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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투자 전략은] 많이 떨어진 대형주 눈여겨볼 만 

 

이종우
기업 분기 영업이익 30% 줄어도 1800선은 지킬 가능성 ... 반도체·은행·조선 등 관심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홍보관인 딜라이트를 찾은 외국인이 반도체 홍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2011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을 계기로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했다. 1650선까지 떨어졌다 곧 반등해 1800선 위로 올라왔다. 이후 가끔 1800선을 밑도는 일이 일어나긴 했지만 곧바로 회복됐다. 진정한 바닥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박스권이 시작됐다. 주가가 옆으로 누운 5년 동안 다양한 악재가 발생했다. 남부 유럽에서 재정위기가 터졌고 미국 연준이 처음 금리를 올렸다. 주가는 이런 악재를 버텨냈다. 종합주가지수가 박스권에 있는 동안 우리 기업의 영업이익은 아무리 잘 나와도 분기에 35조원을 넘지 못했다. 2013년부터 3년 동안은 아예 이익이 줄기도 했다. 그래도 1800선이 깨지지 않았다. 지금은 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는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내년에 30% 넘게 이익이 줄어들더라도 1800선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미국 주식시장이 IT버블 붕괴 때처럼 급락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참고로 당시 S&P500 지수는 31개월에 걸쳐 43% 하락했다. 또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나빠 성장률이 1%대 초반까지 떨어지면 시장이 지지선 밑으로 내려갈 수 있다. 이런 가정이 얼마나 합리적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다.

시장과 관련해 인식을 짚어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 매도도 그중 하나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도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한게 10월에만 외국인이 5조원 가까이 주식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순매도액 5조원이 시장을 뒤집어 놓을 정도로 큰 액수일까? 시가총액의 0.4%도 되지 않는 액수인데.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한창이던 2003년에 외국인이 석 달 간 시가총액의 3%에 해당하는 주식을 매수한 적이 있다. 지금 금액으로 따지면 42조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주가는 외국인이 매수하는 동안 올랐다가 매수를 그만둔 후 한 달 반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수급은 액수가 얼마이든 상관없이 주가를 움직이는 장기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코스피 2000선 아래에서는 매수에 무게


외국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 변수는 우리 시장 전망과 선진국, 특히 미국 주가 동향이다. 국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해 국내 기관조차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사줄거라 생각하는 건 맞지 않는 가정이다. 외국인에게 너무 많은 무게를 두는 건 맞지 않다. 시장이 어렵지만 이미 상당폭 하락한 만큼 연말·연초는 안정된 흐름을 회복할 거라 생각하고 전략을 세우는 게 맞을 것 같다.

종합주가지수 2000선 밑에서는 주식을 순차적으로 매수하는 게 좋다. 시장이 쇼크상태에 있는 만큼 이 선이 깨질 수도 있지만 회복까지 많은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걸로 전망된다. 첫 번째 매수 대상은 낙폭이 큰 우량주다. 투자자들은 상황이 어려울수록 보수적이 된다. 어떤 위험이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위기를 견딜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회사를 원하게 된다. 우리 기업 중에서는 업종 대표주가 이 부류에 속한다. 3분기에 양호한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LG전자 주가가 고점에서 45% 가까이 하락했다. 중국의 추격으로 액정표시장치(LCD) 부문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전망 때문이었다. 다른 몇몇 대표 IT기업도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가격이 낮은 만큼 주가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반도체도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이번 반도체 경기 둔화는 1995년의 1차 둔화나 2000년의 2차 둔화 때와 다르다. 당시는 반도체 경기가 꺾이고 1년 사이에 제품 가격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지금은 반도체 가격 하락이 크지 않다. 공급자가 줄었기 때문인데 경기 둔화가 상대적으로 심하지 않은 상태다. 그 사이 삼성전자 주가는 고점에서 30% 가까이 떨어졌다. 과거 주가 기준으로 보면 200만원대가 위협받고 있는 상태가 된 건데 지지선이 만들어질 때가 됐다.

가장 고민되는 종목이 자동차다. 상황이 좋지 않다. 3분기 실적이 2012년 최고치의 15%에 불과할 정도로 줄었다. 호재가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주가는 그에 맞춰 크게 하락했다. 현대차의 경우 사상 최고치 대비 60%가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넘었던 지난해에도 자동차 주식은 거의 움직이지 못했다. 어떤 회사가 좋은 회사인지 아닌지는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3분기 실적을 계기로 자동차가 위기상황임을 모두 인식하게 됐다. 우리 자동차 회사가 이 위기에서 빠져 나올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면 지금은 좋은 투자 기회다.

업황이 이미 회복됐거나 회복 단계에 있는 대형 기업들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은행이 이미 업황이 좋아진 업종이다. 3분기에도 양호한 이익을 냈다. 이와 달리 주가는 3월 이후 6개월간 20% 넘게 떨어졌다. 부동산종합대책으로 내년 이후 이익이 줄어들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은행은 2013년 이후 4년간 이익 감소에 시달려온 업종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상당 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해왔고, 그 결과로 얻은 게 지금의 실적이다. 당분간 이익 증가율이 낮아질 수는 있어도 갑자기 대규모 감익에 빠지는 일은 없을 걸로 전망된다.

자동차·중소형주는 관망

조선업도 눈에 띈다. 9월까지만 해도 종합주가지수에 관계없이 주가가 상승할 정도로 흐름이 좋았지만 10월 들어 하락했다. 조선은 오랜 시간 불황에 시달린 업종이다. 업황이 바닥까지 내려갔고 아직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그래도 최악의 불황에서는 빠져 나왔다는 점이 주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은 경기가 바닥을 벗어나는 시점에 매수하는 게 가장 좋았다는 경험이 작용하고 있는 업종이다.

가장 난해한 게 중소형주, 그중에서도 바이오를 포함한 코스닥이다. 코스닥이 1월 말 고점 대비 30% 넘게 하락했다. 10월에만 하락률이 20%를 넘었다. 코스닥이 어떻게 되느냐는 바이오 주식에 따라 좌우된다. 해당 업종이 코스닥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기 때문이다. 바이오 주식은 1월에 고점을 기록한 후 6개월 넘게 하락했다. 마침내 8월에 저점을 기록하고 반등에 들어갔지만 10월에 다시 하락했다. 바이오처럼 시장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주식은 하락할 때 한 번에 떨어지지 않는다. 하락과 반등을 반복하는데 지금 그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판단은 10월에 시작된 하락이 8월 저점을 깨지 않고 마무리될 경우에는 저점에서 매수하면 된다. 박스권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반대로 저점을 깨고 내려가면 매수하면 안 된다.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다. 바이오의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의 주가가 이미 8월 저점 밑으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다른 중소형주는 시장이 안정되고 난 후에 투자를 생각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기업 내용이 대형주보다 좋지 않아 불황에 견딜 수 있을까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수급 면에서도 불리하다.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대형주가 널려 있는데 굳이 중소형주까지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겠냐는 생각을 넘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 이종우 증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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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8호 (2018.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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