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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경의 ‘IF’ㅣ부자를 꿈꾸는 당신에게(2) 동화 속 왕자와 거지가 현실에 있다면] 계층이동 사다리 잇는 연결의 힘 

 

마크 저커버그 “인간의 잠재력 향상과 평등 촉진” 강조...서로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소통해야

▎사진:© gettyimagesbank
테드 영상의 인기 있는 연설을 듣고 있다. “부자들은 부자가 될 만한 자격이 있는 건가요.” 한 흑인 여성의 돌발적인 질문에 가슴이 멈칫해진다. “가난한 사람들은 문제가 있는 것이 틀림 없나요?” 누군가는 그 다음 영상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듣고 화를 낼 것 같다. “가난한 사람들은 게으른 무임승차자들이고 일상의 노동에서 도망치기 위해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입니다. 구제불능이죠.” 화가 치미는 말을 들으면서, 우리는 부자인 사람은 부자일 자격이 충분히 있다고 주입받았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자본주의에서 부자는 성공한 사람이라는 등식을 생각하면서 살았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누구는 태어나면서부터 부자이고 누구는 가난하다면 세상은 공평하지 않다. 우리는 그걸 태어날 때부터 싫어도 인정해야 할 운명이다. 여하튼 아무리 부자를 동경한다 해도 돈이 없다고 성공한 사람이 아니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부자이든 빈자이든 동등한 인격체임에는 틀림이 없으며 우리는 인류애로 단단히 묶여 있어야 한다. 우리는 “함께”라는 삶의 더미에 소속돼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인류 공동체를 연결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은 모두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 마크 저커버그와 같은 존재라 해도 과장된 말은 아니다. 이쯤에서 젊은 부자 저커버그가 첫딸 맥스에게 쓴 편지의 첫머리를 읽어보자.

맥스에게

네가 우리 가족에게 가져올 희망을 달리 표현할 수가 없구나. 너의 인생은 가능성으로 가득하니, 무엇보다 항상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란다. 우리는 이 기회에 네가 살게 될 세상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이 세상 모든 부모의 바람처럼 네가 살아갈 세상이 지금 세상보다 더 좋기를 기원한다. 신문은 잘못된 것들로 가득하지만 그렇지만은 않다. 세상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 수명은 늘고, 빈곤은 줄고, 지식은 축적되지. 세상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고 있단다. 기술 발전으로 아마 너는 우리보다 훨씬 더 나은 세상에서 살아갈 거야. 나 역시 변화의 한 부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게.


그의 편지를 읽으며 우리가 어린 시절 읽은 동화 ‘왕자와 거지’에서의 연결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군주와 빈민의 뒤바뀐 처지의 이야기는 어쩌면 결국 누구나 골고루 잘 사는 이상향을 동경한 것이리라. 군주는 빈민의 가난을, 빈민은 군주의 고뇌를 생각하며 서로에게 비친 다른 창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자 한 것이다. 소설 [왕자와 거지]처럼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생각해 보면 우리는 서로에 대한 공감능력을 더 키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신분사회가 아닌 요즘에 만약 경제적 상황이 다르게 태어난다면 우리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설정을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나 다른 이야기에서도 여러 번 생각해 보았을 수 있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세상에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 있는 것이 많고 부자나 권력자도 나름 고뇌에 차 있다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그러나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이내 잊어버리고 그래도 부자나 권력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잘못된 것이라 할 수 없다. 다만 부나 권력이 삶에서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튼 [왕자와 거지]를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펴 보자.

