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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종합 3위 휠라코리아 윤근창 대표] 신발 ‘코트 디럭스’ 열풍에 제2 전성기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아쿠쉬네트홀딩스 인수 효과 맞물려 실적 향상…오너 일가 지분 낮아 경영권 방어 취약

종합 3위를 차지한 휠라코리아는 1980년 초 유명 신발업체 수출담당 임원이었던 윤윤수 회장이 1991년 설립한 패션전문회사다. 휠라코리아는 2007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를 인수해 본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5303억원, 2174억원이었다. 매출은 전년보다 161.6%, 영업이익은 1741.1% 증가했다. 실적이 급등한 건 2011년 인수한 아쿠쉬네트홀딩스 매출이 지난해부터 연결실적에 반영된 때문이다. 휠라코리아는 2016년 10월 28일 아쿠쉬네트를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지분 20%를 추가로 매입해 지배주주(당시 지분 53.1%, 현재 52.8%)로 올라섰다. 아쿠쉬네트는 세계 1위 골프용품 회사다.

휠라코리아의 깜짝 실적은 아쿠쉬네트홀딩스 인수 효과가 가장 크지만 창업주 윤윤수 회장의 장남 윤근창 사장이 주도한 리브랜딩도 주요했다는 평가다. 윤 사장은 2015년부터 신발사업본부(풋웨어 본부) 본부장을 겸임하면서 브랜드 리뉴얼을 시작했다. 2016년 봄·여름 시즌부터 테니스화 형태 슈즈와 휠라의 고유 브랜드 헤리티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코트 디럭스, 전면에 휠라 로고를 크게 프린트한 빅로고 티셔츠 등을 선보였다. 윤 사장이 주도한 이 같은 브랜드 리뉴얼은 지난해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특히 코트 디럭스는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지난해말 기준 판매량이 100만 켤레를 돌파했다. 신발 업계에 따르면 슈즈의 경우 히트제품 판매량이 10만 켤레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코트 디럭스의 인기는 폭발적인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장 휠라스러운 슈즈를 6만9000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대에 출시해 1020세대에서 유행을 일으킨 것 같다”고 말했다. 휠라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유통망에도 변화를 줬다. 기존의 리테일(소매) 방식에서 벗어나 폴더·ABC마트·슈마커 등 도매채널로 발을 넓혔고, 2016년 11월 ‘홀세일 본부’를 신설해 도매 유통채널 영업 전략을 강화했다.

하지만 호실적에도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낮아 경영권이 위태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진행한 주식분할도 경영권 방어를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이 회사의 지주회사인 휠라홀딩스가 갖고 있는 휠라코리아의 지분은 20.09%.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휠라코리아 지분 5% 이상을 갖고 있는 기관투자자는 5곳이나 된다. 이들의 지분을 합치면 39.51%에 달하고, 외국인 지분율은 23.6%다. 이 때문에 그동안 휠라코리아의 단일 최대주주 자리는 몇 차례나 바뀌기도 했다. 그때마다 오너 일가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해 최대주주 자리를 탈환했지만, 이제는 보유하고 있던 BW를 모두 행사해 향후 지분 방어에 취약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들어오면 주식 분산효과가 나타나 지분율이 높은 기관의 적대적 M&A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1435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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