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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승민 기자의 센터링경제학(18) 포지션 파괴와 산업 경계의 종말] 4차 산업혁명은 경계 허무는 ‘섞임의 시대’ 

 

함승민 기자
사라진 구분이 혁신의 시발점...어떤 경계를 허물지 먼저 고민해야

지난 몇 십년 동안 축구에서 선수 사이의 역할 구분은 뚜렷했다. 수비수는 수비를 하고, 미드필더는 공을 운반하고, 공격수는 골을 노렸다. 그런데 최근에는 선수들의 역할이 굉장히 유동적으로 변하고 있다. 최후방 수비수들이 공격의 시발점이 되고, 공격수가 수비에 가담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정 역할의 선수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애매한 상황도 연출된다. 이런 변화는 흔히 말하는 ‘멀티 플레이어’와도 개념이 다르다. 멀티플레이어는 한 선수가 때에 따라 여러 역할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수비수와 미드필더의 역할이 구분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러나 최근의 변화는 선수의 능력을 말하는 게 아니라 역할의 구분 자체가 뚜렷하지 않다는 뜻이다. ‘포지션’을 단순히 선수의 위치가 아니라 플레이의 방향성이나 역할로 간주한다면, 이런 변화는 포지션 파괴에 가깝다. 넓은 의미에서 본다면 멀티플레이어는 이런 ‘포지션 파괴에 필요한 선수’쯤이 된다.

공격수도 미드필더도 아닌 ‘가짜 9번’


포지션 파괴의 대표적인 예가 제로톱 전술에서 나온다. 제로톱이란 말 그대로 최전방의 전문 공격수(포워드)가 ‘0’명인 시스템을 말한다. 제로톱에서는 보통 최전방 공격수 대신 ‘가짜 9번’이 기용된다. 전통적인 의미의 공격수(9번)와 다르다는 의미에서 가짜 9번이라 불리는 이들은 일반적인 최전방 공격수와 달리 상대의 최종수비수와 직접 경합하지 않는다. 미드필더의 위치로 내려와 중원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점한다. 이를 바탕으로 미드필더 지역에서의 공격권을 오래 소유하는 것을 돕는다. 이 경우 상대 팀은 미드필드 지역에서는 숫자가 부족하고, 수비수는 직접 마크할 대상이 없어 위치 선정에 혼란을 겪는다. 그렇다고 수비수가 가짜 9번을 마크한답시고 미드필드 지역으로 빨려 들어가면 2선에 머물던 다른 미드필더가 순간적으로 그 수비수가 빠진 뒷공간으로 침투한다.

가짜 9번은 기존의 포워드와 미드필드 사이의 구분을 허문 결과물이다. 최전방에 배치된 이들은 기존의 공격수처럼 직접 득점을 노리기도 하지만, 동시에 미드필더처럼 후방으로 내려와 패스의 고리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진짜 9번’과는 다른 능력을 가진 선수가 ‘가짜 9번’ 역할을 맡았다. 진짜 9번은 보통 큰 키의 몸싸움에 능한 선수가 많았다. 상대 수비수들과 근접해 싸우면서 몸으로 버티고,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 슈팅을 하거나, 동료에게 세컨드 볼을 연결시키기 위해서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없는 가짜 9번은 신체조건보다는 패스 능력과 개인기, 전술적 판단력 등이 강조된다. 2선의 미드필더에게 필요하던 능력이다. 물론 이와 함께 기존 공격수들의 덕목인 골 결정력도 갖춰야 한다.

