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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종합 4위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모바일게임 시장에서도 강자로 우뚝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리니지M’ 흥행에 사상 첫 매출 1조원 넘어… 신작 출시 미뤄져 주가는 하락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매출은 전년보다 79% 늘어난 1조7587억원, 영업 이익도 78% 늘어 5850억원을 기록했다.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6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리니지M’ 덕분이다. 리니지M은 엔씨소프트의 대표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1’의 그래픽과 콘텐트 등을 그대로 따온 모바일 버전 온라인 게임이다. 이 게임은 출시 전부터 많은 유저의 관심을 받았다.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약 2주 만에 300만 명을 넘어섰을 정도다. 현재 리니지M은 하루 평균 매출이 30억원에 달할 정도로 인기다.

시장에서는 “리니지M이 국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을 선도한 게임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리니지M은 국내를 넘어 해외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11일 대만의 최대 게임기업인 ‘감마니아’를 통해 대만·홍콩·마카오 지역에 서비스를 개시했다. 리니지M의 흥행과 모바일 롤플레잉(RPG) 게임인 ‘파이널 블레이드’와 모바일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 ‘프로야구 H2’도 인기를 얻으면서 전체 게임 매출 중 모바일 게임의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이로써 지난해를 기점으로 엔씨소프트는 PC온라인 게임회사에서 모바일 게임회사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붙였다. 이 회사는 2011년부터 일찌감치 인공지능 연구를 시작했다. 경쟁사들이 최근 1∼2년 새 인공지능 조직 덩치를 키운 것을 감안하면 꽤 일찍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AI가 게임 개발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며 “프로그래밍하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말한다. 그는 엔씨소프트의 미래 성장 경쟁력을 AI로 보고 있다. AI 개발을 위해 매출의 20%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을 스스로 개발하는 AI 자동화 도구를 올해 본격 도입할 계획이다.

엔씨소프트의 향후 실적은 리니지M와 신작 출시에 달려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리니지2모바일’ ‘블레이드앤소울2’ 등 출시를 내년으로 미룬다고 5월 10일 발표하면서 당초 기대보다 실적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진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보다 각각 27%, 34.4% 하향한 1조6400억원, 6234억원으로 수정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작 출시에 따라 위험수익이 크게 달라지는 게임주 특성상 신작 출시 지연은 단기적으로 기업 투자매력도를 하락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덩달아 주가도 흔들리고 있다. 5월 11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전날보다 4% 하락한 33만2500원을 기록했다.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이다. 때문에 증권사들도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KTB투자증권은 최근 목표 주가를 50만원에서 38만원으로 내렸다.

1435호 (2018.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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