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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내벤처 출신 첫 스타트업 스왈라비 정해권 대표] “분사 후 M&A로도 이어져야” 

 

한정연 기자
창업 경험 쌓고 투자금 유치에 도움 … 기존 조직과 경쟁관계 될 수도

▎사진:전민규 기자
사내벤처에 다시 관심이 커진 계기는 삼성전자의 사내벤처 제도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씨랩(C-lab)’이란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서 2015년 처음으로 3개 기업을 스핀오프(분사)시켰다. 그중 삼성전자 첫 사내벤처 출신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단 스왈라비는 워크온이라는 건강 관련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정해권 스왈라비 대표를 지난 2월 28일 공덕동 서울창업허브에서 만나 사내벤처 제도의 장·단점과 개선 방향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정 대표는 2009년 인디애나주립대에서 컴퓨터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센터에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이후 1년 간의 사내벤처 생활 후 2015년 9월 분사해 지금까지 스왈라비 대표를 맡고 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에서 분사해 스타트업 CEO가 되기까지 어떤 길을 거쳤나?

“삼성전자 사내벤처 제도는 2012년에 생겼다. 그 전에는 삼성SDS에서 네이버가 분사된 사례가 있었다.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사내벤처를 키우고 스핀오프를 한 건 2015년 8월이지만, 공모는 2012년 시작했다. 나는 2014년에 응모했고, 사내벤처에 뽑히면서 1년 정도 독자적으로 팀을 꾸려서 운영할 수 있도록 씨랩의 도움을 받았다. 2015년 전에는 사내벤처를 통해서 나온 좋은 아이디어를 사업부에서 흡수해 진행했다. 우리가 최초로 스핀오프 돼 밖으로 나왔고, 당시 2팀이 더 나왔다.”

삼성전자는 분사시킬 때 지분 투자를 하나?

“팀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20% 안쪽으로 받는다. 지금까지 나온 팀은 30여 곳 정도 된다. 우리는 4억2000만원의 투자를 받았다.”

삼성전자가 분사된 회사를 직접 경영하는 게 아닌데 왜 사내벤처를 운영할까?

“분사를 통해서 삼성전자 모회사에 가는 이득은 임직원들의 창의적인 혁신을 장려하는 것이다. 직원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하는 길을 열어주면, 꿈을 실현하는 통로가 된다. 회사 입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직접 하기 어려운 사업을 임직원들이 하도록 해주고, 지분 투자를 통해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다.”

창의력을 발휘한 인재들이 회사를 떠나는 게 어떤 도움이 되나?

“기업으로서는 투자라고 볼 수 있다. 분사한 기업 구성원을 보면 능력 있고 진취적인 사람이 많다. 내부 직원들은 이에 자극을 받고, 삼성전자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을 수 있으며, 시장 검증도 가능하다. 추후에 잘 되는 기업을 다시 인수할 수도 있다. 꼭 삼성전자가 아니어도 다른 기업에 팔 수도 있고. 아직까지는 초기이기 때문에 삼성전자에서 분사했다가 다시 인수된 경우는 나오지 않았다.”

어떤 아이템으로 뽑혔고, 지금은 어떤 사업을 하고 있나?

“처음의 아이템 그대로 ‘워크온’이라는 건강관리 플랫폼을 운영 중이다. 우리는 초기부터 매출을 올렸다. 사람들이 아파서 병원을 가기 전에 일상에서 건강을 관리한다는 게 무척 중요해졌다. 물론 삼성전자 내에도 S헬스(삼성헬스)라는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지만, 사용자의 건강관리 습관을 변화 시키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생각했다. 워크온은 열심히 운동을 했으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해준다. 다양한 브랜드와 협력해서 상품 등을 준다. 그리고 건강 플랫폼의 사용자 동의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지자체나 기업 등 조직원 건강관리가 필요한 곳에 솔루션으로 제공한다.”

다른 브랜드로부터 뭔가를 받아서 사용자에게 보상을 하는 사업모델이다. 공익적인 목적으로 주는 건가?