미드필더와 포워드 사이의 경계를 허문 건 가짜 9번이 처음은 아니다. 가짜 9번이 ‘미드필더에 가까워진 포워드’라면 ‘포워드에 가까워진 미드필더’도 있었다. 지금은 은퇴한 프랭크 램파드 같은 선수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미드필더 역할을 하면서도 기존 포워드와는 다른 템포로 최전방으로 침투하거나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통해 포워드 못지 않은 득점을 올렸다. 기존에 없던 유형의 포지션이라 이들을 부르는 용어도 없었다. 해외에선 프리롤 미드필더나 공격수 역할까지 한다는 의미의 서포팅 스트라이커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라는 말을 합쳐 ‘미들라이커’란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포지션 파괴는 공격뿐 아니라 수비와 미드필더 영역에서도 이뤄졌다. 현대축구로 올수록 수비 진영에서부터 시작하는 ‘빌드업(공격 전개)’의 중요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이런 특징이 가장 잘 나타나는 게 리카르도 라 볼페 감독이 제창한 ‘라볼피아나(라 볼페의 방식)’ 전술이다. 이 전술의 가장 큰 특징은 후방에서 볼을 전개할 때 중앙 수비수는 측면으로 넓게 서고 그 사이로 수비수 앞선에 있던 미드필더 한 명이 내려온다는 것이다. 중앙 후방에서의 패스 기점을 하나 더 만들어 상대의 전방압박을 쉽게 벗어나고, 양쪽 풀백(측면 수비수)은 좀 더 편하게 전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과르디 올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맨체스터 시티에서 이 전술을 많이 활용했다. 신태용 감독의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서도 수비형 미드필더가 빌드업 때 수비 사이로 내려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라볼피아나 전술에선 여러 포지션 파괴가 나타난다. 일단 수비 위치로 내려선 수비형 미드필더가 있다. 엄밀히 말하면 미드필더이지만, 원래는 수비수가 맡던 최초 빌드업 과정도 맡는다. 수비수와 미드필더 간의 장벽이 낮아진 포지션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여기에 ‘인버티드 풀백(Inverted Fullback)’을 가미했다. 일반적인 풀백은 측면으로 넓게 벌려 사이드 라인을 따라 활동한다. 이와 달리 인버티드 풀백은 측면을 수비하다가도 빌드업이 시작되면 중원으로 좁혀 들어와 중앙 미드필더의 역할을 수행한다. 미드필더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형성하게 하는 ‘풀백 위치에서 이동한 미드필더’다. 여기에 ‘스위퍼 키퍼(Sweeper Keeper)’도 등장했다. 골키퍼와 필드 플레이어의 경계를 허문 사례다. 스위퍼 키퍼는 높게 올린 수비라인의 뒤에서 길게 넘어오는 상대의 공격을 페널티 박스 밖으로 나와 적극적으로 차단하는 골키퍼다. 단지 수비적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비수들과 같이 볼을 돌리면서 빌드업에 적극 관여한다. 바이에른 뮌헨의 마누엘 노이어처럼 필드 플레이어 못지 않은 개인기와 패스 능력을 갖춘 골키퍼들이 이 역할을 맡는다.

사실 포지션 파괴는 축구에서는 오래된 주제다. 거슬러 올라가면 과거 최후방 수비수이면서 기회가 있을 땐 최전방까지 올라가 공격에 가담하는 ‘리베로’가 있었다. 이후 요한 크루이프가 포지션에 고정되지 않고 모든 선수가 공격과 수비에 가담하는 토탈사커를 창안한 이후 포지션 파괴는 더 활발히 이뤄졌다. 축구 전술사는 이런 포지션 파괴의 궤를 같이 한다. 공격형 미드필더, 수비형 미드필더, 인사이드 포워드, 윙어 등 현대축구에서 세분화된 포지션 명칭도 포지션 파괴에서부터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산업 간 경계 허물어져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 의장.
포지션 파괴의 핵심은 그간 사람들의 뇌리에 박혀 있던 포지션 간 경계를 없애는 것이다. 사라진 구분은 변수가 되고 변화를 만든다. 여기서 오는 변화무쌍한 시스템이 팀 내에서 새로운 연결 고리와 접점을 형성하고 기존에 없었던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오늘날 경제의 주요 화두인 4차 산업혁명의 핵심도 낮아지는 산업 간 경계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부터 회자된 개념이다. 클라우스 슈바프 WEF 의장이 처음 주창했다. ▶1784년 영국에서 시작된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1969년 인터넷이 이끈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에 이어 ▶ 로봇이나 인공지능(AI)을 통해 실재와 가상이 통합돼 사물을 자동적·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상 물리 시스템의 구축이 기대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일컫는다. 이를 가져오는 대표 기술로는 인공지능·로봇공학·나노기술·3D프린팅·유전학·생명공학이 흔히 언급된다.

