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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대한민국 100대 기업의 CEO | (미디어 부문 2위) 이노션 월드와이즈 안건희 대표] 새 광고주 발굴하고 과감한 M&A도 시도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하이네켄·SK하이닉스 등 비계열 회사 끌어와 현대차 신차 출시로 광고물량 증가

이노션 월드와이즈(이하 이노션)는 현대차그룹의 광고 계열사다. 이 때문에 현대차 실적이 부진하면 이노션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대차는 판매 부진으로 몇년째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그러나 이노션은 예상과 다르게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이노션의 영업이익은 1182억원, 순이익은 93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2%, 24.1% 증가했다. 매출액도 1조2392억원으로 전년보다 8.8% 늘어났다. 실적 성장에 기인해 주가도 1년 동안 10% 올랐다.

실적 개선은 계열사 광고 물량 외에 인수합병(M&A)과 새로운 광고주를 적극 발굴한 덕분이다. 이노션은 지난해 초 미국 크리에이티브 전문 대행사 데이비드앤드골리앗(D&G)을 인수했다. D&G는 영화제작사인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왕좌의 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유료케이블 채널 HBO, 미국 패스트푸드업체 잭인더박스, 전미 2위 복권 운영업체 캘리포니아 로터리 등과 같은 현지 유명 브랜드의 광고 제작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도 M&A를 통해 해외 비계열 광고주를 잇따라 영입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에는 자체 미국 법인과 캔버스 월드와이드, D&G로 구성된 ‘미국 네트워크’를 구축해 글로벌 맥주 브랜드인 ‘하이네켄’, 미국 보험사 ‘오토 오너스 인슈어런스’와 같은 대형 광고주를 영입했다. 국내에서도 SK하이닉스·야놀자 등 비계열사 물량을 확보했다. 덕분에 2017년 15% 수준이던 비계열 광고는 지난해 20%까지 올랐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안건희 대표는 올해 그룹 인사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2009년 3월부터 이노션을 이끌고 있는 그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중 최장수 최고경영자(CEO)다. 지난해 이노션 실적이 비계열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계열사 물량도 더해져 실적이 지난해 보다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현대차·기아차 신차 출시가 다수 예정돼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신형 쏘나타 정식 판매를 시작했다. 3분기에는 ‘신형 제네시스 G80’, 4분기에는 ‘제네시스 GV80’을 출시한다. 미국에서는 2분기 ‘펠리세이드’, 3분기 ‘신형 쏘나타’를 출시한다. 일감 몰아주기 관련 리스크도 해소했다. 5월 10일 이노션의 대주주인 정성이 고문이 보유 지분 27.99% 중 10.3%를 롯데컬쳐웍스에 현물 출자하고, 신주 13.6%를 배정받는 주식교환 계약을 체결했다. 주식 교환 후 이노션 총수일가의 지분율은 기존 29.99%에서 19.69%로 하락해 일감몰아주기 규제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공정거래법은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회사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데, 이 기준을 20%로 낮추는 방향으로 개정을 추진 중이다.

국내 광고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것도 호재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광고시장은 12조4000억원으로 5.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은 이노션의 앞으로 4년간 연평균 매출 총이익 성장률은 7.8%, 영업이익 성장률은 7.2%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노션은 M&A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약 7000억원의 현금을 바탕으로 전사적인 M&A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내다봤다.

1485호 (2019.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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