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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4색 청년창업 성공담] 전공과 취미 살려 준비하니 창업도 술술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시행착오에도 도전과 전략으로 시장 매료...“창업 지원 프로그램 적극 활용” 조언도

▎현성준 라이크어로컬 대표(왼쪽 네 번째)와 동료들. 현 대표는 “창업이라고 하면 학생들이 거창하게 생각하기 쉬운데 요즘은 정부나 각 대학에서 관련 지원 프로그램을 잘 갖춰놓고 적극 지원해주니 작은 시도라도 다 해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사진:전민규 기자
지난해 국내 25~29세 청년층의 실업률은 9.5%로 2012년 이후 계속 늘어나고 있다. 같은 연령대의 청년실업자 비중이 전체 실업자의 23.3%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이 가장 높다는 통계도 있었다(2016년 기준). 이에 따라 ‘좁은 문’ 취업에 뛰어드는 대신 ‘더 좁은문’ 창업에 뛰어들어 자신만의 성공 이야기를 쓰고 있는 청년들이 있다. 이들은 한 번뿐인 인생에서 취업만이 정답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평소 관심 있게 보던 분야에서, 자신만의 계획을 갖고 이를 하나씩 실현해나갈 수 있는 창업이야말로 청년정신으로 과감히 도전할 만한 대상이라고 강조한다.

본지는 중소벤처기업부가 5년 연속 창업선도대학 육성사업 대상자로 선정한 건국대 출신 청년창업가 4인을 인터뷰했다. 중화권을 타깃으로 한 한국 여행 가이드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인 ‘라이크어로컬’의 현성준(26) 대표, 젖소의 초유를 원료로 한 마스크팩을 만드는 ‘팜스킨’의 곽태일(26) 대표, 산업용 무인항공기(드론) 개발에 전념하는 ‘얼티밋드론’의 문창근(29) 대표, 실내 인테리어 소품 등을 만드는 ‘파우스트아틀리에’의 오동진(26)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그들이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전공과 관심 분야를 자연스레 창업 아이템으로 연결했으며, 그것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루의 대부분을 창업 관련 활동에 몰두하면서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는 적극성을 발휘했다.

중화권 이용자들이여, 한국을 현지인처럼 | 라이크어로컬 현성준 대표

2016년 설립된 라이크어로컬은 ‘현지인처럼(like a local)’이라는 기업 이름답게 외국인도 현지인처럼 한국 구석구석을 여행할 수 있게 돕는 동명의 여행 가이드 플랫폼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형태로 서비스하고 있다. 여기서 외국인이라는 타깃의 범위를 중화권으로 좁혔다. 현성준 대표는 “한국에 오는 중화권 여행객이나 유학생들이 서비스의 주요 대상”이라며 “중국뿐 아니라 홍콩과 대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앱을 이용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월간 순이용자(MAU)가 약 3만 명. 매월 200~300%씩 성장 중이다. 올 들어 3월까지 3000만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했다.

대학에서 국제무역학을 전공 중인 현 대표는 대학생활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아냈다. “애초 창업을 꿈꾸고 국제무역학 전공을 택했지만 ‘내수시장은 좁아 한계가 있으니 해외 판로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는 막연한 생각뿐이었죠.” 그러다가 학교에서 제공한 해외 시장 조사 프로그램에 참가해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가게 되면서 창업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게 됐다. “실제로 본 중국은 알려진 것처럼 너무나도 매력적인 시장이었죠. 그런데 막상 이곳저곳 답사하려고 보니 제대로 된 현지 정보를 찾을 수 없다는 결핍감 같은 걸 느꼈습니다.” 거꾸로 중화권 여행자들 역시 한국에서 ‘친절하되 자세한’ 현지 정보를 찾기 쉽지 않아 불편하겠단 생각이 들었다. 학과 내에 있는 다양한 중화권 유학생들과 교류해가며 정보를 얻고, 그들의 문화를 면밀히 살폈다. 중국어도 배웠다.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트렌드인 앱을 플랫폼으로 결정했다. 중국은 비교적 낙후된 지역에서도 젊은이들이 앱을 즐겨 쓸 만큼 ICT 환경이 잘 구축돼 있다. 중화권에서 인기가 있다는 앱은 모조리 내려 받아 직접 써보면서 개발에 참고했다. 아울러 보다 많은 이용자를 끌어들이려면 기존에 흔치 않던, 차별화한 서비스 방식이 필요했다. 현 대표가 또래의 개발자 동료들과 논의해 도입한 방식은 네이버 ‘지식iN’과 비슷한 질문 및 답변. 앱 이용자끼리 자유로이 교류하면서 한국에 대해 뭔가 궁금한 사람이 질문 글을 올리면, 그 내용을 잘 아는 사람이 답변 코멘트를 남기는 방식이다. “한국은 이런 서비스가 보편화했지만 중국은 아직 온라인 환경이 폐쇄적이라 주변 지인들을 통해 얻는 정보를 더 신뢰하는 경향이 있어 보였습니다. 앱을 이용해 신뢰할 만한 답변을 얻을 수 있다면 훨씬 편리하기 때문에, 잠재적 수요가 많을 거라 판단했습니다.”