지금의 제품 광고는 일회성이다. 우리 광고는 형태는 사용자가 목표 걸음을 달성할 때까지 계속해서 노출되고 직접 참여하는 방식이다. 그 기업 제품의 철학을 사용자들이 인지할 수 있다.”

다시 사내벤처 얘기로 돌아가자. 1990년대 이후에는 사내벤처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았다. 창업을 꿈꾸는 직장인이 많은데, 사내벤처 제도가 회사에 생기면 지원하라고 권할 건가?

“무조건 지원하는 건 맞지 않다. 과거에 회사를 경영하려면 원래 다니는 회사에서 충분히 성과를 내서 임원이 되고 사장이 되는 길 밖에 없었다. 사내벤처 제도가 생기면서 기업의 대표가 될 수 있는 채널이 하나 더 생겼다고 이해하면 된다. 무엇보다 분사해서 나와 스타트업을 경영한다고 해도 다 잘되는 게 아니다. 기업을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활용해볼 만하다.”

다른 스타트업들과 비교했을 때 사내벤처의 장점은 무엇인가? 삼성전자 씨랩은 금전적인 혜택이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다.

“초기에 기업을 안착시킬 때 시행착오를 줄여주고, 성공 확률을 좀 더 높여준다. 또 사내벤처를 할 때 확실히 독립돼 있지 않다고는 해도 미리 경영 연습을 할 수 있고, 자신과 맞지 않을 때는 다시 직장인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단점도 분명 있을 텐데.

“딱히 없다고 본다. 다만 모든 기업이 사내벤처를 해야 하는 건 아니다. 모기업이 새롭게 혁신적인 사업을 찾고 있다면 도움이 될 것 같다. 4차 산업혁명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에게 특히 사내벤처 제도가 좋다고 생각한다. 혁신 모델을 사내벤처가 아닌 기존 조직에서도 찾을 수 있지만, 여러 가지 요인으로 그렇게 할 만한 상황이 안 되는 경우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사내벤처 제도를 통해서 외부로 나오면 기존 조직이 도와주는 부분이 무엇인가? 그런 요청을 해본 적이 있나?

“사실 그런 부분이 현재 사내벤처 제도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다. 다양한 기업에서 사내벤처 제도가 생겨나고 있지만, 지금은 정부에서도 기업이 사내벤처 제도를 운영하는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그런데 분사해서 새로운 기업을 만들면 초기 투자를 제외하면 도와주는 부분이 없다. 물론 지원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수도 있겠고.”

분사한 스타트업이 기존 소속 기업에 사업 제안을 할 수는 있나?

“지금은 떨어져 나오면 서로 경쟁사가 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분사한 회사들과 같은 아이템을 한다면 경쟁사가 되는 거다. 우리도 S헬스와 굳이 말하면 경쟁관계라고 할 수 있다. 만약 S헬스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입힌 사업모델로 분사해 나왔는데, 삼성전자가 해당 기능을 다시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온 기업 입장에서는 어쩔 방법이 없다. 투자를 받았지만, 삼성전자가 이미 나온 기업을 지원할 의무는 없다. 철저하게 시장 논리에 따라 같은 기능이 좋고 시장 반응이 좋다면, 삼성전자가 그걸 안 할 이유는 없다. 일종의 시장탐험이다.”

시장탐험을 소속 직원에게 시켜야지 왜 분사해 나온 기업에게 맡기나?

“시장탐험은 아이디어에 대한 검증이다. 분사의 목적 중 하나일 수도 있다.”

해외나 다른 기업의 경우도 일단 스핀오프 되면 경쟁사인가?

“모기업의 의지와 전략에 따라 다르다. 어떤 목적으로 사내벤처를 운영하는가에 따라 다르다. 분사시켰는데 그 기업이 잘하면 인수합병(M&A)을 하는 게 가장 건전한 방법이다. 지금은 사내벤처 제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M&A가 많이 나와야 한다.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할 수도 있겠지만, 아이디어를 높이 사서 스핀오프한 기업을 M&A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 주면, 미국과 같은 창업 생태계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한정연 기자 han.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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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76호 (2019.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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