어느 날 처지가 바뀐 군주와 빈민


거지 소년 톰은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잉글랜드의 왕자 에드워드를 우연히 만난다. 장난으로 옷을 바꿔 입은 두 사람은 서로의 생김새가 너무나 닮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왕자는 거지 옷을 입은 채로 톰을 때린 병사를 야단치러 나갔다가 밖으로 쫓겨나고 만다. 졸지에 왕자가 된 톰은 머리가 이상해졌다는 왕실의 우려와 마주하나, 헨리 8세가 승하하자 왕이 된다. 그는 타고난 영민함과 착한 마음씨로 왕의 직분에 잘 적응해 간다. 한편 에드워드는 거지 옷을 입고도 자신이 왕자인 것을 숨기지 않고 계속 왕자처럼 행동해 미쳤다는 조롱을 받는다. 톰의 아버지에게 수난을 당하다 가까스로 도망쳐 자신을 도와주는 기사를 만나지만 거지 떼에게 끌려 다니는 고난을 겪는다.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을 가까이에서 보게 되면서 에드워드는 자신이 돌봐야 할 백성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깨닫는다. 온갖 어려움을 경험한 후 에드워드는 톰의 도움으로 마침내 왕위를 되찾아 백성을 사랑하는 훌륭한 왕이 된다.

물론 우리의 삶에서 ‘만약에 뒤바뀐 삶을 살아간다면’ 같은 것은 없다. 하지만 빈부갈등이 새로운 사회 문제가 된 지 오랜 시점에서 서로의 상황을 바꿔 이해하려는 노력이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동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결국 연결은 서로가 서로를 생각하게 만드는 힘이 된다. 사실 현대를 사는 대부분은 타고난 복이 없다면 노력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사회적 지위를 찾아갈 뿐이다. 누군가는 자조적으로 노력해도 안 된다고 말할지 모르겠다. 연결고리가 약해진 세상에 홀로 던져진 자신을 생각하니 그런 한탄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어떨까? 돈 많은 유명인은 때로는 평범한 사람의 삶을 동경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시종일간 파파라치가 나의 사생활을 간섭하는 것은 싫어. 어디를 가도 사람들이 알아볼까 변장을 해야 하는 내가 너무 번거로워. 내 아이들도 자유가 있어. 누군가 우리 아이를 유괴하려 할까 겁나.” 왕관을 짊어지려는 자는 그 무게를 감내해야 한다. 부자인 경우 큰 집에 살고자 한다면 집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나 세금을 낼 만큼 돈이 많아야 한다. 보유 자산 못지않게 현금 흐름이 원활해야 한다는 뜻이다. 우리는 때로는 평범한 일상에서 세상 어디에도 없는 우리 부모 형제의 다정함이 최고로 값진 것임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그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이고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는 위안이 아닐까? 요즘 세대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고 있지 않나. 하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돈 자체라기보다는 경제적 자유일지 모르겠다.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돈을 지배하는 삶을 꿈꾸는 것이라고 해야 좋을 듯하다. 계층의 사다리가 단절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무척 안타깝고 화가 난다. 주거 안정이 되지 않는 현실을 보며 많은 젊은이가 쌀 때 집을 산 기성세대에 화를 낼 수 있다. 누구나 노력해서 좋은 동네에 좋은 집 마련해 사는 게 꿈인데 그렇지 못하게 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연결이 소통의 힘이라 한다면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이기심을 탓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삶이 지속되고 있다는 젊은 세대의 한탄은 현대사회가 해결해야 할 숙제가 됐다.

우리나라의 계층이동성은 1990년대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에 따르면 신분 상승의 엘리베이터는 세계적으로 고장난 상황이다. 왕자와 거지가 살던 시기도 아닌 현대에 이런 일이 일어나니 씁쓸하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보면 소득 분포 하위 10% 계층이 평균소득 계층으로 진입하기까지 5세대가 걸린다고 한다. 이는 OECD 평균(4.5세대)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처럼 5세대가 걸리는 나라로는 미국·영국·이탈리아가 있다.

하위 10%의 평균소득 계층으로 이동까지 5세대 걸려


물론 이것은 평균적인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당신은 예외일 수 있다. 문득 흙수저로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된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나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생각난다. 하긴 우리 보다 훨씬 많은 인구를 가진 미국에서도 그들처럼 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리라. 미국에서 개천에서 용 되는 것은 주마다, 도시마다 다르다. 제일 못사는 계층이 최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큰 도시에 실리콘밸리의 산호세가 있는 것을 보면 왜 실리콘밸리가 인기가 있는지 알 것 같다. 여하간 실리콘밸리와 관련된 베저스나 잡스 같은 세계적 부자들은 분명한 자신만의 목표가 있었고 남과 다른 통찰력과 의지가 있었다.

