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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스마트폰 신작 ‘G7 씽큐’ 승부수는] 인공지능 기술 더하고 가성비도 높여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북미 시장 본격 공략도 목표...“롱테일 전략으로 실적 반등할 것” 분석

▎LG전자가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 ‘G7 씽큐’로 고전 중이던 프리미엄 시장에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 사진:LG전자 제공
LG전자의 최신 스마트폰 ‘G7 씽큐(ThinQ)’가 5월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네이밍(naming, 이름 짓기) 방식의 변화부터 눈에 띈다. G7은 LG전자가 2012년 ‘옵티머스 G’를 시작으로 선보인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리즈의 일곱 번째 제품으로, 2013년 ‘G2’부터는 옵티머스라는 이름이 적용되지 않은 채 ‘G3’ ‘G6’ 등으로만 나왔다. 이번엔 씽큐라는 이름을 덧붙였다. 씽큐는 LG전자의 인공지능(AI) 브랜드로 ‘당신을 생각한다’는 의미의 ‘씽크 유(Think you)’와 연극 등에서 행동을 지시할 때 쓰는 말인 ‘큐(Cue)’가 결합한 단어다.

앞서 LG전자는 플래그십 패블릿(태블릿을 연상시키는 대(大)화면을 적용한 스마트폰) ‘V30’의 후속작을 지난 3월 출시하면서도 ‘V30S 씽큐’라고 명명한 바 있다. 황정환 LG전자 MC사업본부장(부사장)은 출시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가 현재 집중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있는 AI와 관련해 모바일에서 출발점이 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했다. 후발주자인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요 경쟁상대인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 애플 ‘아이폰’ 시리즈 등에 밀려 고전 중인 상황에서 AI 신기술로 차별화를 꾀하는 승부수를 던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LG전자는 가전 부문의 호조로 지난 1분기 9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돌파했지만, 스마트폰 부문만큼은 12분기 연속 영업적자로 좀처럼 돌파구를 못 찾고 있다.

AI 카메라 모드로 19가지 최적 화질 제공

5월 18일 국내에 정식 출시되는 G7 씽큐가 이런 분위기를 바꾸는 선봉장이 될 수 있을까. 여기에 대한 세 가지 궁금증이 존재한다. 우선 씽큐라는 이름값을 할 만큼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AI 기술을 탑재했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선 깜짝 놀랄 만한 혁신적인 AI 기술이 들어갔다기보다는 재미 요소와 소비자 편의성을 다각도로 끌어올리는 데 AI가 ‘활용됐다’고 표현하는 편이 더 적절해 보인다. LG전자가 전작들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의 무기로 꾸준히 내세웠던 카메라가 대표적인 예로, G7 씽큐는 AI 카메라 모드를 지원한다. AI가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피사체를 분류한 다음, 해당 카테고리의 사진을 찍을 때 최적인 화질을 사용자에게 추천해준다. 예를 들어 맛집을 찾아 탁자 위에 놓인 이색 요리를 사진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고 싶다면, AI 모드를 켠 후 스마트폰을 갖다 대기만 해도 AI가 ‘음식’으로 분류한다. 이어 사진만 봐도 음식이 맛깔스러워 보이도록 채도를 높이고 색감은 따뜻하게 AI가 자동 설정하는 식이다. 기존 8개였던 AI 카메라 모드는 G7 씽큐에서 19개까지 늘어 이처럼 한층 풍성하게 사진 찍고 SNS에 올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됐다. 전면 800만 화소, 후면 1600만 화소(일반·초광각 듀얼)로 G6보다 각각 300만 화소씩 개선된 카메라가 뒷받침해준다(어두운 곳에선 G6 대비 약 4배 더 밝게 촬영할 수 있게 하는 ‘수퍼 브라이트 카메라’ 기능도 탑재). 이와 함께 구글의 각종 AI 기술을 적용했다. 구글의 AI 음성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와, 자체 개발한 한국어 특화 음성 비서 ‘Q보이스’를 동시 지원한다. 무엇보다 국내 스마트폰 최초로 ‘구글 렌즈’를 탑재해 관심을 모은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물에 비추면 관련 정보를 자동으로 제공해주는 AI 기술이다. 다만 먼저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S9’이 ‘빅스비 비전’을 통해 이미 비슷한 기능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인 바 있어 크게 새롭진 않다.

