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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학각색(各學各色)’ | 지방선거, 당신의 선택은? - 행정학] 정치 아닌 지방 위한 공약 살펴라 

 

정정화 강원대 글로벌인재학부 교수(한국지방자치학회 차기 회장)
학연·소지역주의에 매몰돼 정책대결 실종…이행 가능성 면밀히 따져야

※ 정정화 교수는…국방부 국방기관 평가위원 및 군공항이전사업단 자문위원이자 농진청 자체평가위원이다. 행정안전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방자치단체장을 주민직선으로 선출하기 시작한 1995년 선거에서는 지역의 특정 고교 출신이거나 해당 지역의 전직 공무원들이 민선단체장을 장악하는 현상이 매우 두드려졌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초단체장을 특정 고교에서 대물림할 정도로 ‘학연’이 지방선거를 좌우하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동했다. 여기에 소지역주의와 얽히고설킨 연고주의가 가세해 지방선거에서 ‘정책대결’은 모양새를 갖추는 구두선에 그쳐, 참신하고 새로운 인물이 지방정치에 수혈되기 어려운 구조였다. 지역성이 비교적 약한 수도권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정치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막강한 권한을 지닌 민선단체장을 견제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지만, 지역의 실정은 학연 등으로 연계된 토착구조 탓에 지방의 부패 현상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러한 연유 등으로 주민들은 지방자치에 대한 회의감과 지방선거의 피로감을 호소할 정도가 됐다.

세월이 흘러 민선단체장이 출범한 지 벌써 27년이 지났지만 지방선거의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지방’조차 실종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민의 삶과 직결된 지역 이슈나 정책보다는 연일 터져 나오는 메가톤급 외교·안보 이슈 때문에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 때문에 광역단체장 후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지만, 기초단체장 후보는 잘 모르며 광역·기초의원은 출마 여부 자체도 모르는 경우가 허다해 심각한 ‘깜깜이 선거’가 우려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책대결보다 네거티브 전략이 난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냉철한 판단으로 6·13 지방선거에 임해야 한다. 지방자치의 새로운 전환점을 형성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선거이기 때문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안과 동시 투표하는 방안이 야당의 반대로 무산됐지만, 지방선거 이후에는 지방분권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방안이 추진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장 ‘제2 국무회의’ 발족이 가시화돼 있고, 지방자치법 개정 등으로 ‘연방제에 버금가는 지방분권’을 강화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적인 국정과제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이 어떻게 지역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고, 주민의 삶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지방’ 대신 ‘정치’만 부각되고 있는 이번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정책공약이 얼마나 지역주민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을지를 점검해야 지방소멸이 우려되는 이 중차대한 시기에 지역의 활로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보면, 지난 5월 말 경북의 한 지역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후보 선택 기준으로 소속정당(19.2%)이나 인물(18.9%)보다는 정책 및 공약을 보고 평가하겠다는 응답이 28.1%로 가장 높았다는 사실은 고무적이다. 이 여론조사에서는 또 후보자의 도덕성 및 청렴성(15.6%)을 정치적 경험(7.9%)에 비해 2배 이상으로 중요하다는 응답이 나왔다.

정책공약 평가에서는 이행 가능성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마구잡이식으로 국책사업을 유치하겠다고 한다면 비록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중앙정부 등과 임기 내내 갈등만 부추길 뿐이다. SOC 건설, 제조업 유치 등 집행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화려한 공약보다는 지역맞춤형으로 특화된 발전전략을 제시한 후보를 눈여겨봐야 한다.

또 앞으로 강화될 지방분권시대에는 민선단체장을 견제할 수 있는 지방의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지방의회가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방분권이 확대될 경우 자칫 ‘제왕적 단체장’ 때문에 지방자치의 폐혜가 심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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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7호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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