필자는 연세대(경제학과)와 미국 미시간주립대(파이낸스 석사)를 졸업했다. 행시(재경직) 34회 출신으로 재무부·재정경제원·재정경제부·기획재정부에서 관세·물가·복지·국제금융·통상 등의 분야에서 일했다. 저서로는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경제적 청춘]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등이 있다.

1430호 (2018.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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