그중 하나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연결하는 관통의 시야다.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려운 환경이라도 그들에게 그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남들이 갖지 못한 시각을 통해서 고정관념을 타파한 혁신가다. 열심히 공부해서 누구나 같은 생각을 하는 ‘붕어빵’들의 향연이 지속되는 사회에서 다름의 가치는 때로는 돌출행동으로 보여진다. 그저 무엇을 잘 외워 좋은 점수를 받은 학생이 최고라는 생각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시험을 잘 보더라도 이후의 세상살이에서 성공이란 단어가 보장될 리가 만무하다. 선진국에 진입할수록, 디지털 혁명이 가속화할수록 획일적 교육은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다.

돈을 대하는 태도는 사람마다 정도의 차이가 있다. 그리고 그런 것은 어린 시절 경험이나 부모의 태도, 자라온 환경에 영향을 받기 쉽다. 돈 문제 때문에 갈등이 있는 부부가 있다고 하자. 돈을 둘러싼 부부의 갈등은 돈만의 문제가 아니다. 살아온 경험, 미래의 청사진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게 마련이다. 관점의 차이가 부부의 갈등으로 연결되고 불화를 자초하는 경우가 많다. 부나 돈에 대한 개념은 서로가 다른 것이 일반적이다. 돈에 대한 생각은 성장기의 어느 시점에 고착된 경우가 많다. 돈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큰 화가 되어 가정의 불화로 이어지는 경우를 보면 돈이나 부를 바라보는 인식의 공통점도 부부 간의 화목의 중요한 요소일 수 있다고 하겠다. 이들의 불화를 해결할 수 있는 관점의 연결고리가 소통이라는 단어로 생겼으면 좋겠다.

어느 정도 넉넉한 집안에서 자란 경우에는 오히려 돈에 대해 관대한 경우도 많다. 그들은 돈이 궁색하지 않았기에 지나치게 부를 추구하지 않기도 한다. 물론 그들 중 상당수는 ‘돈이면 다’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사실 우리는 얼마만큼 있어야 행복하고 경제적으로 자유로울지 각자의 욕망에 따라 계산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돈 때문에 힘든 인생은 누구도 바라지 않는다. 경제적 자유는 자본주의를 살아가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 덕목일 수 있다. 누구도 경제적 무능력자를 배우자로 삼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 요즘 젊은이들의 추세고 그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당신은 정말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신의 경제적 자유를 먼저 정의해 보라. 경제적 자유의 정의에 대해서 열이면 열 모두 다를 수 있다. 빚 없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것이 경제적 자유라면 그 역시 나쁜 삶이라 할 수 없으며 그는 마음이 부자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인생도 나쁘지 않다. 그들은 범사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음대로 쓸 수 있을 만큼 많은 돈을 가지고 싶은 것이 경제적 자유라고 생각한다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고 부자가 될 수 있는 아이템을 발견하기 위해 준비를 되도록 빨리 하자.

나만의 탁월함 찾아야 부 이룰 수 있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의 부인 프리실라 챈이 2016년 9월 21일 미국 UC샌프란시스코에서 질병 극복을 위해 3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밝히고 있다. 화면에 저커버그 부부와 딸 맥스의 모습이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는 그의 딸에게 쓰는 편지에서 “인간의 잠재력을 키우는 것과 평등을 촉진시키는 것”이란 두 가지 희망을 이야기했다.
특별한 사업가가 되지 않고서는 큰 부를 획득하기는 어렵다. 남과 다른 두드러진 아이디어로 특별한 사업가가 되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아이디어를 제품 양산으로 이어지게 하는 ‘죽음의 계곡’을 넘어야 하고, 그 제품이 적자생존을 뜻하는 ‘다윈의 바다’를 건너야 시장에서 환영을 받을 수 있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발명가가 돼야 큰 부를 획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부의 추월차선을 타는 사람들은 본인이 생각한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얼마나 수용가능한지, 파급효과는 큰지, 진입장벽은 얼마나 높은지 꼼꼼히 따질 수 있는 인물들이다. 남들과 다른 자신만의 탁월함을 찾아 나서는 사람들에게는 직업 안정성만을 중시하는 사람에게서 느낄 수 없는 독특한 향기가 난다.