예컨대 이용자가 질문을 한다. “서울 말고 덜 유명한데 훌륭한 여행지는 어딘가요?” 그러면 전남 담양에 거주하는 중화권 유학생이 답변을 남긴다. “담양 대나무축제 볼 만해요. 5월에 열려요.” 라이크어로컬은 이런 방식으로 앱을 여행지·맛집·쇼핑·숙소·위치·문화·뷰티·기타 등 8개 카테고리로 세분화했다. 이용자가 꼭 여행을 하지 않더라도 한국에 대한 시시콜콜한 정보까지 궁금해 할 수 있어서다. 오늘도 갖가지 질문이 쏟아진다. “한국식으로 개명(改名)하려는데 느낌이 어떤지 봐주세요.” “세 살배기 아이를 데리고 오려 하는데 한국에선 식당에 갈 때 이런 경우 눈치가 보인다는 얘기를 들어서요. 눈치 안 보고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어딘가요?” 유명 한류 스타의 사진을 올려서 화장법을 묻기도 한다.

이처럼 질문 및 답변 방식의 도입으로 젊은 소비자들이 중시하는 ‘개인 맞춤형’의 서비스 제공이 수월해졌다는 게 현 대표의 설명이다. “해외 여행을 떠나보면 책에 나온 장소보다 현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현지인이 추천하는 장소가 훨씬 매력적이란 걸 알게 됩니다. 비단 여행뿐만이 아니죠. 앞으로는 홍수처럼 쏟아지는 부실한 정보 중에 고르는 게 아닌, 개인이 요청하는 내용에 대한 맞춤형 정보를 받아보는 게 대세가 될 겁니다.” 최근 라이크어로컬은 한층 정교한 개인 맞춤형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지난 2월엔 중국 톈진에서 법인 설립을 완료, 본격적인 현지 마케팅에 들어갔다. 현 대표는 “마케팅 강화로 5월 말까지 10만 명의 MAU를 확보한 다음 연매출 20억원 달성에 도전할 것”이라며 “여행 관련 상품을 판매하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한편, 앱 안에서 항공권이나 숙박시설 예약도 되는 올인원(all-in-one)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이용자들이 좀 더 편리하게 쓸 수 있게끔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마지막으로 예비 청년창업자들에게 조언할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보통 창업이라고 하면 거창한 규모로 생각하게 마련인데, 요즘은 정부나 각 대학에서 창업 지원 프로그램을 잘 갖춰놓고 적극 지원하는 경우가 많으니 작은 시도라도 다 해봤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피부에 좋은 초유, 이젠 발라보세요 | 팜스킨 곽태일 대표


▎곽태일 팜스킨 대표(앞줄 두 번째)와 동료들. 곽 대표는 “축산업을 기반으로 창업한다고 하면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업 아이템이 오히려 무궁무진한 분야”라며 창업을 희망하는 청년들이 자신의 생활 주변에서 아이템을 찾아낼 것을 조언했다. / 사진:전민규 기자
팜스킨의 곽태일 대표는 희소하지만 대학을 졸업해도 그만큼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전공을 창업에 잘 살린 경우다. 그는 건국대에서 유명한 축산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지난해 설립한 팜스킨은 젖소가 송아지를 출산한 후 3일 간 나오는 우유인 초유를 활용해 마스크팩 등의 화장품을 만든다. 그간 초유를 식음료에 활용한 사례는 많았지만 화장품 제조에 쓴 건 국내에선 최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써보니 피부에 좋더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최근 월매출이 1000만원 이상씩 발생하고 있다.

