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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기자의 ‘라이징 스타트업’(44) 마이리얼트립] 절실함으로 여행 업계 판도 바꾸다 

 

자유여행객과 현지 상품·가이드 연결 플랫폼 만들어… 4월부터 항공권 티켓 시장에 본격 뛰어들어

▎서울 서초동의 마이리얼트립 사무실에서 만난 이동건 대표가 직원들의 해외 여행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리얼트립 임직원들은 해마다 100만 포인트를 받아 해외 여행을 떠난다. / 사진:전민규 기자
그는 고려대 경영학과에 다니면서 ‘미래 기업가들의 모임(FES, Future Entrepreneur’s Society)‘ 활동을 했다. 2011년 이곳 회원과 함께 첫 창업에 도전했다. 인디 뮤지션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비즈니스였다. 예상보다 순항했다. 12개 팀을 위한 크라우드펀딩에서 6개 팀 분량이 성공했다. 문제는 창업가의 자세였다. “가벼운 마음으로 했다”는 그의 말은 당시 창업 상황을 대변한다. 그는 얼마 후 학교로 돌아왔다. 창업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취업을 준비하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는데 깨달은 게 있었다. 첫 창업 경험이 가슴에 남는 게 하나도 없었던 것. 그는 “창업이 나에게 남긴 게 하나도 없다는 게 놀라웠다”라고 회고했다. 창업 실패 후 과 교수의 소개로 뉴욕과 보스턴에서 미국 창업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에게 없었던 것을 발견했다. 절실함이었다. 2012년 동기와 함께 두 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스타트업에 모든 것을 걸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의 절실함은 결실을 맺었다. 그는 한국 여행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요즘 가장 주목받는 창업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이동건(32) 마이리얼트립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는 “두 번째 창업에 도전하던 시기에 프라이머 권도균 대표가 연세대에서 강연을 하는데 찾아갔다. 조언을 듣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고, 그 인연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창업 과정을 설명했다.

1만8100여 현지 상품과 47만개의 꼼꼼한 후기

이 대표는 권 대표와 여러 번 미팅 후 여행 관련 창업을 결정했다. 성장세가 빠르고 성공 가능성이 있는 분야라고 확신했다. 권도균 대표는 대학생 창업가에게 시드머니 투자도 약속했다. 2012년 2월 마이리얼트립 법인을 세웠다. 당시 그가 선보인 여행 비즈니스는 색달랐다. 그는 해외 자유 여행객을 위한 현지 투어상품과 가이드를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그는 “지금은 낯익은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당시에는 우리가 처음이었다”며 “현지 투어상품과 가이드를 연결하는 마켓 플레이스 모델 시장을 우리가 개척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여행 업계의 흐름을 면밀하게 분석한 결과였고, 그의 도전은 시간이 갈수록 힘을 발휘했다. 수치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2010년 1248만 명이었던 한국인 출국자 수는 2018년 2869만 명으로 2배 이상으로 늘었다. 2010년 이후 해외 출국자 수는 매년 기록을 경신할 정도로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와 함께 여행의 트렌드도 변했다. 마이리얼트립의 자료에 따르면 ‘해외 여행=패키지여행’이 아닌 ‘해외 여행=자유여행’으로 굳어지고 있다. 2013년 개별 자유여행 비율은 52.4%, 패키지여행은 38.4%였다. 2017년에는 개별 자유여행이 67.7%로 성장했고 패키지여행은 25.3%로 급락했다. 자연스럽게 해외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나 문화 체험 등의 수요도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요즘 젊은 세대는 해외 여행을 갈 때 비행기 티켓은 최저가를 따지지만, 해외 현지에서 체험하는 데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면서 “예를 들면 프랑스 파리에서 에펠탑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즐기고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현재 마이리얼트립에는 1만8100여 개의 현지 상품이 있다. 투어와 액티비티, 티켓 등을 모두 합한 것이다. 마이리얼트립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나라만 67개국, 도시로는 680여 곳이나 된다. 이 대표는 “경쟁사와 비교해 보면 마이리얼트립이 가장 많은 상품을 가지고 있다”면서 “가격도 다른 경쟁 서비스와 비교하면 우리가 최저가다. 매일 아침마다 확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믿어도 된다”며 웃었다. 여기에 마이리얼트립만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무기는 47만개에 달하는 현지 여행객들의 꼼꼼한 후기다. 여행객들의 후기가 가이드와 상품을 고르는 데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하루에 800여 개 정도의 여행객 후기가 올라온다. 마이리얼트립은 해외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이 가장 신뢰하는 서비스로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마이리얼트립에 처음 올라온 현지 상품이 무엇인지 궁금했다. 기자는 미국이나 일본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처음 올린 상품은 독일에서 체험해볼 수 있는 상품이었다”고 대답했다. “교환학생으로 독일에 갔고, 그 인연으로 독일 상품을 가장 먼저 선보였다. 만일 경쟁이 심한 미국이나 일본 상품을 먼저 내놨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일 현지의 가이드와 상품을 어떻게 구했을까. 그는 “페이스북 광고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의 타깃 광고를 이용해 ‘한국어를 할 줄 아는 25살부터 60세까지의 교민’ 같은 형식으로 가이드를 구한 것이다. ‘독일을 여행하려면 마이리얼트립을 이용하면 편하다’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독일을 시작으로 프랑스·영국 등 유럽의 유명 국가의 현지 여행 프로그램과 가이드 상품으로 확대하기 시작했다.

유럽 하면 마이리얼트립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터진 IS테러로 큰 위기를 맞았다. 유럽 여행이 올스톱됐던 큰 사건이었다. 판매된 상품도 모두 취소됐다. 이 대표는 “살아남기 위해 도전한 것이 일본 시장이었다”면서 “오사카를 시작으로 상품과 가이드를 준비하기 시작했는데 그때 일본 여행 붐이 불면서 또 한 번 성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독일 이어 일본에서도 대성공

이 대표는 또 다른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6월 테스트 삼아 항공권을 판매했다. 1년 동안 준비해 직접 항공권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BSP 발권 면허를 취득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1만8100여 개의 해외 현지 상품이 마련된 플랫폼에서 항공권까지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떤 파급력을 가질지 예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마이리얼트립에서 미국 비행기 티켓을 구매한다면 마이리얼트립은 구매자에게 미국의 숙소, 현지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 상품까지 바로 추천해주게 된다. 이 대표는 “최저가 항공권 판매를 통해 교차 판매라고 하는 ‘크로스 셀’이 큰 실험”이라며 “4월부터 항공권 티켓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고 강조했다. “항공권 비교 서비스인 스카이스캐너에 들어가게 되는데, 우리가 바로 맨 위에 올라갈 수 있도록 전문가까지 스카우트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170억원의 투자 유치가 가능했던 것은 이런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창업 후 지금까지 29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동기와 함께 2명으로 시작했던 마이리얼트립 임직원은 어느새 70여 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개발자만 20여 명에 이른다. 올해 예상 거래액은 3500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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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0호 (2019.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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