요즘 어린 친구들에게 어떤 직업을 원하느냐고 물으면 연예인이 가장 인기다. 물론 공부 잘하는 아이들의 경우는 십중팔구 의사나 변호사다. 연예인은 수많은 공개 오디션을 거쳐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해 죽을 만큼 고생을 해야 한다. 먹는 것까지 감시 받으며 보여주는 인생을 살다 보면 회의감도 많을 것이다. 한류라는 현상은 성공한다면 어린 나이에 잭팟을 움켜쥘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그래서 오디션은 꿈을 좇는 젊은이들의 생존경쟁의 장이 된다. 모두가 방탄소년처럼 성공해서 부와 명예를 움켜쥐면 얼마나 좋을까. 요즘에는 선망의 대상이었던 의사나 변호사도 과거에 비해 수입과 안정성이 점점 떨어지는 상황이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의사나 변호사보다는 스스로 관심 있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모든 의대에 입학할 점수가 서울대 공대에 입학할 점수보다 높은 것을 보면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자조 섞인 말이 나온다. “많이 헷갈리는 시기에 선생님이나 주위 친구들이 의대를 가라고 부추깁니다. 내가 가는 길을 결정하는 최종 인물은 ‘나’지만 헷갈릴 수밖에 없죠.”

주변의 부추김 때문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가 아닌 의사나 치과의사를 선택했다면 마음 한구석에서 미련이 계속 남을 수 있다. 의사나 치과의사가 되어 사람의 병을 고치는 미덕을 행하는 게 아니라 그저 그런 기술자로서 월급쟁이가 된다면 차라리 하고 싶은 것에 위험을 걸고 사업을 하는 것이 더 큰 물에서 놀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개천에서 용 나기 어렵다 해도 세상은 넓고 할 일은 여전히 많다.

젊은 부자 마크 저커버그는 그의 딸에게 쓰는 편지에서 다음 세대에게 가지는 두 가지 희망을 말한다. 그것은 “인간의 잠재력을 키우는 것과 평등을 촉진시키는 것”이다. 그 목표를 위해 세상을 연결시켜 아이디어·사람·기회에 접근할 힘을 묻고 있다. 우리의 잠재력을 최대로 높이려면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의 능력과 아이디어, 공헌을 연결해야 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음 세대에게 평등을 제공하기 위해 모든 사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디지털 격차 해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의 편지를 다시 읽어 본다.

사람들은 인터넷이 그냥 오락이나 통신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하지만 지금 이 세상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인터넷은 생명선과 같단다. 좋은 학교가 근처에 없다면 인터넷이 교육을 제공해줄 수 있어. 의사가 근처에 없다면 건강과 관련된 정보와 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도 있단다. 은행이 근처에 없다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지. 만약에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하더라도 취직과 기회의 창구가 될 수도 있어.

오늘날의 인터넷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단다. 인터넷에 접속만 하는 것만으로도 열 명 중에 한 명은 빈곤에서 탈출하고 한 명은 직업을 얻을 수 있지. 그러나 여전히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인 40억 명 정도의 사람은 인터넷에 접속을 하지 못하고 있어.

우리 세대가 이들을 인터넷에 연결해줄 수만 있다면, 우리는 몇 억 명에 달하는 사람을 빈곤에서 탈출시켜줄 수 있을 거야. 또 수억 명의 아이들에게 교육을 제공하고 병을 예방하는 방법을 가르쳐서 몇 백만 명의 목숨을 살릴 수도 있지. (중략)