사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에 대해서는 논란도 많다. 먼저, 용어의 학술적 근거 문제다. 1~2차 산업혁명의 경우 각각 공업화와 대량생산 체계로 생산성이 크게 증대하면서 큰 부를 쌓은 자본가 계층이 등장하고 인구가 급격히 느는 등 경제·사회 전반에 획기적 변화가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변화를 비교해 봤을 때 ‘컴퓨터 기술이 발달했을 뿐인’ 현상은 산업혁명이라고 부르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정의도 모호하다. 구체적인 실체를 설명하기보다 ‘디지털 기술의 활용으로 지금과는 많이 다른 어떤 변화가 있을 것. 딱 잘라 어떤 게 등장할지는 모르지만, 이런 것도 저런 것도 나올 수 있다’ 정도다. 그러다 보니 여러 분야에서 차용하기는 좋지만 불분명한 개념이 된 경향이 있다. 이해와 활용 수준이 제각각인 탓에 그 단계에 따라 용어의 의미가 달리 받아들여진다는 사실도 걸림돌이다. 더구나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용어도 아니다. 이런 이유에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또는 기대감만 커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쨌든, 우리에게 중요한 건 4차 산업혁명의 본질보다는 그에 따른 생태계의 변화가 삶과 가족, 후세에 미칠 영향이다. 개인이 자기계발을 준비하기 위해서, 기업이 미래 먹거리를 구상하기 위해서, 정부가 국내 산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다. 이런 측면에서 거창한 용어를 들어내고 4차 산업혁명을 들여다보자. 이렇게 최근 벌어지는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적인 흐름을 찾을 수 있다. 바로 산업 간 경계가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융합’이니 ‘초연결’이니 하는 철 지난 것처럼 느껴지는 용어들이 시대마다 떴다가 사라지곤 했지만 결국 같은 맥락 안에 있었던 셈이다. 나눠져 있던 어떤 것들의 ‘섞이기 시대’가 도래했다.

예컨대 세계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은 최근 미국의 유기농 식품 체인점인 홀푸드를 인수하고 아마존고라는 무인점포까지 운영하고 있다. 아마존이 온라인 업체인지 오프라인 업체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또한 국내 최대 포털업체인 네이버는 최근 온라인 쇼핑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네이버가 포털업체인지 온라인 쇼핑업체인지 모호해졌다. 알리바바그룹 창업주인 마윈은 ‘신소매(신링쇼우)’ 시대로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고 선언했다. 온·오프라인과 물류가 결합된 새로운 개념의 상거래 패러다임이 도래했다는 얘기다. 혁신의 상징이 된 아이폰은 아이팟과 컴퓨터, 휴대폰의 장벽을 없앤 결과물이다. 애플은 여기에 더해 서비스(아이튠즈·앱스토어)와 제조(아이폰·iOS)의 경계를 허물어 시장을 개척했다.

O2O·핀테크·사물인터넷이 영역 파괴 주역

O2O·핀테크·사물인터넷(IoT) 등 최근 산업계에서 주목 받는 용어도 경계가 사라진 결과물들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의미하는 O2O(Online to Offline) 산업은 전통 서비스업이 앱과 온라인을 통해 중개되거나 직접 제공되는 형태다. 음식 배달 앱 등이 대표적인 O2O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다. 금융과 디지털을 연결한 핀테크도 넓은 의미에 O2O에 포함된다. IoT는 디지털 세계의 정보와 실물 제품의 연결을 뜻한다. 자율주행차나 AI 비서 등은 IoT를 이용해 디지털과 실물의 경계를 허문 상품이라고 볼 수 있다. 디지털과 제조업의 장벽이 낮아진 경우다. 이밖에 물류와 상거래를 연결한 알리바바의 신소매 개념처럼 디지털 기술을 중심으로 서로 단절돼 있던 두 산업의 경계가 무너지기도 한다. 이런 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게 정보통신기술(ICT)이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경계의 종말을 촉진한 영향이다.