이렇듯 AI가 새롭고 혁신적이라는 느낌보다 소소한 만족감을 주는 데 집중되다 보니 시장 일각에선 “G7 씽큐로는 분위기 반전에 역부족인 게 아니냐”고 우려한다. 하지만 LG전자가 최근 선발주자들에 맞불을 놓기보다 틈새시장 개척과 공략에 더 힘쓰고 있다는 측면을 고려할 때 긍정적으로도 분석된다. “대체 ‘폴더블폰(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차세대 스마트폰)’은 언제 출시되느냐”는 소비자 목소리가 높아졌을 만큼 경쟁사들도 특별히 혁신적인 신제품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기를 강조하고 카메라 등 엔터테인먼트 성능 강화에 힘쓴 LG전자가 AI 기술을 더해 한층 ‘효율적’으로 소비자 마음을 파고들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LG전자는 가죽 커버를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그립감(쥐는 느낌)을 선사했던 ‘G4’, 세계 최초 모듈 방식을 적용했던 ‘G5’ 등 혁신으로 승부했던 기존 G 시리즈에선 좋은 평가를 받고도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데 오히려 어려움을 겪은 전례가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는 소비자 관점에서 꼭 필요한 주요 성능을 집중 개선하는 식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권성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스마트폰에서) 수익성 회복과 플래그십 모델의 ‘롱테일(long tail) 전략’ 추진에 주력하면서 올해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17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롱테일 전략은 80%의 평범한 다수 상품이 20%의 소수 인기 상품보다 뛰어난 가치를 창출한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기존 상품의 장점을 최대한 오래 끌고 가는 전략이다.

두 번째 궁금증은 이런 관점에서 LG전자가 책정한 G7 씽큐의 출고가격이 적정 수준이냐는 점이다. LG전자는 64GB의 G7 씽큐 출고가를 89만8700원으로 확정했다고 5월 9일 밝혔다. G6보다 1100원 저렴해졌다. 일각에선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싸워야 하는 LG전자가 예상보다 가격을 비싸게 책정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쟁제품인 갤럭시S9 64GB 모델이 95만7000원이라 얼마 차이가 안 난다는 것이다. LG전자 측은 “시장 상황과 제품 제원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LG전자가 섣불리 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추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보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브랜드 가치는 중요한 요소인데 경쟁제품과 가격 차이가 많이 날 경우 이를 끌어올리는 데 장기적으로 어려울 수 있어서다. 한상린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선 가격보다 제품의 차별성이 더 중요한 요소”라며 “가격을 더 내릴 수도 있었겠지만 값싼 스마트폰 이미지가 생기면 브랜드 가치도 하락할 것을 LG전자가 우려한 걸로 보인다”고 전했다. 여기에 과거 경험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V10’을 출시하면서 가격대를 70만원대로 크게 낮췄던 적이 있지만 시장에서 성공하진 못했다. 전례로 봤을 때 가격이 제품 흥행의 핵심 변수까지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소비자 관점에서 꼭 필요한 성능 업그레이드

마지막으로 해외 시장 공략 가능성에 대한 궁금증이다. 조주완 LG전자 북미지역 대표 겸 미국법인장(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G7 씽큐를 앞세워 북미 시장 점유율을 적극 올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별화에 어느 정도 노하우를 쌓은 만큼, 마찬가지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앞서 선보인 V30도 북미 판매 실적이 전작 대비 4~5배에 달할 만큼 개선됐던 데서 자신감을 얻었다. LG전자가 스마트폰에서 어필할 만한 강점은 선진국 소비자들이 깐깐하게 보는 카메라와 오디오 성능이다.

문제는 마케팅이다. 스마트폰에서 애플 등보다 상대적으로 브랜드 가치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소비자를 끌어모으려면 전략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필요가 있다. 조 대표는 “모든 가전이 하나로 묶이는 사물인터넷 시대에 AI 기능을 앞세운 스마트폰의 중요성이 강조될 것”이라며 “북미 시장에서도 기존 가전 부문의 브랜드 파워는 강한 만큼, (이와) G7 씽큐를 접목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북미 시장 스마트폰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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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4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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