전공도 전공이지만, 곽 대표는 양친이 충북 청주에서 축산농가를 운영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양친을 도와 축산농가 일을 하면서 창업을 꿈꿨던 그는 “축산업을 기반으로 창업한다고 하면 의아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회적으로 관심을 덜 가져서 그렇지 오히려 사업 아이템이 무궁무진한 게 이쪽 분야”라고 말했다. 그가 찾아낸 초유도 그랬다. “학부 시절 농림축산식품부 장학생으로 독일에 연수를 갔는데, 몇몇 축산 농부들이 초유를 버리지 않고 핸드크림처럼 바르는 모습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죠.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손이 곱더라고요. ‘우리 동네에선 다 버리는 건데 저걸 왜 쓰지? 초유가 사람 피부에 좋아서 저 사람들 손도 저렇게 고운 걸까. 이걸로 화장품 사업을 해보자.’ 그렇게 결심했습니다.”

이후 곽 대표는 국내외에 나온 초유 관련 논문이란 논문은 거의 다 찾아서 탐독할 만큼 초유에 푹 빠졌다. 논문들은 초유에 다량 함유된 면역성분이 미생물을 죽이거나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해준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피부 보호에도 확실한 효능이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하지만 정작 도전하고 나서는 시행착오도 많았다. “부패한 초유를 다루다가 용기가 터져 실험실에 고약한 냄새가 진동을 했던 적도 있고, 성분을 잘못 추출해서 쓰는 바람에 얼굴이 따가워진 적도 있죠.” 가뜩이나 쉽지 않은 창업인데 사업 아이템마저 생소한 만큼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경이 됐다. 고생 끝에 보람이 찾아왔다. 그가 만든 초유 화장품은 국내 화장품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충북화장품임상연구지원센터를 통해선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검증했다.

팜스킨은 초유 화장품이 피부에 왜 좋은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피부의 진피층을 이루고 있는 수분 손실을 방지하는 히알루로닉산이 초유에 다량 존재해 보습 효과가 뛰어나다. 또 초유 속에 함유된 단백질 분해요소가 묵은 각질을 제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양하게 함유된 비타민B를 통해선 자극 받은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농림부의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청주 청원목장으로부터 초유를 공급받는다. 곽 대표는 “글로벌 시대이고 해외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는데 팜스킨 브랜드 로고를 만들면서 한글로만 만든 게 못내 아쉽다”며 쑥스러운 듯이 웃었다. 현재 팜스킨은 국내·해외 매출 비중이 50%씩으로 거의 같다. 해외에선 주로 미국과 중국에서 매출이 발생하고 있다.

해외 판로도 청년답게 저돌적으로 개척했다. “지난해 10월 아시아 최대 규모 뷰티 박람회인 홍콩 ‘코스모프로프 2017’에 무작정 뛰어들었습니다. 부스 만들 돈은 없었지만 저비용 항공권으로 가서 에어비앤비의 숙박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며, 현장에서 점심 끼니도 거르고 우리 제품 써보라고 명함과 함께 바이어들에게 뿌렸죠. 원래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건데 그땐 아무것도 몰랐습니다. 당시 관심을 가진 바이어들이 따로 연락을 해서 조금씩 판로를 뚫을 수 있었습니다.”

팜스킨은 연내에 매출 10억원을 달성하는 게 목표다. 곽 대표 개인적으로는 다른 꿈도 있다. 그는 “초유도 귀한 자원인데 국내에서 자원화하지 못했던 모든 초유를 자원화하고 싶다”며 “아직까지 국내에선 대부분의 초유를 수입해서 쓰고 있는데, 한국이 초유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거듭나도록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축산농가가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사업이 잘 돼서 고용 창출에 탄력을 받으면 이런 사회적 문제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드웨어 기술로 산업용 드론시장 사로잡아 | 얼티밋드론 문창근 대표


▎문창근 얼티밋드론 대표가 사무실에서 드론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얼티밋드론은 산업용 드론을 설계·제작하면서 다양한 산업 현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 사진:얼티밋드론 제공
2015년 설립된 얼티밋드론의 문창근 대표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요즘 유행하는 말로 ‘덕업일치’를 이뤘다. ‘덕질(특정 관심 분야에 몰두하는 것)’과 직업이 일치한다는 의미다. “중학생 때부터 무선으로 작동하는 헬리콥터 모형 등을 다루는 게 취미였습니다. 진학도 기계공학부로 해서 학습하다가 나중엔 학내에 헬리콥터 연구 동아리를 창설했죠.” 문 대표는 이처럼 비행체를 좋아해서 군복무까지 자원입대한 공군에서 했을 정도다. 전투기 정비사였다. 드론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 그도 기다렸다는 듯 드론에 빠졌다. 막연히 창업을 꿈꾸고는 있었지만 이왕이면 좋아하는 드론을 사업화해보자고 결심했다.

