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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학각색(各學各色)’ | 논란의 대입제도 개편 어디로? - 사회학] ‘그들만의 리그’가 필요하다 

 

김영수 서강대 사회학과 교수
정원의 일부를 경제적 취약계층에 할애할 만 … 기존의 전체 정원은 유지해야

긴 겨울이 가고 봄이 오면 그 싱그러움이 반갑기보다 황사 걱정이 먼저 드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대선이 끝나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그들에게 거는 희망에 앞서 이번에는 또 어떤 입시제도가 등장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일도 이제는 피할 수 없는 통과의례가 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도 예외가 아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학입시의 획기적인 변화를 예고하며 학생과 학부모들의 애간장을 태웠지만, 정작 교육부는 2022학년도 대입 시안의 여러 요소만을 정리한 후, 최종 결정을 다시 국가교육위원회로 떠넘기는 전례가 없는 무책임한 처사로 수험생의 혼란과 학부모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있다.

대입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현재의 대학입시가 사회적 형평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하더라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생들의 대학 진학이 좌우되고, 이에 연계해 사회 진출의 기회가 달라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

현재의 상황에서는 교육을 통한 계층상승은 요원하다. 개천에서 용이 나오는 시대는 막을 내리고 있다는 걱정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모든 개천은 복개가 되어 더 이상 이무기가 하늘로 승천할 수 있는 가능성 자체가 막히고 있는 것이다. 현재 대학입시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전형 요소는 내신·학생부·수능 등이다.

내신은 공식적인 교육 과정을 중심으로 학업의 충실도와 성과를 평가하는 자료이며, 학생부는 학업에 대한 학생의 개인적인 태도나 생활은 물론 공식적인 교과 과정 이외에 자율적으로 수행한 다양한 활동을 평가하는 자료다. 여기에 더해 수능점수는 모든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상대적 혹은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자료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나 이 모든 전형 요소 어디에도 학생들의 경제적 환경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 내신과 수능점수는 사교육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학생부의 기재내용도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다양하고 가치 있는 활동의 가능성이 제고된다. 결국 기존의 요소를 어떤 방식으로 조합하는가와 상관없이 형평성과 관련한 불만과 비판은 피할 수 없다.이런 답답한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돌파구는 소득에 따른 전형의 차별화에서 찾아야 한다. 정시와 수시의 비율을 조정하거나 전형 요소의 조합을 바꾸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새로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런 관점에서 각 대학의 입학전형에서 경제적 취약계층의 수험생을 위한 전형을 만들어 그들끼리 경쟁할 수 있는 장을 만드는 것이 해결책으로 제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원의 20% 내지 30%를 경제적으로 취약한 소득 3분위나 4분위 이하의 학생들에게 할애한다면, 완전하지는 않더라도 현재와 같은 형평성에 대한 극심한 논란과 불만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전형은 현재의 전형 요소를 그대로 활용하면 된다. 물론 그들만을 위한 전형 외에도 취약계층의 수험생은 다른 전형에도 중복해서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현재도 많은 대학이 다양한 수시전형에 중복해서 지원하도록 허용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과정에서 이들에게 할당하는 정원은 각 대학이 갖고 있는 기존의 정원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만약 이들을 위한 전형이 정원 외로 이뤄질 경우 이미 상대적으로 우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몇몇 서울 소재 대학의 신입생 수만 늘리는 결과로 이어지고 만다.

이는 특히 현재와 같이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이미 큰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방의 대학들에게 큰 위험 요소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 김영수 교수는…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 서강대 입학처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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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8호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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