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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학각색(各學各色)’ | 집은 소유자산인가 주거공간인가 - 경제학] 주거서비스 가치로 주택 가치 평가해야 

 

저출산·고령화로 주택 보급률 증가 전망 … 주택정책도 관리·효율 중심으로 짜야

주택이란 재화는 경제학에서 논의하는 전통적인 수요의 법칙이 주택금융과 주택이 함께 움직이는 시장경제에선 공교롭게도 적용되지 않는다. 수요의 법칙이란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어떤 재화의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이 줄어드는데, 이는 그 재화의 가격이 향후 하락 압력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주택은 가격이 상승할수록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수요량이 오히려 더욱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주택담보대출이란 레버리지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는 데에 기인한다.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경우 자기 돈 100%를 가지고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히려 대부분 주택구매자들은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한 주택금융을 통해 주택구입자금을 조달하면서 주택을 소유한다. 이렇게 주택을 소유하려는 경향은 특히 주택보급률이 낮았던 시기에 주택이 투자적인 자산으로 중시되면서 강하게 나타났다. 주택보급률이 낮은 사회일수록 주택 수요량이 주택 공급량을 절대적으로 초과해 주택의 기대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또 경제 발전 초기 단계를 거쳐 산업화에 이르는 시기에 주택의 개념은 주거보다는 투자를 위한 소유로 더욱 강하게 각인됐다.

그렇다면 왜 우리나라에서 주택이 투자자산으로 소유를 위한 고가의 재화로만 강조돼왔을까? 우선, 주거기본법 제 2조의 주거권 조항에 따르면 ‘국민은 물리적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벗어나 쾌적하고 안정적인 주거환경에서 인간다운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갖는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더해 부가적으로 주거기본법은 ‘주택이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런 주거기본법이 2015년 5월에 제정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냐하면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주택보급률(일반가구수에 대한 주택수의 비율)은 102.3%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2015년 우리나라의 주택보급수가 일반가구수보다 많이 공급됐다는 것이다.

또 앞으로 저출산·고령화 등에 따른 영향으로 주택보급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지역별 입지, 소득, 그리고 지역 산업 특성이 지역별로 주택시장을 다르게 결정하지만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전국 평균 주택 공급시장은 과거 절대적인 초과 수요와는 정반대의 양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주택 공급의 변화뿐만 아니라 사회구조도 고령사회를 넘어 초고령사회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의 개발 중심 경제와 산업화 시대와는 분명히 다른 사회구조가 진행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 시점에 주거기본법에서 규정한 주거권은 과거의 ‘주택’이란 개념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함을 이미 시사하고 있다. 아울러 효율적 공급이라는 법적 제도장치도 이젠 과거의 단순 공급 중심에서 관리와 효율 중심으로 인식의 변화가 필요함을 암시하고 있다.

전통적 자산가격 결정 모형에 따르면, 주택의 가치는 그 주택으로 얻을 수 있는 미래의 주거서비스 가치를 ‘현재가치화’한 것이다. 여기서 주거서비스란 거주의 주택공간에서 생활과 관련된 주거 효용과 주거 편의를 제공받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가치는 금융이 결부된 투자자산의 가치이면서 동시에 그 주택이 제공하는 주거서비스 가치의 합이다.

자산가격이 주거서비스의 가치에 초점을 맞춘다면 주택 공급자나 주택 수요자 모두 자연스럽게 주거서비스를 더욱 주목하게될 것이다. 사회구조와 경제구조의 변화에 따라 주택을 소유보다는 서비스의 질적 수준의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주거서비스의 가치가 주택의 가치를 좌우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동되는 사회에서도 소유의 개념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주택을 투기적 대상으로만 인식하는 요인은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 송인호 KDI 연구위원
※ 송인호 박사는…현재 국토교통부 주거정책심의위원이자 신시내티 대학교 초빙 교수다. 사학연금 자산운용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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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4호 (2018.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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