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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학각색(各學各色)’ | 논란의 대입제도 개편 어디로? - 행정학] 공공가치 따지면 대입 복잡할 수밖에 없어 

 

강제상 경희대 행정학과 교수
가정형편·장애 등의 변수도 고려해야 … 대입 정원 무조건적 동결 재고해야

대학입시가 온 나라를 흔들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할 것이다. 대학에 입학하기만 하면 졸업은 당연한 것이고, 대학졸업장이 사회에서의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쉬운 투자라는 생각이 거의 모든 국민에게 퍼져있기 때문이다.

현재 입시제도의 선발 방법은 수학능력시험, 학생부종합, 논술로 나누어진다. 사회과학 입장에서 입시제도는 학업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타당도와 수단으로서의 신뢰도를 가져야 하고, 이런 타당도와 신뢰도는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일반화와 누구에게나 같은 조건의 공정성이 중요하다. 입시를 시행하는 입장에서는 경제성이 있어야 한다. 타당도와 신뢰도 입장에서 완벽한 것은 없다.

신뢰도 입장에서는 수능이 높을 수 있으나 타당도 입장에서는 학생부종합과 논술이 높을 수 있다. 학생부종합은 학생의 수학능력의 발전 정도를 평가하기에 좋은 지표다. 그러나 모든 고등학교의 조건이 같지는 않다. 논술은 종합적 수학능력을 평가하기에는 가장 좋을 수 있으나 채점에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모든 방법을 사용해 학생의 수학능력을 평가하면 가장 좋지만 평가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고 비용이 만만치 않아 거의 불가능하다.

또 하나의 난제는 수도권 인구 억제 정책이다. 국토부가 수도권 대학의 학생 수를 엄격히 통제하고 의학계열은 여기에 더해 보건복지부가 통제한다. 지금은 거의 잊혀진 정책이지만 대학 정원이라는 말만 나오면 등장하는 정책이다. 그러니 수도권의 대학은 모집단위별로 정원을 엄격히 따진다. 한 명이라도 더 뽑거나 덜 뽑으면 당장 교육부의 호출을 받게 된다. 그러니 모든 모집방법에 계량이 사용된다. 다시 말해 수능의 등급이나 학생부종합이라도 그 취지에 상관없이 줄세우기를 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것을 공정한 것으로 치부한다. 결국 또 다른 왜곡을 낳는다.

행정학의 입장에서 입시정책을 생각해 보자. 정책의 목적을 사익 추구를 극대화시키는 경우와 공공가치를 극대화시키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사익의 경우이다. 모든 시민은 개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한다. 능력이 되면 사교육을 받는 것도 무방하다. 다만 정부의 역할은 한 개인이 다른 개인의 이익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일반화는 개인의 능력에 따라 당연히 달라지는 것임으로 고려사항이 아니고 공정성만 개입하면 된다. 사교육에는 정부가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고 부정 행위만 단속하면 된다. 대학 입장에서도 어떤 방법을 사용해 학생을 선발해도 상관이 없다. 다만 정부는 대학이 약속한 방법에 따라 공정하게 학생을 선발했는지를 보면 된다.

문제는 공공가치(또는 사회적 가치) 입장에서 정책을 만드는 경우다. 지나친 사교육이 공교육 현장을 파괴해선 곤란하고 공교육은 교육의 목적에 따라 운영해야 한다. 형식적 공정성을 떠나 적극적 공정성이 강조돼 환경이 어려운 학생이나 몸이 불편한 학생도 이 때문에 생기는 불이익을 받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를 다 고려해 입시제도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만족시키는 제도는 없으니 복잡한 조합을 가진 다양한 입시제도를 내놓아야 한다. 또 대학정원의 무조건적인 동결은 주관적 평가(학생부종합과 논술)나 객관적 평가(수능)에 수험생을 줄을 서게 한다. 이는 결국 다시 입시제도의 복잡성에 대한 불만을 야기시키게 되고, 사교육은 이 복잡함에 교묘하게 끼어들게 된다.

사익추구 극대화의 입장에서 현재의 대입제도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공공가치 입장에서의 대입정책은 각 시민이 사익추구를 어느 정도 희생하고 공공가치의 극대화를 위해 노력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마침 국가교육회의에서 이런 문제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국가교육회의의 숙의 과정과 공론화 과정에 큰 기대를 해본다.

※ 강제상 교수는… 현재 한국행정학회 회장이다. 경희대 입학처장과 정경대학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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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8호 (2018.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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