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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미세해져야 할 미세먼지 대책] 기상 구조·중국 변수 고려해 탄력적 대응해야 

 

3일 중 하루 미세먼지 농도 ‘나쁨’… 경제적 약자 피해 대책도 필요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3월 시민들이 마스크를 쓴 채 출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세먼지의 계절이 돌아왔다.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인 가을에 맑은 하늘을 보며 자연을 만끽하기보다는 다가오는 겨울철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할까 하는 걱정이 더 앞서게 됐다. 2001년부터 시작한 미세먼지(PM10) 농도 관측 통계에 따르면 우리는 해마다 11월이면 미세먼지에 갇히기 시작해 이듬해 4월까지 미세먼지 속에 살아가고 있다. 특히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는 초미세먼지(PM2.5)를 동반한 고농도 미세먼지까지 발생하고 있다.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 공약

미세먼지는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하는 불청객이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서울 지역 미세먼지 농도 ‘나쁨’(㎥당 36㎍ 이상) 일수는 42일에 달했다. 3일 중 하루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외부 활동을 자제하라는 권고를 받은 것이다. 또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감소세이지만 ‘매우 나쁨’ 수준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 일수는 계속 늘고 있다. 2015년 수도권의 ‘매우 나쁨’(76㎍/㎥이상) 일수는 하루도 없었지만 지난해에는 5일로 늘어났다.

정부는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 30% 감축을 공약했다. 대통령 직속 특별기구 신설을 필두로 하는 미세먼지 저감 종합 대책 마련을 위해 지난 봄 ‘국가 기후환경 회의’도 발족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국가 기후환경 회의는 지난 5개월간 130여 명의 전문가, 500여 명의 국민정책참여단 토론을 거쳐 지난 9월 30일 ‘제1차 국민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12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노후 경유차 운행을 제한하고, 최대 27곳의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며 도심 및 농촌 주변 배출 미세먼지의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국가 기후환경 회의는 대책이 시행되면 12월부터 3월까지 서울의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나쁨’ 이상인 날이 12일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또 전국의 하루 최고 초미세먼지 농도는 전년 동기 137㎍/㎥에서 100㎍/㎥ 미만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정책 제안으로 발표된 이번 대책은 이전에 산발적으로 제시된 정책에 비해 구체적이고, 서 단기 과제에 집중해 국민 체감도를 크게 고려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다. 그럼에도 국가 기후환경 회의의 미세먼지 정책은 전기요금 인상을 포함해서 1년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기간의 직·간접적인 국민 생활의 영향, 그리고 사회·경제적으로 실제적인 비용이 요구되는 만큼 매우 상세하고도 탄력적으로 제시되었는가를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특히 향후 좀 더 효과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발표한 강력한 대책들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호응과 공감대가 형성돼야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우리나라의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원인, 미세먼지 생성 기여도에 대한 국민들이 수긍하는 객관적이고도 정교한 과학적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중국을 포함해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에 기여하는 국내 배출량 이외의 외적 요인들이 고려된 세밀한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국가 기후환경 회의는 중국이 우리나라 미세먼지 농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무의미한 책임 공방”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아쉽게도 이러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고농도 미세먼지를 야기하는 여러 외부적인 요소들에 대한 과학적 사실을 가볍게 여기고 있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우리나라 고농도 미세먼지는 동아시아 지역의 기상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따라서 사회·경제적으로 큰 비용이 요구되는 미세먼지 대책은 중국의 영향 및 우리나라 주변의 기상 특성과 같은 외부적인 영향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제시해야 할 것이다. 산업·발전·수송·생활 분야의 부문별 저감 정책을 외부적인 요소에 기인한 기여도의 차이에 따라 유연하게 운영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올 겨울 동아시아 기상 특성이 부문별 배출 저감 노력과 무관하게 우리나라 미세먼지의 평균 농도 및 고농도 사례를 야기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 강력한 저감 정책은 오히려 국민적 저항과 경제적 손실만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미세먼지 고농도에 기여하는 국내외적인 요소를 고루 고려한 최적의 저감 정책안을 해마다 새롭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 생성 관련 과학적 원인 규명 필요


둘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상당 부분의 정책이 사회·경제적 약자에게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보완할 다른 정책도 함께 제시해야 한다. 국가 기후환경 회의는 강력한 저감 대책에 적극적으로 찬성을 표명하는 사람들이 어느 집단에 속해 있는지를 파악해야 할 것이다. 실제 저감정책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들은 강력한 저감 대책을 요구하는 사람들과 다를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면 수송 분야의 대표적인 정책인 노후차량·건설기계 사용을 제한했을 때 경제적인 타격을 직접적으로 받는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정책이 성공하려면 단기적인 희생을 요구하기에 앞서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과감한 대책 또한 함께 제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사회 약자층에 대한 추가적인 보조 등 확실한 인센티브를 함께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국가 기후환경 회의의 미세먼지 정책은 전 국민의 실생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이의 실행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결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국민적 저항이 야기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낮아지지 않았을 때 현재보다 더 강력한 대책을 제시한다는 논리는 매우 약해 보인다.

현재 단기 대책 이후 중·장기적인 대책을 준비하고 있을 텐데, 특히 미세먼지 생성 기여도에 대한 객관적이고도 과학적인 원인 규명에 기초해야 한다. 무엇보다 최신 연구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후변화와 미세먼지 간 밀접한 관련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어떻게 미세먼지 농도의 특성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광범위한 과학적 분석 위에 중·장기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미세먼지보다 더 미세한 국가 정책을 수립할 때 국민들이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에 미세먼지를 걱정하지 않고 자연을 즐기는 시간이 더욱 늘어날 것이다.

-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공학과 교수 swyeh@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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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8호 (2019.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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