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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학각색(各學各色)’ | 핵 있는 평화, 핵 없는 평화 - 체육학] 스포츠 교류로 외교적 성과 극대화해야 

 

서상훈 연세대 체육교육학과 교수
평창 올림픽 단일팀으로 화해 분위기 조성… 스포츠기구 공동 설립 필요

2018년 2월 9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11년 만에 북한과 남한 선수들은 ‘코리아’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함께 한반도기를 흔들며 세계에 인사를 올렸다. 더 나아가 27년 만에 두 번째 남북 단일팀을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통해 이뤄내면서 올림픽을 평화와 화합의 장으로 만들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988년 서울 하계올림픽이 냉전체제의 종식을 이뤄낸 평화올림픽이었다면,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은 경색된 남한과 북한을 다시 화합의 관계로 이끌어낸 평화올림픽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후 스포츠를 통해 우호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낸 남과 북은 이에 그치지 않고 잇따라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핵 없는 한반도,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을 양국의 국민들과 세계에 알리며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이런 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평창 올림픽을 통해 이루어진 스포츠 교류가 북한의 핵 폐기 선언, 남북의 종전선언, 평화협정 등 군사적·정치적 측면에도 변화를 주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이렇듯 스포츠 교류를 통해 국가 간 관계를 변화시키는 과정을 스포츠 외교의 성과로 본다. 스포츠는 이미 세계의 여러 국가에서 글로벌 시대에 공적 가치를 지닌 하나의 필수적인 공공외교 수단으로 평가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핑퐁 외교’다. 한국전쟁 이후 틀어진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탁구 경기를 매개로 갈등이 완화되고 국교의 정상화에 이르렀다. 이후 인도와 파키스탄의 ‘크리켓 외교’ 등으로 비슷한 행보가 이어졌다.

평창 올림픽은 핑퐁 외교처럼 국가 간의 군사적·정치적 긴장을 완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양국의 국민들 사이에 공감이라는 요소를 끌어내 상호작용하게 했다. 또 스포츠 외교가 가지는 특성 중 국가 브랜드 향상, 국제관계 개선 등의 효과를 모두 누리며 스포츠 외교의 역량을 가시적으로 보여주었다. 특히 아시안 게임에서는 단일팀을 구성했던 농구·카누 종목에서 메달을 획득하며 결합에 의의를 두는 것을 넘어서 스포츠 자체에서도 성과를 보여주는 기대 이상의 결과를 이끌어냈다. 따라서 이제는 스포츠 외교를 남과 북의 관계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스포츠는 신체적·정신적·사회적 상호작용을 동시에 이끌어 내며 사람들을 소통하고 공감하게 만드는 가장 쉽고 친근한 방법이다. 스포츠를 통해 사람들은 대한민국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가 되어 대표팀의 경기 하나하나에 반응하고 열과 성을 다해 응원한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승패 여부와 관계 없이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남북 단일팀에게 남과 북이 함께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응원한 것 또한 이런 작용이라고 볼 수 있다.

27년 만에 돌아온 단일팀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려면 단일팀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체계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1956년부터 이뤄진 동독과 서독의 단일팀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 받는 이유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객관적인 선수 선발을 통해 체계적으로 조직된 단일팀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독일은 3번에 걸친 올림픽에서 단일팀을 결성했을 뿐 아니라 메달 순위권 진입 또한 이루어냈다. 남과 북도 이런 성공을 거두려면 군사적·정치적 관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스포츠기구를 공동으로 설립하고, 지속가능한 스포츠 교류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은 탁구를 통해, 동독과 서독은 수십년에 걸친 스포츠 교류를 통해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 단일팀 결성, 공동 입장 등과 같은 스포츠 교류는 남과 북의 소통과 공감을 이끌어내고 서로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열릴 도쿄·베이징·파리 올림픽에서 단일팀 결성을 꾸준히 이뤄내고 더 나아가 2032년 서울·평양 공동 개최 올림픽을 바라볼 수 있도록 장기적이고 점진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 서상훈 교수는…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 이사, 한국스포츠외교학회 상임이사,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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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65호 (2018.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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