크게 드론은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소비자가 주로 취미활동에 쓰는 촬영용 드론, 다른 하나는 산업 현장에서 보조설비로 활용하는 산업용 드론이다. 문 대표가 사업 아이템으로 정한 쪽은 후자였다. “촬영용 드론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워낙 득세해서 산업용 드론 설계·제작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는 산업 현장이 다양한 만큼 맞춤형으로 소량 제작해 공급하기로 기본 방향을 세웠다. 직접적인 제조는 국내외 아웃소싱(제3자에게 위탁해 처리하는 것)으로 해결하되, 얼티밋드론은 드론에 장착될 센서나 각종 제어 장치들을 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기존의 국내 드론 회사들은 하드웨어 설계보다 센서 등 소프트웨어 위주로 기술력을 쌓은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이 경우 저희 쪽의 하드웨어 기술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회사 설립 후 지금껏 누적 1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창업 초기 적자에 허덕였지만 거래처가 늘면서 지난해부터는 비교적 안정적인 궤도에 들어섰다. 실제로 같은 산업용 드론이어도 쓰임새가 각각 달라 거래처가 무궁무진해진다. “미국 아마존의 드론 배송 시도에서 보듯, 국내외 산업 현장에서 드론 활용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지만 가장 많은 용도는 감시나 정찰입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다 커버하기 힘들 만큼 넓은 범위일 때 드론을 쓰면 쉬워지죠.”

문 대표는 송전탑과 공중 송전선, 풍력발전소의 블레이드(날개 부분), 기타 발전소 시설물 등의 감시·정찰을 예로 들었다. 이런 ‘관찰 대상과 지역’을 우선 설정하고 미리 모니터해서 드론의 비행경로를 설계한다. 이후 드론이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와 스테이션에 자동 착륙하고, 데이터 전송과 충전까지 자동으로 한 다음 또 한 번 촬영하러 갈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처럼 드론 조종사의 존재가 필요 없는, 사실상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이 되면 거의 모든 임무를 다 수행할 수 있게 됩니다.” 최근 드론을 연구하는 대학이나 연구소 등에서도 얼티밋드론에 일을 맡기고 있다.

“대학생들이 만든 기업을 신뢰할 수 있을까, 창업 초창기엔 그런 반응이 많았지만 거꾸로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성과 자료들이 많았습니다. 동아리 시절 출전했던 대회 성적, 그간의 포트폴리오, 각종 연구 내용까지. 그걸로 편견을 극복했죠.” 얼티밋드론은 특허청에 드론 관련 8개의 특허를 출원했고 2개가 등록을 마쳤다. 문 대표는 청년창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잘하는 거랑 좋아하는 걸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 경우처럼 그 둘이 일치하면, 창업한 다음 아무리 위기가 찾아와도 버티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지죠. 단순히 좋아하는 걸 (아이템으로) 선택했다고 해도 잘할 능력이 부족하다고 하면 어려움이 더 많을 겁니다. 또 적극적인 태도가 중요하지만 너무 실행만 앞서도 안 됩니다. ‘실행 80%, 생각 20%’의 비율로 추진력 있게 사업을 해나가 되 계획도 충분히 짜야 합니다.” 문 대표는 “기술 창업은 학생들이 특히 어려워 할 수 있는데, 찾아보면 특허를 낼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많다”며 이를 적극 활용할 것도 조언했다.