건강하지 못한 어린 시절을 겪으면,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해내기가 힘들다는 얘기기도 하지.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잠자리가 불편하며, 폭력이나 범죄를 걱정한다면, 잠재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단다. 피부 색깔 때문에 대학교 대신 감옥에, 법적인 문제로 가족이 쫓겨나거나 혹은 종교나 성적 취향, 성적 정체성의 이유로 폭력의 피해자가 될까 겁에 질려있다면,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해내기가 힘들 거야. 우리는 이들이 서로 연결된 문제라는 것을 이해해야 해. (중략)

너로 인해 우리 찬-저커버그 가족이 새로운 세대를 맞이했단다. 네 엄마와 나는 ‘찬-저커버그 재단(Chan Zuckerberg Initiative)’으로 전 세계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음 세대의 아이들을 위해 인간의 잠재력을 진화시키고 평등을 촉진시킬 수 있는 일을 할 거란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페이스북 주식의 99%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쓸 거야. 약 450억 달러에 달하는 돈이지. (중략)

맥스야. 엄마와 아빠는 널 사랑하고 너뿐만 아니라 많은 아이에게 더 좋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 큰 책임감을 느낀단다. 우리는 네가 우리에게 준 같은 사랑, 희망, 그리고 기쁨으로 가득한 삶을 살길 바란다. 네가 앞으로 이 세상을 위해 어떤 공헌을 할 지 무척 기대되네. 사랑해.

돈이 되는 곳에 사람이 몰린다. 한정된 승자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은 오늘도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부자가 되기 위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여러 능력과 조건이 필요하다. 지능·재능·인내, 체력, 승부사 기질, 집중력 등…. 하나 더, 운이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도 어쩌면 특별한 사주팔자를 가진 결과일지 모른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만약에 내가, 내가 아닌 다른 누구라면 그건 이미 내가 아니잖아, 나를 인정하고 나의 자존감을 높이며 더 좋은 나를 꿈꾸는 것이 더 행복한 나로 가는 길이 아닐까. 우리가 좋은 학교에 가는 이유는 그 학교를 나온 학생들이 잘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른바 ‘끼리끼리’ 효과가 있다는 뜻이다.

좋은 학교에서 발명가 동아리에 들어가 서로의 연결된 힘을 믿는다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까. 보고 깨닫는 것이 다를 수 있는 환경에 놓이는 것만도 행복하다. 그래서 우리는 소외받는 사람들을 잇는 연결의 힘을 생각할지 모르겠다. 함께는 혼자보다 위대하다. 흔히 페이스북은 해커톤(Hackathon)의 정신에 입각했다고 한다. 해커톤은 ‘해킹’과 ‘마라톤’의 합성어로 개발자·디자이너 등이 모여 며칠 동안 끝없는 회의를 통해 획기적인 창조물을 기획하는 일을 말한다. 해킹은 부정적 말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장애에 맞서 뭔가를 신속하게 만들어 보거나 시험해보는 것을 의미한다. 페이스북에서 해커 문화란 개인보다 더 나은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조직의 힘을 뜻한다. 페이스북의 해커들은 최고 아이디어를 갖고 있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자들이 세상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들은 권력자에게 로비를 벌여 어떤 아이디어가 채택되도록 하거나 기득권에 안주하는 세상은 부조리하다고 여긴다.

개인보다 더 나은 것 만드는 조직의 힘

페이스북의 해커톤 문화를 바라보며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힘을 생각해 본다. 부도 미래도 우리도 그 연결의 힘 위에 있다. 오늘 당신이 부자가 되려면 상대의 입장을 생각하는 공감의 힘과 고객과 세상을 생각하는 소통의 힘을 생각해 보라. 세상을 잇는 다리가 확대된 현대에서 당신은 더 큰 물에서 놀 수 있는 존재가 되어 있다.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들다 해도 누군가는 틀림없이 선택을 받는다. 그리고 부자가 된다면 연결된 세상을 위하여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정신을 보여주자.

※ 필자는 국제경제 전문가로 현재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심의관이다. 대한민국OECD 정책센터 조세본부장, 대외경제협력관 등을 지냈다. 저서로 [한 권으로 읽는 디지털 혁명 4.0]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 [명작의 경제] [법정에 선 경제학자들] 등이 있다.

1460호 (2018.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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