이렇게 ICT의 발달로 산업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일컬어 ‘빅블러(Big Blur)’라고도 일컫는다. ‘Blur’는 흐릿해진다는 뜻의 영어 단어다. 미래학자인 스탠 데이비스가 1999년[블러: 연결 경제에서의 변화의 속도]라는 저서에서 이 단어를 사용했다. 빅 블러로 업체 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사업 모델들이 속출하고 있다. 빅 블러 시대의 가장 큰 경쟁자는 경계 밖에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다. 4차 산업혁명 얘기를 할 때 규제에 대한 불만이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유 역시 경계가 없어지는 것과 관계가 깊다. 규제라는 것 대부분이 ‘구분’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비유하자면 공격수와 미드필더에게 다른 규정을 적용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짜 9번 같은 포지션 파괴가 등장하면 심판은 휘슬을 불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갈피를 못 잡는다.

한편, 4차 산업에 대해서 유념해야 할 점은 ICT 는 경계 허물기의 도구 또는 대상일 뿐이라는 것이다. 즉 지금은 ICT 기술 자체보다는, ICT 기술로 어떤 경계를 허무느냐가 포인트다. IT 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 10~20년과 지금을 구분하는 기준도 여기에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할지 막막해하는 원인도 이 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연일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기업들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그러나 정부나 기업이나 신흥 산업 생태계의 혜택을 보고 싶어하면서도 그 방법에 관해서는 아직도 중구난방이다. 이는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의 최신 조사에서 잘 드러난다. 경영자가 4차 산업혁명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거기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는지는 자신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나머지는 기술적으로 전면적인 변화에 대처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대다수가 열광하면서도 그것을 왜 원하는지는 아직 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어떻게 경계를 허물 것인가’가 아니라 ‘어디 사이의 경계를 허물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 왜 하는지도 모르는 기술 개발은 안 하느니만 못 하다. 포지션 파괴가 대세라고 하니 목적도 없이 무작정 수비수에게 미드필더 훈련을 시키면 역효과만 난다. ‘뭐가 될지 모르니 그냥 멀티플레이어가 되자’는 발상도 도움이 안 된다. 앞서 말한 포지션 파괴 사례는 모두 각자의 전술에서 약점이 무엇인지, 어떤 대안이 있을지를 먼저 치밀하게 고민한 끝에 나온 대안이다. 4차 산업혁명의 준비 역시 신기술의 복잡한 문제에 현혹돼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장밋빛 미래 전망을 걷어내고 곧바로 현실적인 ‘필요’를 찾는 게 좋다.

경계 허물기 쉬운 환경 조성해야

목적이 뚜렷해진 다음이라면 최대한 다양한 경계 허물기가 나올 만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포지션 파괴는 양날의 검이다. 실패도 많다. 우리가 바라는 혁신이란 이런 수많은 시행착오 가운데 하나가 얻어 걸리는 것이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야 그만큼 많은 혁신이 나타난다. 경계를 허문 다음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다. 지금은 혁신적인 인버티드 풀백이나 스위퍼 키퍼가 만약 ‘대세’가 된다면, 이는 기존의 풀백과 골키퍼의 경쟁력은 그만큼 떨어진다는 의미다. 산업적으로 보면 구조조정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적인 차원에서는 이로 인한 격차와 갈등을 봉합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개념을 만든 슈바프 의장 역시 “모든 혁명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 승자는 힘겨운 이들을 배려하고 불운한 이들에 연대감을 보여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하는 이유다.

1434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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