소비자 관점 고려하는 장인정신으로 승부 | 파우스트아틀리에 오동진 최고운영책임자


▎파우스트아틀리에는 다양한 주제와 표현방식으로 실내 인테리어 소품 등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사진 속 작가는 안덕환 CMO. / 사진:김현동 기자
오동진 COO는 안덕환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 4명이서 디자인 제품 브랜드인 파우스트아틀리에를 공동 창업했다. 동물의 뼈를 주제로 한 작품과 실내 인테리어 소품 등 독창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역시 전공을 잘 살렸다.창립 멤버 4명 중 3명이 산업디자인학과 출신이다(전주홍 대표는 홍익대 산업공학과 출신). 이들은 기업인이기 이전에 작가·디자이너로서 일한다. “2016년 파우스트아틀리에 사업자등록을 완료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 ‘본아시시’라는 세라믹 브랜드를 출시했습니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만들고 소개하는, 프리미엄 디자인 제품 그룹이 되길 지향하고 있습니다.”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등 국내 유통 채널에 안착했고, 각종 해외 전시회에 참가해 호응을 얻으면서 미국과 유럽으로도 보폭을 넓혔다.

디자인 기업답게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채널을 통해 이들의 작품 또는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지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본격적으로 안정화했다. 현재 월매출은 약 3000만원이다. 하나를 만들더라도 책임감 있게 만든다는 ‘장인정신’이야말로 파우스트아틀리에의 경쟁 무기다. 오 COO는 “외주를 받아 기업 간 거래(B2B)도 병행을 하긴 하는데 ‘우리 색깔’이 아닌 제품은 만들지 않고 있다”고 했다. 소비자들은 이런 깐깐함에 매료됐다. 최근 크라우드 펀딩(불특정 다수의 개인에게 어필해 후원이나 투자를 받아 자금을 모으는 것)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총 1017만원 펀딩에 성공할 만큼 인정을 받았다.

“애초부터 예술 활동과 상업 활동을 건강하게 병행하고자 했던 게 브랜드의 시작이었습니다. 작가와 디자이너로 팀을 구성해 파격적인 전시 활동과 컬래버레이션(협업·합작) 활동을 병행해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대학에서 제공한 ‘수출판로개척단’ 프로그램을 통해 이런 활동에도 탄력을 받았다. 4박5일 간 중국 상하이에서 시장 조사를 진행하면서 현지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 지난 3월의 일이다. “그간 북미와 유럽에 집중됐던 수출선을 중국으로 넓히는 데 나섰습니다. 수출 전략을 재정립하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오 COO는 사업을 키우는 과정에서 어려움도 많았다고 전했다. “우리는 제품이라고 만든 게 소비자에게는 작품이었던 적이 있습니다. 제품으로선 만족스럽지 않다는 반응이었죠. 작품이 예술의 영역이라면, 제품은 소비의 영역인데 둘을 확실히 구분하지 못했던 거죠. 그걸 ‘작가가 만든 제품’이라는 타이틀 안에 숨겼던 겁니다. 당시 일을 계기로 한걸음 더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하게 됐습니다.” 오 COO는 그러면서 “비단 우리 회사뿐 아니라 아트 디자인 제품을 만드는 모든 브랜드가 풀어나가야 할 숙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를 포함, 전 대표 등 4명의 창립 멤버들은 청년창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형성되지 않은 시장과 블루오션을 헷갈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많은 창업자가 시장이 존재하지 않거나, 너무 작아서 아무도 들어가지 않는 곳을 블루오션이라고 착각합니다. 창업자 본인이 생각했을 때 새롭고 좋은 아이디어나 제품이 왜 여태껏 시장에 나오지 않았는지에 대한 수치적인 검증이 필요합니다. 생각한 타깃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렇다면 어디서 만날 수 있는지 끊임없는 검증을 통해 시장성을 평가해야 합니다. 창업자의 진입 시장에 대한 분석이야말로 앞으로 가야할 길을 제시해주는 이정표와 같습니다. 실패한 다른 선례가 있는데 다시 그 길을 밟으려 하면서 ‘난 그들과 달라, 난 감이 있으니까’ 하는 막연한 자만심으로 자신의 회사를 고립시키지 마세요.”

다른 하나는 ‘기다리지 말라’는 조언이다. “누군가가 본인을 알아주기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도 세상에 나오지 않은 이상 ‘구현’이 아닌 ‘계획’입니다. 거창한 계획보다 확실한 구현이 성공을 앞당기는 지름길입니다.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그게 좋다고 생각했을 때, 그때가 바로 계획과 구현이 동시에 진행돼야 하는 시점입니다. 세상엔 많은 사람이 있고, 비슷한 계획을 가진 사람이 분명 존재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시기를 놓친다는 건 창업 아이템을 잃는 겁니다. 타이밍 싸움에서 이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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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4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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